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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부] 4일차. 양키 스타디움

Orthy 2023. 7. 1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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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야구를 보러 양키 스티디움에 가는 날이었다. 사실 야구보다도 NBA 경기가 더 보고싶었는데, 얼마 전 시즌이 끝나 선택지가 MLB밖에 없었다. 경기가 1시 반이라는 애매한 시간대에 시작해서 오전 일정을 전혀 잡아두지 않았다.

숙소에서 계속 쉴까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그럴 수는 없어 일단 씻었다. 갑자기 베이글이 먹고싶어져서 8시쯤 그냥 맨해튼으로 출근아닌 출근을 했다.

N라인을 타고 34st에 내리면 바로 근처에 있는 에사베이글. 유튜브에서도 무척 많이 본 뉴욕 유명 베이글 가게였다.

베이글에 연어를 넣어 샌드위치로 만든 흉악한 비주얼이 침샘을 자극했다.

굉장히 신선해보였다.

베이글을 주문하고 바로 근처 스타벅스에서 아아까지 테이크아웃 해 브라이언트파크로 갔다.

비주얼보소...

사실 맛은 그냥 베이글으로 만든 연어 샌드위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고...베이글도 그렇게 특별한지는 모르겠다. 크림치즈도 달지 않아서...개인적으로는 이 값 주고 안먹을것 같은데 내가 워낙 베이글을 안먹어봐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먹으면 또 다를지도 모르겠다.

아침을 공원에서 먹은 뒤 멍때리며 공원으로 나온 사람들을 구경했다.

단란한 뉴욕의 가족들

한참을 멍때리고 휴대폰보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허드슨강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한참 걸어 도착한 베슬. 날씨가 꽤나 흐렸다. 오후에 비가 올 조짐이었고-실제로 소나기가 왔다.

본래 베슬이 자리한 허드슨야드는 열차 차고지였다. 열차 차고지 위로 층을 쌓아 만든 새로운 마당-허드슨야드에 엣지같은 건물들과 베슬이 자리잡고 있다.

베슬 근처 벤치에 앉아 쉬고 여행기를 작성하다 경기가 시작할 시간이 되어 지하철을 타고 양키스타디움으로 갔다.

뉴욕의 5개 구는 맨해튼, 브롱크스, 퀸스, 브루클린, 스탠튼 아일랜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브롱크스는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 치안이 잘 유지되는 맨해튼과 달리 브롱크스는 위험하다는 말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사실 양키스타디움은 거의 맨해튼과 붙어있는데다가 유동인구도 많아 안전해보였다. 물론 경기가 없는 날 저녁에 가면 안 되고...

역에 내리자 곧바로 보인 양키스타디움.

얼마 전 신축공사를 했다는데, 감탄이 나왔다. 야구의 메카다운 웅장함이랄까...

경기 전까지 시간이 남은데다가, 미국 야구장 내부의 살인적인 물가에 대한 소문을 들어 구장 바로 옆에 있는 맥도날드에 가서 빅맥을 먹었다. 한국에서도 딱 한 번 먹어봤는데, 원래 이렇게 맛이 없나..? 아니...진짜 맛이 없었다. 그냥 입에다가 쑤셔넣고 경기장으로 갔다.

총기소유가 자유로운데다 워낙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큰 미국답게 입장 전 검사가 무척 엄격하다. 공항 출국수속 때랑 똑같이 하고 가방 내용물 검사도 하더라. 겨우 입장해서 양키스 스토어에 갔다.

여기까지 온 기념으로 모자를 하나 샀다.

여전히 시간이 많이 남아 들른 양키스 박물관(?)

아아 루스의 위엄...

뮤지엄을 보고 느낀 건 양키스 팬들의 지터에 대한 사랑이 엄청나다는 것.

프랜차이즈 스타인데다가 잘생긴 외모, 그로인한 수많은 스캔들, 대단한 실력으로 우승을 몇 번이나 이뤄낸 지터가 양키스 팬들이 본 '이상적인 인간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터는 따로 부스도 가지고 있고, 은퇴한지 십년이 넘었을텐데 여전히 유니폼판매도 잘 되는 것 같다. 온 가족이 지터 유니폼을 입은 가족단위 팬이 많았다.

내 자리. 무려 110불짜리였다.

이 날 경기는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 뉴욕메츠와 양키스의 라이벌리같은 감정은 두 팀 사이 따로 없는 것 같았지만, 컵스에는 작년 한화 이글스의 외인타자 마이크 터크맨이 1번타순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왠지 마음이 갔다.

양키스의 선발은 얼마 전 메이저리그 24번째 퍼펙트 게임을 기록한 도밍고 헤르만. 컵스 선발은 따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튼튼신의 타석
코디 벨린저의 타석

일요일 경기라 그런지 좌석이 거의 다 찼다. 홈런도 세 개나 나와서 소리도 많이 질렀는데

일단 미국 야구장은 기본이 따로 응원을 하지는 않는 조용한 상태이다. 그냥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하러 오는 느낌이랄까? 승부처쯤은 되어야 경기에 집중하고, 간혹 Lets go Yankees 소리가 터져나온다.

그 대신 매 이닝 사이마다 이벤트가 열리는데, 이때 많이 시끄럽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댄스배틀같은 것 뿐 아니라 경품추첨같은 것도 있었다.

그렇게 8회초가 끝나고 8회말이 시작될 때

아침부터 꾸릉꾸릉하던 하늘에서 결국 비가 왔다. 그것도 무척 많이..?

지터 아조씨

처음에 비가 조금 떨어지길래 그냥 보다가 조금 많이 와서 지붕 밑으로 피했다. 그러고 몇 분 지나니까 진짜진짜진짜 비가 많이 왔다. 그런데 소나기였는지 10분~15분 지나니 비가 그쳐 경기는 재개되었다.

나는 8회말까지만 보고 나왔다. 더 있다가는 인파를 감당할 자신도 없고...배도 고팠기 때문에, 웨스트 할렘지역을 한 번 가봤다.

일단 지하철에서 내리니까...먹구름이 덮혀서 그런지 어두컴컴하니 무서웠다. 얼른 10번가를 따라 컬럼비아대학교 쪽으로 걸어갔는데, 두 블럭 정도만 걸으니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학교 근처 분위기가 났다. 미국은 이렇게 블럭마다 분위기가 휙휙바뀐다고 하는데 그게 참 신기했다.

컬럼비아대학교 근처 대형 식료품점. 숙소에서 먹을 탄산수와 제로콜라를 샀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일단 과일이 진짜 쌌다.

여기서 빨간색 역에서 내려서 파란색 역까지 걸어간 뒤 남쪽으로 계속 걸었다.

그렇게 마주한 컬럼비아 대학교

중앙도서관. 모 대학의 꾸리꾸리한 중앙도서관과 많이 비교된다.

캠퍼스가 이러한데 어찌 이곳에 다니는 학생들이 훌륭한 학생들이 아니리오!

공부하러 중앙도서관 갈 때마다 절로 가슴이 웅장해지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캠퍼스는 무척 작았고, 얼마 안 걸었는데 캠퍼스를 다 둘러볼 수 있었다. 그 후 계속 10번가를 따라 걷다가

이런 성당도 마주하고-미국에는 생각보다 이런 고풍스러운 입문을 가진 성당이 무척 많았다.

이런 놀이터도 마주했다. 오랜만에 마주한 철봉에서 턱걸이도 하고 평행봉에서 딥스도 했다..ㅋㅋ 사실 숙소에서 항상 샤워 전에 푸시업, 가방 이두컬, 스쿼트, 런지 같은 운동을 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기구를 봐서 신나서 운동했던 것 같다.

그러다 찾은 쌀국수집. Banh이라는 곳이었는데 강추다 강추

고기가 진짜 미친듯이 많았다.

물론 비싸긴 했는데 미국 와서 비싼값을 충분히 한다는 생각이 든 음식은 처음이었다. 진짜 고기가 너무 많아서 고기 lover인 나도 아 이거 다 못먹겠는데 싶을 정도였다. 심지어 배부른 상태인것도 아니라 야구 보고 한참 걷다 들어간 식당에서 먹은 것이었는데...

관광지 지역은 아니라서 한국인은 나 혼자일줄 알았는데 바로 옆 테이블에서 한국어가 또 들려왔다. 뉴욕에 한국인 참 많아...ㅋㅋㅋ

밥을 다 먹으니 7~8시 정도가 되어서 숙소에 들어갔다. 여행와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침대에 눕고 나면 그냥 기절하게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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