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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thy
글을 적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어려운 것은 펜을 들고 첫 글자를 적는 일이다. 입대 전에도 글을 적던 때가 있었다. 가끔 일기를 썼다. 그마저도 입대 직전 몇 달은 글을 적는 일 없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거나, 여유로운 날에는 혼란에 가득 차 시간을 흘려보내기에 바빴다. 입대 후에는 훈련소 시절부터 꾸준히 글을 적다 보니 하루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감정과 단상을 기록하기도 하는데, 조금씩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이다. 어제 읽은 2020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나의 글쓰기를 독려한다. 마치 작가라도 된 마냥 글을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한편으로는 군대라는 새로운 환경이 내게 준 긍정적 영향에 고맙기도 하다. 다만 일에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내가 언제까지 이 습관을 유지할지 모르겠다..
지난 1월 29일 14시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영한 뒤 6주하고도 하루가 지난 3월 12일, 육군훈련소를 수료하였습니다.설 연휴가 끼어 5주간의 훈련이 일주일 늘어나 6주 그리고 나흘을 훈련소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힘들고 지친 적도 있었지만 정말 의미있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의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처음 위병소를 통과한 일, 처음 분대원들과 이야기한 일, 처음 얼차려 받은 일, 처음 전투복을 입은 일, 처음 실탄을 사격한 일, 처음 살상용 수류탄을 던진 일, 처음 화생방 훈련을 한 일, 처음으로 밖에서 밥을 먹었을 때의 기분, 처음 행군할 때의 기분과 행군이 끝났을 때의 기분 등... 정말 잊지 못할 기간이었습니다. 입영 당일 무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