그 외 이야기들/2025년 유라시아 여행

[중앙아시아 기행] 8. 촐폰아타에서 비슈케크 마슈르트카 타고 가기 / 비슈케크에서 오쉬, 잘랄아바드, 탈라스 가는 마슈르트카 타는 정류장 위치

Orthy 2025. 9. 12. 23:15

25. 9.10.(수)
일단 어제 반드시 혼자서 여행을 하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슈헤이에게 안녕을 고하고 먼저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절대 이 친구가 싫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같이 다니면 실시간으로 내 기가 빨리는 것 같아서 그렇다. 난 혼자 음악들으면서 여행하는게 너무 좋아서...

터미널 가는 길

숙소를 나서, 바로 옆에 있는 촐폰아타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500미터 정도? 정말 바로 옆이다.

발릭치를 갈까 비슈케크를 갈까 계속 고민했는데, 발릭치로 가는 택시는 안보이는데 비슈케크 가는 마슈르트카는 너만 오면 고 상태여서 어쩌다보니 기사님 손에 이끌려 내 짐을 마슈르트카에 넣고 탑승해버렸다. 정말 내가 탑승하자마자 바로 출발했다. 그렇게 9시쯤 촐폰아타를 떠났다. 요금은 500솜. 생각보다 꽤 비싸서 옆에 앉은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그 가격이 맞다고 했다. 비슈케크 가는 편이 수요가 가장 많으니 쌀 줄 알았는데, 거리가 유별나게 긴 편도 아닌데 왜 비싼지 잘 모르겠다. 별개로 관광객 상대로 장난을 많이 치는 택시와는 다르게 키르기즈스탄의 마슈르트카는 한번도 요금가지고 장난을 친 적이 없다. 키르기즈스탄 오면 마슈르트카 애용하세요.

내가 탄 마슈르트카(촐폰아타 to 비슈케크)

한 시간쯤 달렸는데 갑자기 마슈르트카가 정차했고, 휴게소같은 곳에 들렀다.

건어물과 꿀을 팔고 있었다.

여기서는 5분정도? 멈췄다가 다시 출발했다. 이식쿨을 떠나 발릭치를 지났을 즈음, 처음 비슈케크를 떠나 보콘바예보로 향했을 때 정차했던 휴게소 근처에 다시 한 번 차를 세웠다.

그때와는 다른 휴게소인데 풍경이 비슷했다.
멋지다
휴게소 건물
내부

이번에도 금방 떠날 것 같았는데, 아침에 아무것도 안먹었더니 배가 고파서(11시경이었다) 매대로 갔더니 장각구이를 150솜(2500원 정도)에 팔고 있길래 그걸 하나 달라고 했다. 빨리 먹고 차에 다시 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일하는 소년이 갑자기 쁠롭(볶음밥)을 담길래 그거 말고 장각구이만 달라고 손으로 가리켰는데 알았다고 하면서도 볶음밥을 담길래, 이게 원래 포함인건가? 하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계산할 때 보니 400솜을 달라는거다... 그래서 나는 닭고기만 시켰다, 볶음밥 안시켰다 계속 이야기하니까 일단 150솜을 받길래, 맨손으로 얼른 닭다리만 챙겨서 나왔다.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애랑 계산대에 있던 점원이랑 뭐라뭐라 이야기하던데, 나보고 다시 와서 볶음밥 비용도 내라고 할까봐 얼른 밖에 나가서 해치웠다. 엄청 맛있었는데 버스가 떠날까 걱정돼서 너무 빨리 먹었다. 덕분에 입천장도 다 데어버렸는데, 맛있고 너무 값싸서 기분은 좋았다. 다행히 물티슈를 챙겨다녀서 맨손으로 먹고 손을 닦을 수 있었다...

닭다리를 다 먹어도 버스가 출발하지 않길래 다시 한 번 사진을 찍었다. 정말 예쁘다...

그렇게 계속 달려, 12시 45분 비슈케크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미 한 번 와봤던 나로서는 택시기사들의 흥정은 가볍게 물리치고 시내버스를 찾아갔으나... 그 전에 먼저 비슈케크 근교의 탈라즈나 토크막으로 가는 마슈르트카가 있는지 찾아보고 싶었다. 마슈르트카를 호객하는 기사님들한테 가서 물어보니, 탈라즈 쪽으로 가는건 이쪽에서 아예 출발하지 않고 토크막 가는건 발릭치, 촐폰아타나 카라콜 가는 마슈르트카에 타서 중간에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아저씨들이 비용을 다 내야한다고 하는거다. 내가 알기론 중간에 내린다고 말하면 요금의 일부만 내면 되는데, 소통이 잘 안됐던 걸까? 이때 너무 덥고 숙소까지 가는 것도 오래 걸리다보니 더 물어보지 않고 급하게 나왔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면 거기까지 가는게 일인데 좀 더 정확히 물어보고 올 걸 후회된다.

비슈케크 터미널 도착

비슈케크에 사나흘 있을거라 근교 도시인 토크막이나 탈라즈에 방문해보고 싶었는데, 정보를 조금 더 찾아보고 호스텔 데스크에도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비슈케크 시내로 가는 13번 버스가 대기하고 있길래, 바로 버스를 잡아 탔다. 숙소까지는 한 시간 정도 이동했다. 비슈케크 터미널은 너무 외곽에 있어서 이동이 참 불편하다. 왜 굳이 이렇게까지 외곽에다 지어놓은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도착한 코이샤 호스텔
입구
안뜰 풍경
안뜰 풍경2

비슈케크에 처음 왔을 때는 지리를 잘 모르는데다 정보가 최신화가 되어있지 않아, 지금은 폐쇄된 비슈케크 서부 터미널 옆에 있는 호스텔에서 묵었다. 이번에는 어차피 터미널은 멀리 떨어져있으니 시내 중심가쪽에 호스텔을 잡았다. 여러 여행 유튜브 채널에서 방문한 곳이기도 해서 코이샤 호스텔을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전에 방문한 비슈케크의 애플 호스텔은 1박에 820솜 정도였는데, 여긴 1박에 860솜으로 겨우 40솜 비싸지만 침대나 공용 공간 상태가 너무 좋고,  개인 락커도 있다. 무엇보다 안뜰이 너무 예쁘다. 수건도 매일 제공해주는 것 같고 정수기도 있어 물을 살 필요가 없다. 애플 호스텔은 조식을 주기는 하는데 난 아침을 잘 안먹어서, 여기가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심지어 시내에서 가깝기도 하다..! 3박에 42000원 정도를 결제했다.

짐을 풀고 가방을 간단하게 챙겨 숙소에서 걸어서 3분?밖에 안걸리는 비슈케크의 유명 시장 오쉬 바자르에 왔다.

오쉬 바자르 입구. 유튜브에서 정말 많이 본 시장이다.

전에 알마티에서 그린 바자르에 갔을 때 가격이 써져있지 않아 상인들한테 눈탱이를 맞았는데, 여긴 정말 좋은게 가격이 다 써져있어서 바가지 맞을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우선 목이 말라 끄바스를 한 잔 사먹었다. 여전히 맛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장 구경을 시작했다.

입구
옷가게
1600솜이면 여기서는 꽤 고급 청바지인 것 같다
히잡도 팔고
시계도 엄청 판다. 다 짝퉁이겠지?
먹고 싶었는데 아직 너무 초입이라 뭔가를 사먹기는 일러서 포기했다
시장 풍경
군것질거리를 이렇게 쌓아놓고 판다. 애들이 군것질 너무 많이 하면 안좋은데..
여행 기념품으로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아직 여정이 너무 많이 남았다
반찬도 팔고? 채소 위주다. 중국풍 요리 느낌이었는데 같은 메뉴를 파는 매대가 쭉 이어져있었다.
씨앗도 팔고
김치도 있다. 아마 고려인이겠지?

돌아다니다가 딸기가 있길래 조금만 달라고 했다.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먹을거라 100그람만 달라고 했다.

1키로에 250솜이면 4000원 정도? 100그램이니까 400원어치 달라고 한거다..ㅋㅋ

딸기가 무척 달다. 아직 여름인데 이정도 맛이? 우리나라에서 먹은 딸기만큼 달았다.

바로 옆에 자두같이 생긴 것도 팔고 있길래 이것도 샀다. 1키로에 50솜이면 800원으로 무지하게 싸다. 처음엔 20솜 어치를 달라고 했는데 너무 많이 담아주길래 급히 10솜어치만 달라고 했다.

왼쪽에 있는거

이것도 엄청 맛있었다. 상큼하고 달콤한데, 한국에서 먹은 새빨간 자두가 더 맛있긴 한데 이건 한 개에 거의 16원?꼴이라 값이 비교가 안된다.

그렇게 과일을 하나씩 입에 넣으면서 시장 구경을 계속 했다.

이건 돌 같은데 왜 시장에서 파는건지 모르겠다. 물감 만드는데 쓰나?
전부터 궁금했던 거라서 하나 사봤다.
치즈를 말려서 동그랗게 굳힌 것이었다. 치즈맛이 많이 나는데 너어어무 짜서 갖고있던 꿀에 찍어 먹었는데 그러니까 맛있었다. 그렇지만 다시는 안 사려고..
무지하게 큰 빵도 판다. 거의 지름 30cm 되는 것 같은 빵이었다.
작은 빵들도 파는데 엄청 싸다. 100솜이 1600원이니까... 온 중앙아시아가 ETF베이커리다
생선도 팔긴 하던데 이거 먹어도 되는거 맞나요?
고기가 상하지 않을까 너무 걱정된다
신기하게 생긴 것도 판다. 가까이서 보니 양?소? 지방을 말린 것 같은데 유튜브 요리 채널에서 자주 본 관찰레와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안먹어봐서 모름).

그렇게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았다. 과일을 많이 먹어서 단백질을 섭취하려고 샤슬릭 식당을 찾아갔다.

양고기 샤슬릭, 280솜-4500원 정도

여기도 잘한다. 무척 맛있게 먹었다. 양 지방 이게 진짜 미친놈이다. 살코기 사이에 지방만 꽂아서 구워주는게 2개 정도 있는데, 잘라서 살코기와 같이 먹으면 개맛도리다.

그렇게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들어왔던 곳과는 다른 곳으로 나왔는데 뭔가 또 신기한게 있어서 들어가봤다.

이것도 시장인가? 싶었다.

들어가보니 무려 에스컬레이터도 있는 4층짜리 건물이 온통 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었다. 돌아다녀보니까 정말 없는게 없다. 우리나라 시장은 암것도 아니었던거임...

가전제품 파는건 처음 봤다.
2층 전체가 옷, 신발같은 걸 파는 것 같았다.
무려 엘리베이터도 있다
장난감도 팔고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는데 한국 음료수가 있었다

여기도 한참 돌아다녔지만, 살만한건 없어 그냥 나왔다. 나오니까 옆에 또 다른 건물이 있었는데, 간판 글씨가 똑같은 걸로 봐서는 여기도 시장인 것 같았다.

그렇지만 파는 물건은 높은 확률로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가지 않았다.

그렇게 오쉬 바자르 투어를 마쳤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동안 시골에만 있다가 수도 비슈케크를 오니까 훨씬 재밌고 할 것도 많았다. 오쉬 바자르 안들르고 키르기즈스탄 여행 끝냈으면 서운했을뻔~

다 보고 시내 중심가까지 걸어갔다. 목표는 판필로프 공원 안의 놀이공원. 얼마 전에 빠니보틀이 키르기즈스탄 여행한 영상을 다시 봤는데 여기가 나와서 나도 방문해보고 싶었다.

키르기즈스탄 중앙?은행인 것 같다.
그 앞에서 경찰이 외국인을 심문하고 있었다. 여권을 얼핏 봤는데 자주색에 독수리가 있는걸로 보아 아마 러시아 여권인 것 같다.
입구를 공사중이었다
걸어가다보니 삐까뻔쩍한 몰이 있다. 역시 비슈케크는 달라

그냥 계속 걷고 있는데, 앞에서 익숙한 형체가 있는거다. 또 우연히 슈헤이를 만났다. 인연도 질기다... 엄청 반가웠는데 또 머리가 복잡해졌다. 나는 발릭치로 간다고 둘러댔는데 비슈케크에서 만났으니 뭐라고 변명하지? 하면서 (그래도) 반갑게 인사했다. 발릭치로 가는 택시가 너무 비싸서 그냥 비슈케크로 왔다, 비슈케크에서 발릭치를 왕복하는 기차가 있어서 나중에 그걸 타고 가보려고 한다고 변명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이긴 했다. 난 혼자 여행하는게 좋은데 또다시 동행을 만나버렸지만 슈헤이는 무척 좋은 친구다. 좋은데, 그냥 내가 사회성이 부족한거지...

슈헤이는 굳이 원래 가려던 목적지가 아니라 나와 함께 판필로프 공원에 가겠다고 했다. 참 착한 친구야. 그렇게 우리는 다시 함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판필로프 공원 가는 길에 있는 필하모닉 홀. 여기도 무척 예쁘다
전경

바로 건너편에는 비슈케크 시청도 있었다.

시청 건물
비슈케크의 이런 녹지가 참 좋다. 녹지가 정말 잘 조성되어 있다.

그렇게 오쉬 바자르에서 30~40분 정도 걸으면 판필로프 공원에 도착한다.

공원 앞에 있는 키르기즈스탄 대통령궁
드디어 입성. 곽튜브가 탄 놀이기구다.
애기들이 정말 많았다.
자이로드롭도 있고
VR체험기구도 있고
어릴 때 자주 갔던 광주 우치공원에서는 날으는 비행기라고 불렀는데

슈헤이는 좀 재미없어하는 눈치여서 격하게 혼자 있고 싶었다. 나는 빠니보틀의 발자취를 따라서 온거라고..! 이걸 설명하기도 힘들고...

그런데 가다가 꽤 재밌어보이는 놀이기구를 발견했다.

spinning and swinging
셀카도 찍어주고

요금은 120솜, 2000원 정도? 한 번 타봤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그리고 문제가 너무 오래 태워준다. 이제 슬슬 내려갈 때가 됐는데? 생각해도 절대 내려주지 않는다. 나는 지갑과 휴대폰을 들고 타서 꽉 잡고 있느라 너무 힘들었다...

슈헤이는 멀미가 있어서 이걸 타고 조금 머리 아파했다. 벤치에 앉아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자길래 나는 시장에서 많이 먹어서 저녁 생각이 없다고 했다. 슈헤이가 그래도 한 번 가보자고 했지만... 이때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아니다, 너 혼자 먹어라 나는 정말 배가 안고프다 하고 작별했다. 슈헤이는 다음날 알마티로 떠난다고 해서 이번엔 정말 안녕이었다. 슈헤이, 미안해. 내가 문제야. 너는 문제가 없어...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되어 공원을 쭉 둘러봤다.

빠니보틀이 탄 청룡열차
빠니보틀이 탄 바이킹
빠니보틀이 탄 관람차

거의 성지순례하듯 빠니보틀의 흔적을 찾았다. 대관람차는 나도 타보고 싶어서 혼자 올랐다. 가격은 140솜.

정말 오랜만이다
놀이공원이 멀어진다
비슈케크의 북쪽 모습. 뭐가 많이 없다.
알라투 광장과 마나스 동상 그리고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의 모습

끝에 올라가니 비슈케크 시내를 관찰하기 좋았다. 좀 무섭긴 했는데... 5분정도 탄 것 같다.

내려와서 놀이공원을 나와 알라투 광장 쪽으로 걸어갔다.

무슨 기념비가 있다. 낙서하지 말라고 써져있는데 낙서가 있었다.
9월 9일에 방문한 한국인? 제발 그러지 맙시다..ㅠㅠ
러시아-키르기즈공화국 우정탑? 같은 거였다.
또 다시 온 알라투광장

알라투 광장은 서울의 광화문 광장같은 느낌이 든다. 민족 정기가 느껴진달까? 물론 광화문 광장이 훨씬 예쁘다. 난 광화문 광장이 정말 너무 좋다.

알라투 광장에 앉아 비슈케크에서 오쉬로 가는 마슈르트카나 버스가 있는지 찾아봤다. 2달 그리고 1달 전 마슈르트카를 1000솜에 탔다는 후기가 레딧에 있었다. 위치를 저장해두고 다음날 가서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제발 있어라

좀 있다가 알라투 광장을 나서 숙소로 돌아갔다. 슈헤이와 숙소 위치가 비슷해 마주치지 않으려고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며 걸어갔다. 다행히 마주치지는 않았다.

경찰이 교통통제를 하니 도로가 깔끔하다. 통제도 되게 멋있게 하신다.
다시 시청쪽에 도착. 알고보니 저 두 탑이 대학교 건물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 키르기즈스탄 국립대학교. 이 날은 좀 피곤해서 다음에 가보기로 했다.
걸어가는 길이 예뻤다.
숙소 근처에 학생들이 엄청 많이 있길래 뭘까 했는데, 이쪽이 국가과학산업단지? 비슷한 것이 있는 것 같았다. 가운데에 원자 조형물도 있었고, 과학뿐 아니라 교육기관이 몰려있는 듯했다.
국가과학연구소라고 했다.

그렇게 30분 정도 걸었다.

비슈케크에는 진짜 KFC가 있다.

이번 숙소는 글로버스가 걸어서 5분도 안걸린다. 글로버스에서 간단히 저녁거리를 사서 숙소에서 먹고, 씻고 공부를 좀 하다가 잠들었다. 비슈케크 오니까 정말 좋았다. 자연도 시골도 좋지만 도시가 최고야...

25. 9.11.(목)
오쉬 행 마슈르트카를 타려면 늦어도 8시까지는 임시 서부 버스터미널에 가보라고 하길래 아침 일찍 일어나서 터미널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숙소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터미널까지 직행하는 13번 시내버스를 탈 수 있는데, 운 좋게 정류장에 도착하고 3분?도 안되어서 바로 버스가 왔다. 버스타고 30분정도 이동하니 터미널에 도착했다.

비슈케크시 서쪽 끝에 있는데, 혹시 몰라 지도를 첨부해본다.

좌표는 42.8733130, 74.4065620, 구글 지도상 코드는 VCF4+8J이다. 좌표 혹은 코드를 구글 지도에 검색하면 나오고, 맵스미나 2GIS에서는 조금 더 친절하게 Западный автовокзал(서부 버스터미널)으로 검색도 가능하다.

버스에서 내리니 마슈르트카와 쉐어택시로 가득한 키르기즈스탄 특유의 터미널 풍경이 보였다. 기사님들이 막 호객을 하는데, 목적지를 말하면 위치를 막 알려준다. 오쉬, 잘랄아바드행 차가 있는 곳은 터미널 제일 안쪽이었다.

드디어 찾은 잘랄아브드행 택시 정류장
오쉬도 있다
배고파서 삼사 하나를 먹었다. 삼각형으로 생긴게 60솜이었다. 정말 밋있었다. 내가 삼사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날 이후 먹은 삼사들이 다 엄청 맛있었다. 큼직하고 고기도 잔뜩 들어가있는데다 빵은 엄청 바삭바삭해서 너무 맛있다. 삼사 최고야 너무 맛있어. 특히 나는 고수향이 좋아서 더 맛있게 먹었다. 고수 못먹으면 좀 거부감 들지도...

오쉬, 잘랄아바드행은 마슈르트카는 안보이고 쉐어택시만 보였다. 값을 물어보니 오쉬는 2500솜, 잘랄아바드는 2000솜이었는데, 잘랄아바드와 오쉬를 잇는 마슈르트카가 500솜이라고 들어 값은 생각보다 정직하게 부르는 것 같았다. 다만 마슈르트카는 1000솜(16000원 정도)이라고 들었는데, 토요일 아침에 마슈르트카를 타고 싶지만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여기 택시 아저씨들한테 물어보면 맨날 없다고만 해서 믿을 수는 없고, 토요일날 가서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오쉬까지는 12~13시간, 잘랄아바드까지는 3시간 정도 덜 걸리는 긴 여정인데다 가는 길 풍경이 기가 막히다고 들어 웃돈을 치르고 택시 조수석에 앉아서 갈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그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반면 탈라스로 가는 마슈르트카는 정말 많이 보였는데, 갑자기 즉흥적으로 탈라스나 가볼까? 해서 알아보니 거기엔 아무것도 없고, 키르기즈스탄의 건국 신화 주인공이자 키르기즈스탄의 영웅 마나스의 유적?같은 것만 있다고 했다. 당나라의 장군이자 고구려 유민 고선지 장군이 이끈 전투 탈라스 전투가 이곳 근처에서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카자흐스탄에도 탈라즈라는 지역이 있어 둘 중 어느 지역인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냥 호기심에 가보기엔 편도 8시간의 긴 여정이라고 해서 그냥 마음을 접었다. 혹시 가보고 싶은 사람은 이곳에서 마슈르트카를 타면 될 것 같다. 마슈르트카가 정말 많다.

숙소 직원은 비슈케크 버스터미널(시 동북쪽에 있는, 알마티, 카라콜, 촐폰아타, 보콘바예보, 발릭치 등으로 가는 마슈르트카가 모여있는 터미널)에도 오쉬로 가는 큰 버스가 있다고 해서 그쪽도 다시 가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없을 것 같긴 했는데 숙소 직원이 확신을 한데다가 일정이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라 가보기로 했다. 임시 서부 터미널까지 타고 온 13번 버스의 다른쪽 종점이 비슈케크 버스터미널이어서, 13번 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1시간 반 정도를 버스 타고 갔다. 버스에서 곽튜브, 잰잰바리의 키르기즈스탄 여행기를 봤는데, 곽튜브의 기사식당에서 방문한 마디나 시장의 식당이 너무 맛있어보여 이따 점심 시간에 가 볼 생각이었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기사 아저씨들 그리고 매표소 창구에 물어보니 다 여기는 그런거 없고 서부터미널로 가야한다고 했다. 그럼 그렇지...

그래서 다시 시내로 돌아가야 하는데, 13번 버스를 타면 다음 목적지인 마디나 시장까지 안 가서 그쪽까지 가는 34번 버스를 타야했다. 문제는 34번 버스 정류장은 터미널에서 조금 떨어져있어서 걸어가야 한다는 거였는데, 난 당연히 걸어갔다.

그런데 터미널 주변은 온통 공사판인데다 흙먼지는 자욱하고, 차들은 쌩쌩 달리고 인도도 없어서 진짜 위험했었다. 이걸 왜 걸어갈 생각을 했을까 계속 후회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돌아가서 택시를 탈 수도 없고... 그냥 걸어갔다. 내가 조금만 일찍 태어나서 이런걸 찍어서 유튜브에 올렸으면 빠니보틀만큼 유명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겨우 걸어가서 34번 버스를 탔고,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 마디나 시장에 도착했다. 시간은 딱 12시 조금 전이라 점심시간이었고, 아침에 많이 돌아다녔는데 삼사 하나만 먹어서 너무 배고팠다.

마디나시장 입구
옷감, 섬유를 파는 시장이라고 했다. 옷감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가게들이 정말 많았다.

구글 리뷰를 보니 여기 식당가가 정말 맛있다는 평일에는 많아서 기대를 했다.

마디나 시장 바로 옆에 카페 마디나라는 식당가가 있다.

완전 현지인 바이브였다. 관광객이 일단 내 눈에는 하나도 안보였다.

곽튜브의 기사식당에 나온 식당. 여기서 먹으려고 했는데, 여긴 사람이 별로 없어서 사람이 제일 많은 가게에 가서 먹었다.
내가 간 식당. 분위기가 제대로다.

이쪽은 라그만이 맛있다고 해서 원래 라그만을 먹으려했는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다 쁠롭(중앙아시아식 볶음밥)을 먹고있길래 나도 쁠롭을 시켰다.

510솜, 8000원 정도?

아, 정말 맛있다. 삼사도 기가 막힌다. 요물이다 이거, 진짜 바삭한데다가 고기도 아끼지않고 넣어줘서 너무 맛있게 먹었다. 쁠롭도 엄청 맛있다. 저 고기가 양갈비 부위 같은데, 결대로 부드럽게 뜯기는데다가 육향이 확 올라와서 맛있었다. 소금간이 조금만 더 되어있으면 훨씬 맛있을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고기양도 많고 부드러워서 참 좋았다. 밥도 맛있었는데, 특히 야채가 맛있었다. 단호박?비슷한게 들어가 있었는데 이게 또 별미다. 좀 기름지지만 그때 차를 마시면 느끼함이 싹 가신다. 중앙아시아 음식 너무 맛있다 진짜로... 게다가 물가도 너무 착해서, 살찌기 딱 좋은 것 같다. 한국에 가서도 동대문 중앙아시아 거리를 꼭 가야할 것 같다.

내가 간 식당

밥을 다 먹고 마디나 시장을 좀 둘러봤는데, 딱히 볼 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시내로 걸어가기로 했다. 시내에 가서 기념품을 좀 보고 마음에 드는게 있으면 사려고 했다. 블로그를 읽어보니 쇼핑몰 한 층이 온통 기념품 가게에 골동품 가게도 모여있다고 해서 그쪽을 향해 쭉 걸어갔다. 츔 쇼핑몰(Цум)과 그 건너편의 쇼핑몰이다.

안전운전 실천차량이라니, 대단합니다!
한식당도 있었는데 방금 밥을 먹은지라...

걸어가는 길에 엄청 어린 소녀가 물병을 못따고 낑낑대고 있길래 따줬다. 스파씨바를 엄청 연발하면서 가서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키르기즈스탄 학교의 풍경은 볼 때마다 너무 좋다
츔 쇼핑몰로 가는 길이었는데 공사중이어서 길을 크게 통제하고 있었다. 지하상가를 만드나?

츔 쇼핑몰 3층에 기념품 가게가 몰려있다. 키링, 마그넷, 카펫이나 전통 모자 같은게 있었는데 특이하게 체스판과 말이 엄청 많았다. 말이 되게 이쁘게 생겼다. 러시아의 영향인지 여기 사람들도 체스를 좋아하는 것 같다. 마슈르트카에서 체스닷컴 하는 사람들을 꽤 보기도 했다.

이거 이뻤다. 그런데 말이 너무 가벼웠다. 무게감 있는 거였으면 정말 사고 싶었을 것 같지만, 여러 종류의 체스판과 말 중 무게감있는건 하나도 없었다.
소련 모자
얘도 속이 텅텅 비었다
골동품 가게
소련 시절 훈장이 많았다. 값을 물어보니 5만원 선? 좀 예쁜건 10만원까지 나간다. 그돈씨...
사고싶지만 쓸데없는 물건들
쏘-비에트 훈장들이 멋있다

그렇게 둘러보다, 키링을 살까 했지만 앞으로 여행 일정이 긴데다가 기념품 모으는 취미도 없어 그냥 아무것도 안 사고 나왔다.

전부터 비슈케크 철도역에 가보고 싶었는데, 이날 정해진 일정이 없어 철도역까지 걸어갔다. 알라투 광장에서 시의 북쪽으로 3키로정도? 걸어가면 된다.

귀여운 강아지
키르기즈 친구들은 배구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공원에 모여서 배구하는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잔디를 밀고 있었다. 갑자기 군 시절 PTSD가...으윽

그렇게 비슈케크 철도역에 도착했다.

전경
이런 색의 차는 처음 본다
철문 사이로 폰을 넣어 찍은 철도. 검색해보니 소련시절부터 사용한 광궤를 아직도 쓰고 있다고 했다.
기차 한 대가 있었다.

키르기즈스탄은 국토가 산악지대인데다 터널을 뚫을만한 자본이 없어 철도 노선이 무척 적다고 들었다. 역 근처에도 사람이 거의 없었고, 역 안에도 역무원밖에 없었다.

역 안
보안검색대까지?

안에 들어가기엔 너무 분위기가 무서워서 사진만 찍고 나왔다.

오, 신기하게 생긴 차에 색깔도 특이해

철도역 근처에 소련시절 지은 것 같은 건물들이 많았다.

철도역 전경
마나스 동상은 여기에도 있다.
예쁜데?

그렇게 철도역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알라투 광장까지 걸어갔다.

잔디에 앉아 사진찍는 커플
비슈케크의 탑골공원? 그래도 여기 어르신들은 술은 안잡수시고 체스만 둔다.
체스는 1:1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십니까?

여기도 훈수꾼들이 엄청나다. 각 체스판마다 훈수꾼들이 붙어있다. 체스는 거의 안해봐서 그냥 구경만 했다. 내가 ㅈ장기는 잘하는데, 장기는 안하시나?

걷다가 디저트 카페가 보여서 가봤다.

이거 완전 한국카페 느낌인데
인테리어가 익숙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치즈케이크를 시켜봤다. 280솜이니 4500원 정도? 여기 키르기즈스탄 맞나, 가격이 이상하다. 한국이랑 다를게 없는데?

맛있다. 위에 덮힌 시트는 딸기요거트 맛? 베리가 중간중간 씹히는데 솔직히 치즈케이크랑 어울리는 맛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따로따로 먹었다. 치즈케이크는 치즈 함량이 높은 것보다는 일본식 치즈케이크처럼 계란 맛이 더 두드러진 맛이었다. 꽤 맛있는 치즈케이크였다. 앉아서 휴대폰 충전도 하고 세계테마기행을 계속 봤다.

다 먹고 전날 가보기로 했던 키르기즈스탄 국립대학교쪽으로 걸어갔다.

이것도 무조건 소련시절 건물이다
자전거 정모?

비슈케크 얘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는데, 약속이라고 한것처럼 하나같이 노브레이크 픽시를 탄다. 너네도 윈드브레이크 봤니? 노브레이크 픽시는 좀 위험하지 않아? 이런말 하먼 꼰대라는데..ㅋㅋ

웬만한 한국 학생들보다 더 좋아보이는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대학교까지 걸어가는 길에 발견한 신기한 건물
무슨 조형물일까?

그렇게 30분정도 걸어 키르기즈스탄 국립 대학교에 도착했다.

정문?
구글리뷰를 찾아보니 참 슬펐다...ㅠㅠ
좀 더 가까이에서. 개교 100주년이구나.

안에 들어가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막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들어갔다.

로비?

뒷문을 열고 나왔는데 아무 것도 없어서 당황했다.

대학건물이 없다
그냥 공원이었다

알고보니 뉴욕대처럼 근처 곳곳에 대학 건물이 있는 형식이었다. 걸어가다보니 키르기즈스탄 국립대학교 명패가 붙어있는 건물이 보였다.

불장군? 구글 지도를 찾아보니 한국식 중화요리를 파는 식당이었다. 사장님은 한국계 화교라고 하는데, 어쩌다 비슈케크에 자리잡았는지 사연이 궁금하다

그렇게 계속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점심을 거하게 먹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글로버스에서 먹을거리를 사와서 저녁을 먹고, 공부하고 유튜브를 좀 보다 잠들었다.

25. 9.12.(금)
이날은 뭐 한 게 없다. 내일 오쉬나 잘랄아바드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연습문제를 생각하면서 가고 싶었기 때문에 그 전까지 STEIN BOOK3, 챕터1을 끝내고 싶어서 계속 공부를 했다. 덕분에 measurable function 섹션을 끝내고 1단원을 마무리했다. 차 안에서 생각할 거리들을 다시 정리하고, 숙소 마당에 앉아서 노래를 듣고 있었다. 아침은 어제 글로버스에서 산 음식들이 남아서 그걸 먹고, 점심에 좀 배고파서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오쉬바자르에 가서 뭘 사먹으려고 나왔다.

철물점 거리?
안장과 채찍을 시장에서 볼 줄이야
밀리터리 코너도 있었다
꽤 탐나는 물건들이 있었다.. ㅋㅋ
국군 용품들은 안보였다
패치 붙여주는데도 있다.
끄바스도 한잔
빠니보틀 in Osh 영상에서 마신 그것. 매실차같은 맛이 나는데 뭔지 모를 거부감이 아주아주아주 조금 있다. 탄산까지 있다. 먹을만한데 다른게 더 맛있다.

삼사 가게가 있길래 사먹었다. 110솜짜리로 지금까지 먹은 삼사 중 제일 비쌌는데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고기가 너무 질겼다.

고기가 풍부합니다.

점심을 대충 해결하고 숙소로 들어와서 다시 공부하다가 피곤해서 낮잠을 좀 잤다. 일어나서 유튜브를 좀 보다 다시 또 공부했다(ㅋㅋㅋ). 제미나이가 없었다면 질문들을 누가 다 받아줬을까. 공부하다가 생기는 의문들을 너무 잘 설명해줘서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된다.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오쉬 바자르 안에 구글리뷰평이 좋은 식당이 있어 찾아갔다.

완전 현지인 바이브 인정?

삼사, 녹차, 쇼르파라는 것을 시켰다.
이게 쇼르파

아, 여기도 맛집이다. 비슈케크는 시장 안에 맛집이 엄청 많은 것 같다? 삼사도 바삭하고 따뜻한데다 고기 맛도 너무 좋았는데, 저 쇼르파가 또 엄청 맛있다. 되게 기름진데 그걸 허브가 굉장히 잘 잡아줘서 조화롭다. 이건 고수가 아니고 민트 느낌인데, 덕분에 전혀 느끼하지 않다. 감자도 담백하고 맛이 좋았는데, 고기가 엄청 크게 들어가 있었다. 갈비탕느낌? 이건 무조건 갈비 부위같았는데, 정말 부드러워서 숟가락으로 베어도 쉽게 쓱 잘린다. 감자랑 함께 먹으니까 너무 맛있었다. 거기에 녹차까지 먹으니 너무 조화롭다.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중앙아시아 음식이 정말 잘 맞을 것 같다. 너무 맛있어...

식당 풍경

밥을 먹고 숙소에 돌아와 글을 쓴다.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해서, 이제 짐을 싸고 쉴 생각이다. 내일은 오쉬 혹은 잘랄아바드로 가는 긴 여정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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