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

요즘 일들 본문

카테고리 없음

요즘 일들

Orthy 2024. 4. 28. 22:14
반응형

https://youtu.be/d7lbzUUXj0k?si=5sST2Cyj3JGyoY1V

어느새 the bends에 빠져버렸어

자대 생활은 무척 마음에 든다. 국직부대라 생활여건이 정말 좋고 몸이 힘들 일이 없어 일과 후에나 연등시간에는 휴대폰도 보지만 열심히 책 읽고, 수학 공부도 하고, 체력단련 시간이나 주말에는 개인 체력단련에 더불어 축구나 야구를 하기도 한다. 행복한 자대 생활을 하면서 내게 주어진, 일반적이지는 않은 군생활을 경험하며 여러모로 참 운이 좋았다고 느끼고 있다.

인천대공원으로 꽃구경도 갔다

군에 있으면 자유를 박탈당한다는 것에 다른 모든 좋은 점들이 상쇄된다고만 생각했는데, 큰 틀에서 지켜야 할 것을 지키기만 한다면 하루하루의 삶에 대해 크게 고민할 것이 없이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오히려 대학을 다닐 때가 마음이 어지러워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해야하는 것들에 휘둘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못하고 살았다는걸 느끼고 있다. 규칙적 수면, 운동, 식사 그리고 휴대폰 없는 삶은 정말 나쁘지 않다-물론 내가 훈련이 없는 국직부대 부대원인데다 이제 겨우 한 달 생활했을 뿐인 햇병아리라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지난 26일 금요일 휴가를 나왔다. 부대에서 8시에 출발해 곧바로 버스를 타고 10여분 이동해 지하철을 타고 용산역으로 향했다. 그 지하철이 1호선인, 국군에서 손가락에 꼽힐만큼 위치가 좋은 부대에서 8시 50분경 용산역에 도착해 곧바로 TMO에 들러 광주 내려갈 기차표를 끊고 간단하게 빵을 사먹은 뒤 역 근처 미용실로 향했다.

머리를 정리하고 고등학교 친구 둘을 만나 칼국수를 먹은 뒤 서빙고에 있는 영외 px로 가서 술을 샀다. 서빙고역에 들르니 훈련소를 막 수료한 3월 12일 서빙고역에서 사령부로 수송되길 기다리며 길바닥에 두 시간동안 앉아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술을 사고 다시 용산으로 돌아와 카페에서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재밌었다. 다음달이면 육군 병장이 되는 양구의 21사단 장병 이야기를 듣다보니 입을 꾹 다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서울에서 친구를 만나고 2시 40분경 열차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휴가 나와서 먹고 싶은 음식은 딱 두가지였는데, 광어회와 위스키였다. 바로 회를 포장해 집에서 오래묵은 위스키에 저녁을 먹으니 극락이 따로 없었다.

토요일에는 어머니와 강진에 나들이를 갔다. 날씨가 너무 좋아 창을 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시원한 고속도로를 달리는게 참 행복했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헬스장에 운동하러 갔다. 그냥 딱히 할 게 없어서... 운동 끝나고 집 근처 하천을 조금 뛰었다.

아이들이 노는게 너무 평화로워 보였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오누이

오늘은 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서 유스퀘어에서 밥먹고 조선대까지 걸어가면서 이야기했다.

이제 내일 다시 부대 복귀를 해야지


막상 휴가 나와도 딱히 먹고 싶은거나 하고 싶은게 없지만, 그래도 좋은게 바깥세상이라 정말 잘 쉬다 가는 것 같다.

혹시 갑자기 만나자고 해도 얘가 참 심심한가보다 해주시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