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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부] 6일차. 브루클린

Orthy 2023. 8. 2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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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어김없이 N라인을 타고 맨해튼으로 출근(?)했다. 퀸스보로플라자에서 7라인으로 갈아탄 뒤 한 번 더 환승을 해서, 시청역에 내렸다.

서울시청 앞 공원처럼, 뉴욕 시청 앞에도 공원이 있었다. 한바퀴 돌아보고 시청에 가봤는데 경비가 빽빽하고 외부인 출입 금지였다.

시청 공원 바로 옆에는 외벽의 부조가 화려한 높은 빌딩이있어 예뻤다.

나중에 알아보니 Woolworth 빌딩이라고 하더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이전 뉴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고 들었다.

시청공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브루클린 브릿지 입구가 나온다.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너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일부러 지하철을 타고 브루클린으로 넘어가지 않고 걸어갔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날의 목표인 덤보로 가기 위해서는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오히려 편한 것 같다.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바라본 맨해튼 남부. Woolworth 빌딩처럼, 뉴욕에는 석재로 만든 고층건물이 정말 많다. 유럽에서는 느낄 수 없는 뉴욕만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걷다보면 전형적인 관광지답게 잡상인이 정말 많다. 뉴욕은 다 좋은데 요란한 간판의 푸드트럭과 기념품트럭 이것들 좀 어떻게 하면 안될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이날 햇빛이 진짜 엄청났다. 많이 걸을 각오를 하고 기능성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갔음에도 너무 더웠고

우산을 챙겨와 양산처럼 쓰고 다녔는데, 양산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서양인들도 다들 우산을 들고 햇빛을 가리고 다녔다.

그렇지만 이렇게 햇빛이 쨍쨍하다는 것은 하늘도 맑았다는 것

사진은 예쁘게 잘 나온데다 기억은 미화되어 결국 그날의 사진만이 남아 행복했던 추억이 된다.

브루클린 브릿지 중간지점에서 찍은 파노라마 뷰
브루클린 브릿지를 지은 로블링 부자를 기념하는 현판. 고등학교 2학년이었나...영어 교과서에서 브루클린 브릿지 건설에 관한 지문에서 로블링 부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용현씨에게 수업을 들은 기억이 난다.
멀리 보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그리고 남부 맨해튼 풍경2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한참 걷다보니 이스트강을 건너 브루클린에 도착했다. 다리에서 내려가는 길을 따라 자연스레 걷다보면 덤보에 이르게 된다.

삐죽 솟은 맨해튼 브릿지
덤보라고 적힌 포스터가 길을 안내해준다.
내가 찍었지만 참 잘 찍었다! 교각 사이에 정확히 들어온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멋지다.

이 곳도 무척 인상깊었다.

무한도전 속 그곳. 그리운 얼굴들이야

뉴욕에 가기 전 유튜브에서 무한도전 보다가 뉴욕편을 보았다.

뉴욕을 꿈꾸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뉴욕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겠다. 대부분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하는데-내게는 무한도전도 그 역할을 했었다.

그리운 얼굴들...

me in dumbo

이후 덤보 지역에 재밌는 상점들이 많다고 들어 쭉 돌아보았는데 나는 왜 못찾은 걸까요..?

그래서 그냥 이스트강변을 따라 하구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찍은 사진들

맨해튼브릿지 바로 밑 공원을 가는 길에
이곳에서는 바다내음까지 맡았다. 아, 대서양이여!
나의 현재 배경화면
이 감성 어쩔건데 진짜ㅋㅋ

걷다보니 브루클린 브릿지 공원에 도착했다.

저 멀리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

공원에는 중고생들이 소풍?을 왔는지 단체복을 입고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귀여웠는데 몇몇은 나보다도 나이가 있어 보였다. 덩치들이 엄청났다.

이날 햇볕이 너무 뜨거웠다. 공원 벤치에 앉아 맨해튼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할 수 없어 정처없이 떠돌았다.

그렇지만 강을 따라 계속 걸으니 적당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피어1이었던 것 같다.

이쪽 공원 조경을 정말 잘 해놓았다. 강변에 앉아 맨해튼을 바라보니 멋진 휴식시간이었다.

저번에 썼던, 부두를 개조하여 만든 체육시설이 이것이다. 농구장이 대부분이었는데,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하는 운동이 얼마나 재밌을까! 한국 사람들은-특히 청소년들은 운동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즐겁게 운동하는 뉴욕의 소년소녀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특히 여학생들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나보다도 훨씬 농구를 잘하는 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와 과외수업을 하며 한국 학생들의 생활에 또다시 가까이 있다. 가끔 과외 학생들이 자전거타거나 농구를 하러 갈 때면 부모님께 꾸중을 듣는다는 말을 들을 때면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브루클린 브릿지 파크를 따라 쭉 걷다가 브루클린 보로 홀(Brooklyn borough hall)쪽으로 갔다.

맨해튼과 달리 고즈넉한 주택들이 많았고, 붉은 벽돌로 통일성있게 지어졌다. 한눈에 보아도 부촌이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양이 많은 치폴레 치킨보울을 먹었다. 한참 걷고 먹은 점심이었지만 먹고 너무 배불러서 헛구역질이 나올 뻔도 했다. 다행히 하지 않았지만 만약에라도 했다면 분명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다.

이후 보로 홀, 우체국도 들어가서 구경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화장실 신호가 오는 것이다..!

급하게 찾은 공중화장실은 어느 공원에 위치했고

이곳이 그곳이다. 흑형들이 농구를 하고 있었는데 덩크가 무슨 레이업보다 많이 나왔다.

공원 한켠에는 평행봉과 철봉이 있어 나도 딥스와 턱걸이를 했다.

브루클린에 위치한 뉴욕 교통 박물관을 가보려고 했는데 이날이 휴관일이어서 시간이 붕 떠버렸다.

브루클린을 더 깊게 들어가볼까 하였으나 아는 곳이 없었고, 점점 관광객이 사라지는 것이 무서워서 얼른 번화가로 나왔다.

그래서 다시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어 맨해튼으로 건너갔다.

파라솔 아래 보이는 저게 진짜 재밌어 보였다. 회전판 위에 사람이올라가고, 휴대폰 거치대에 휴대폰을 올려놓으면 빙빙 돌아가면서 360도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Empire state on your mind 재생 서비스는 덤. 잠시 후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려 누가 보아도 뉴욕에 온 것을 알 수 있게 될 영상이 만들어진다. 이런 것이 여러군데 있었다.

맨해튼으로 넘어온 뒤에는 북쪽으로 두세 블럭 올라가 차이나타운에 갔다.

아, 가기 전에 블루보틀에 들러 카페라떼를 마셨다. 뉴욕에서 먹은 카페라떼는 한국에서 먹는 카페라떼보다 조금 더 크리미하고 커피 맛이 덜 난다고 해야 할까..? 아는 것이 없어 이렇게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가는 길에 전날 갔던 소호를 지나 차이나타운에 도착했다.

짝퉁을 많이 판다. 가게에서도 팔고, 길가에서도 돗자리를 펴놓고 판다.
베이징덕

차이나타운에서 먹어보고 싶던 메뉴가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애매해서 먹지 않았다. 다음에 와야지 하다가 결국 다시 오지 않고 지나갔는데 이제 와서 생각하니 조금 아쉽기도 하다.

차이나타운 구경-사실 별거 없는데, 인천 차이나타운을 가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오히려 인천 차이나타운이 더 볼거리가 많은 것 같다-을 마치고 또 걸어올라가 한인타운 근처로 갔다.

너무 더워서 마트에 들러 구경을 했는데 굉장히 고급스러워보이는 요플레가 있어 샀다.

뉴욕과 프랑스에서만 판다고 한다.

적당히 달아 무척 만족했다. 내가 먹은 것은 레몬맛이었는데, 가장 추천이 많았다. 이후 한 번 더 사먹었다.

여러 개 사와서 나눠주고 싶었는데 상할까 두려워 곧 마음을 접었다.

이후 공원에서 음악 들으면서 사람들 구경하고-너무 힘들었기 때문에-트레이더스 조에 가서 저녁에 먹을 간식거리를 탐색했다.

딸기가 굉장히 싸서 샀다.

이후 N라인을 타고 숙소에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시간이 너무 일러 근처 공원-애스토리아 공원에 갔다.

여기도 너무 좋았다. 사실 맨해튼의 어느 공원보다도 더 좋은 것 같다. 보이는 다리는 퀸즈와 브롱크스를 운행하는 화물열차가 다니는 다리.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도 보았다.
잘 안보이겠지만 분수대에 여러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다. 무척 즐거워보여 부러웠다.

'도시의 승리'라는 책을 들고 가서 이스트강변에 앉아 책을 읽었다. 한 시간 반 정도 읽은 것 같다. 뉴욕에 오래 있을 계획을 하다보니 이렇게 여유를 즐길 시간도 있어 좋았다.

해가 점점 넘어가고 있다. 이스트강 너머로 미드타운 맨해튼의 펜슬타워들이 보였다. 센트럴파크도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강변에 자리잡은 아이스크림 트럭은 상당히 장사가 잘 되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해가 넘어갈 때까지 벤치에 앉아 구경했다. 일몰을 본 때문인지 뉴욕의 공원 중 애스토리아 공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후 숙소에 돌아와 씻고 일찍 자리에 누웠다. 이 날도 너무 많이 걸었다. 무척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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