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부] 7일차. 월스트릿과 첼시

이 날도 아침 7시경 일어나 씻고 맨해튼으로 이동했다.

여행하는 동안 너무 피곤해서 숙소 들어오면 일찍 자게되니 항상 일찍 일어났던 것 같다. 잠은 정말 잘 잤었다.

이 날은 아침 10시에 911 memorial 박물관 입장이 예약되어 있어 Ditmas blvd역에서 N라인이 아닌 W라인을 타고 맨해튼 남부로 이동했다.

뉴욕 여행에서 방문하는 전망대나 박물관 입장 예약은 앳홈트립 여행사 빅애플패스로 끊었는데, 할인이 생각보다 많이 되어 돈을 꽤 아꼈었다.

조금 아쉬운 것은 하루에 하나꼴로 전망대나 박물관을 배치했는데, 나중에는 하루에 여러 개를 보고 남은 시간에 보스턴까지 갔다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지하철을 타고 달려온 그라운드 제로.

얼마 전 한 광인이 이 구멍으로 떨어졌는데...겨우 살았다고 들었다.

그 의의와 추모방식으로 유명한 기념공원, 그라운드 제로다. 쌍둥이 빌딩이 있던 그 자리에 두 개의 음각을 새겨 물을 떨어뜨린다. 실제로 보면 물소리가 굉장히 커서 다가갈수록 뉴욕의 소음을 떨어지는 물소리가 채우는데, 마치 집중하기 위해 백색소음을 틀어놓는 효과를 주어 이 장소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물이 떨어지는 난간에는 911테러 희생자의 이름을 또한 음각하였는데, 곳곳에 흰 장미가 꽂혀있었다.

잠시 구경을 마치고 입장시간이 되어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뉴욕에서는 군중밀집시설에 들어설 때마다 공항출입국 절차를 방불케하는 몸수색, 짐수색이 있는데 여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현장에서도 티켓 구매가 가능했는데, 오픈시간에 맞추어 갔음에도 줄이 꽤 길었다. 갈 생각이 있다면 미리 사는게 좋을 것 같다.

테러 이후 붕괴한 쌍둥이빌딩에서 형태를 유지한 두 철근기둥. 쌍둥이빌딩은 철근을 삼지창 모양으로 만들어 건물을 지탱하는 트라이덴트 공법을 사용하였는데, 녹슬어버린 철근에서 여전히 삼지창을 볼 수 있었다.

No day shall erase you from the memory of time. -베르길리우스

쌍둥이빌딩 중 북탑의 꼭대기에 설치되어 있던 안테나. 남탑에는 없던 이 안테나가 북탑과 남탑을 구별해주었다고 한다.

911테러 당시 구조활동에 쓰였던 소방차

1면에까지 광고를 집어넣는 동아일보!

이 기둥 역시 쌍둥이빌딩 붕괴 당시 우뚝 서있던 기둥이라는데, 희망의 기둥이었나...하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박물관 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구역은 여기까지였다. 내부로 더 깊숙히 들어가면 전시실이 정말 크게 있었는데, 쌍둥이빌딩의 역사, 테러 한 시간 전부터 테러 이후 며칠을 지도와 함께 벽면을 따라 쭉 정리한 타임라인, 당시 뉴스, 동영상, 음성자료 등등...

당시를 정말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전시를 정말 잘 해놓았다.

사족이지만 나는 뉴욕에서 여러 박물관을 다니면서 항상 영어로 쓰인 설명을 읽어야 했는데, 나름 영어 읽기는 잘하지만 속도가 느려 대충 읽고 건너간 것이 많았다. 특히 911 전시에서 많이 그랬는데, 한국 와서 엄마한테 이 이야기를 하니 요즘은 파파고로 사진을 찍으면 다 번역이 되어서 나온다고 하더라...나 진짜 이걸 모르고 다녔는데 너무 억울하다...

전시를 보고 나와서 밥을 먹으려 근처 쇼핑센터도 가봤는데 먹을 것이 없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전시를 보러 박물관에 갈 때마다 다리가 너무 아팠다-그라운드 제로 옆 공원 벤치에 앉아 쉬었다.

청설모? 미국다람쥐?도 보고

저 멀리 보이는 오큘러스

오큘러스는 어떤 생물의 골격구조를 연상시키는데, 유현준 교수의 유튜브에서 이 건축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것이 인상깊었다. 간다면...꼭 듣고 가세요

시원시원하게 뻗은 건물이 예뻐서 한 컷

배가 고파서 이 날도 부리또볼을 먹었다. 이번에는 치폴레가 아니라 어디에서 추천글을 본 다른 곳이었는데...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부리또볼을 포장해 와 맨해튼 최남단인 배터리파크에서 먹었다. 치폴레가 프랜차이즈인데도 훨씬 맛있었음

밥을 먹고 멍때리고 사람 구경하다가 공원을 돌아다녔다.

한국전쟁참전기념비와 저 멀리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 뉴욕, 워싱턴 곳곳에 위령비가 있다.

이 날 너무 더워서 계속 그늘을 찾아다니며 걸었다. 이때부터 힘들었는데 계속 걸어다닌 내 자신 대견해

배터리파크에서 월스트릿으로 건너사는 사거리

사진작가 빙의. 사진에서 보이는 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유명한 월스트릿의 황소가 보인다. 황소의 뒤편으로 줄 서있는 사람들을 황소의 balls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만지면 재물운이 따라온다나... 뒤편 뿐 아니라 앞쪽으로도 황소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그냥 옆에서 셀카 찍고 나왔다.

월스트릿의 건물들은 너무 높아! 게다가 건폐율 거의 100%되는 건물들이 우르르 늘어서있어서 성냥갑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뉴욕증권거래소. 그리고 증권거래소를 바라보는 '겁없는 소녀'상. 증권거래소는 아쉽게도 전면부의 파사드를 공사하고 있었다. 그래도 NewYork Stock Exchange 위로 보이는 부조가 아름답다. 바로 건너편에는 JP모건의 집이 있다. 증권거래소 바로 앞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금융가였는지 알 수 있다.

Federal hall과 조지 워싱턴 동상. 역시 공사중...

트리니티 교회.

티파니앤코 건물

너무 더웠다.

월스트릿을 배회하다 다시 찾은 오쿨러스

원월드센터와 오큘러스

내부도 궁금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밑에서부터 쭉 돌아보고 제로콜라 사서 앉아서 마시며 쉬었다. 지하철역이 바로 연결되어서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뉴저지로 바로 갈 수 있는 노선이 있어 뉴저지로 가볼까 했는데...너무 힘들어서 포기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갈 껄 하는 아쉬움이 있다.

좀 쉬다가 저녁에 먹을 것을 사러 가려했다. 뉴욕에 식료품가게는 트레이더조, Whole food market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트레이더조는 많이 가봐서 Whole푸드마켓으로 가려 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하이라인 근처여서...다시 하이라인쪽으로 가서 저녁에 먹을 것을 조금 사고 또 하이라인을 걸었다.

이번에는 끝에서 끝까지 걸었다.

하이라인파크 북쪽 끝의 빨간 나무

처음 왔을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신기한 모양의 벤치

10th avenue

이거 완전 영하네요

단체관광객?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이라인파크의 모습과 잘 어우러진다.

굉장히 비싸보이던 아파트. 동대문의 DDP를 지은 건축가 자하하디드의 작품이다. 하이라인파크의 명물.

옛 철도가 다니던 고가의 모습이 잘 보인다.

녹음이 우거진 하이라인파크. 남쪽으로 내려오다 첼시마켓을 지나치면 이처럼 노면에 인공적으로 물을 흘리는 거리가 나온다.

첼시마켓 인근 고가도로

하이라인파크에서 본 리틀아일랜드

그렇게 휘트니미술관까지, 하이라인파크를 모두 걸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첼시마켓 안에서 밥을 사먹을까 하다가 끌리는 메뉴가 없었다. 잡동사니들 구경도 많이 하다가 근처 중국음식점을 갔다.

고기도 많고 맛있었지만 너무 짰다.

이후 밥먹고 너무 피곤해서 숙소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