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 외 이야기들

서울 나들이

by Orthy 2025. 7. 16.

지난 주말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다.

아침 7시 반 부대를 나서 곧바로 CGV 명동씨네라이브러리로 출발. 명동역은 아침부터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며칠전부터 페스츄리가 먹고싶어 이리저리 둘러보다, 명동역 8번출구 앞의 베이커리에서 뱅오쇼콜라에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마음같아서는 빵을 몇 개 더 사서 먹고싶었지만, 빵 하나에 5000~7000원이라는 사악한 가격에 빵 한 개를 겨우 사먹었다. 그냥 스타벅스나 갈껄, 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영화관에 입장했다.

9:30 ~ 11:25
해피엔드 - 네오 소라, 2024 ★★★★

익숙한 메세지, 익숙한 이야기를 담았지만 그럼에도 그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는 점, 인물 사이의 관계를 잘 그렸다는 점, 무엇보다도 풍경을 담는 카메라와 미장센이 훌륭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몰랐는데, 감독 네오 소라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들이란다. 배경음악도 나쁘지 않았다.

엔딩크레딧

영화가 끝나자 곧바로 다음 영화를 보기 위해 경희궁 근처의 에무시네마로 향했다. 에무시네마는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방문을 미루다 이제서야 처음 방문했다. 명동 거리, 명동성당을 지나 버스를 타고 서울역사박물관 정류장에 내려 10분정도 걸으니 에무시네마가 나왔다.

가는길에 명동성당 앞에서 청계천 방향으로 렌즈를 들었다.

경희궁 근처의 조용한 동네에 자리잡은 에무시네마, 간단히 뭐라도 먹을까 했지만 영화 시작 시간이 다가와 포기하고 영화관에 들어섰다.

입장해서 1층 북카페에서 영화 티켓을 발권하니 관람하는 영화의 포스터를 나눠줬지만, 이틀동안 구겨지지 않게 가방에 보관할 자신이 없어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12:15 ~ 14:10
네이키드 런치 -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1991 ★★★☆

관람 전 후기글을 몇 개 찾아보니 뇌를 빼고 영화에서 보이는걸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해서 정확히 그런 태도로 봤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원작자 윌리엄 버로우의 자전적 경험이 토대가 되어있다는걸 알았다. 영화 속의 소품들 각각이 상징하는 메타포가 있는데, 스포일러 방지랍시고 알아보지 않고 관람했던 것이 약간은 후회된다. 그걸 알았더라면 더 재밌게 관람이 가능했을 것 같다. 그러나 아쉬움을 제외하고서라도 볼만한 영화였다. 다만 바퀴벌레와 거미를 합쳐놓은 듯한 곤충이 거대한 모습으로 등장해, 곤충에 대한 혐오감이 MAX라면 절대 관람해서는 안될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3호선 경복궁역으로 이동해 을지로3가역에 내렸다. 얼마 전부터 타코에 꽂혀 서울에 갈 기회만 있으면 타코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이날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타코집 중 하나인 을지로 올디스 타코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분위기가 참 좋다

매장은 무척 좁고, 매장 안에서 식사를 하려면 대기시간이 조금 필요해서 주방이 바로 들여다보이는 스탠딩바에서 간단히 먹기로 했다. 나는 비리야 타코와 올디스 타코를 각 1개씩 주문했고, 친구는 올디스 타코 1개와 타코 라이프를 주문했다. 맥주도 먹고싶었지만, 병맥주 한 병에 7000원이라는 사악한 가격에 그냥 제로콜라를 먹었다.

맛은 정말 좋았다. 특히 올디스 타코보다도 비리야 타코가 정말 맛있었는데, 바삭한 또르띠야에 소고기 양지살의 조화가 괜찮았다. 그렇지만 이 맛을 위해 을지로3가까지 갈 것 같지는 않고, 근처에 갈 일이 생기면 한 번 생각날 것 같다. 타코 얘기가 나와서 말하지만, 지금까지는 잠실의 타코집 꼰미고가 정말 맛있었다. 여긴 타코 먹으로 굳이굳이 잠실까지 갈만한 맛집이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최근 개봉한 F1: 더무비를 관람하기 위해 다시 명동역 CGV 씨네라이브러리로 향했다. 가는 길에 다시 명동성당과 명동 주 거리를 따라 걸어갔는데, 햇빛이 정말 뜨거웠다. 그렇지만 햇빛이 뜨거운만큼 풍경도 예뻐 걸어갈 가치가 있었다.

을지로3가역 12번출구 쪽의 상가

동행한 천주교인의 요청에 따라 오랜만에 명동성당 안에도 들어갔다. 미사가 진행중이었는데, 오래 있지는 않았고, 나오는 길에 출입문 앞의 성수로 성호를 그었다.

성당을 등지면 빌딩숲이 맞이한다.
저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

명동성당 지하상가에서 젤라또 하나를 사 나눠먹었는데, 레몬샤베트맛이 정말 맛있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쫀득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영화를 보러 CGV 건물 11층까지 올라가고 보니, 2시간 40분 넘는 영화를 또 보기엔 저녁 일정이 애매해질 것 같았다.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리고(정말 미안하다) 밖으로 다시 나왔다. 뭘 할까 하다가 남산타워랑 해방촌 구경이나 할까 하고 버스를 탔다. 남산타워에 오르는 버스에도 외국인들이 참 많았다.

남산타워 남편에서 바라본 한강대로와 해방촌. 9시 방향으로 전쟁기념관과 국방부 건물이, 10시 방향에는 아모레퍼시픽 사옥이 보인다. 사진 하단의 마을이 바로 해방촌. 2시 방향의 잔디밭은 옛 용산정비창이 있던 코레일 부지로,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자리인데 이건 언제쯤 공사를 시작할지 모르겠다. 마천루들이 들어서면 서울 미관이 훨씬 더 예뻐질텐데. 코레일부지 너머로는 서울지하철1호선/용산, 서울역 행 기차가 드나드는 한강철교가 보인다.

그렇게 남산타워에서 서울 구경을 한참 하다 내려올 때는 해방촌 방향으로 걸어 내려갔다.

30분 가량 등산로를 하산해 해방촌에 도착했다.

익숙한 해방촌오거리를 지나 내려가는데, 전에는 본 적 없는 신기한게 생겼다. 신흥시장1955라고 하는데, 2년전쯤 왔을때는 이런게 없었는데... 엄청 힙합곡 예쁜 가게들이 해방촌 분위기에 어우러져 아기자기하게 골목을 채우고있었다.

꽃집

거의 뉴욕 분위기가 난다. 분위기가 정말 좋은 곳이었다. 배가 불러 뭘 사먹지는 못하고 그냥 둘러보며 해방촌을 한참 구경하다 이태원/녹사평 방면으로 걸어 내려왔다.

이쯤되니 다리가 슬슬 아파왔다. 이날 2만보 이상을 걸었다.

내려오는 길에 본 고양이

힘든 몸을 이끌고 녹사평역에서 6호선을 타고 삼각지역으로 이동한 뒤, 버스를 타고 숭실대입구역에서 자취하는 친구 집으로 갔다. 씻고 김치찜을 시켜 술을 나눠먹으며 K리그2 인천vs전남 경기를 봤다. 전남이 2:1로 인천을 이겼는데, 몇 년만에 인천을 이겼다며 전남팬 2명이 좋아하더라.

와우

이 날 기아도 이겼는데, 김호령이 만루홈런을 쳤다. 다른것보다 이게 진짜 말이 안된다.

그렇게 새벽까지 놀다 잠에 들었고, 다음날 두 친구들은 일어나질 않아서 그냥 나 혼자 햄버거 투어하러 홍대로 향했다. 숭실대입구에서 홍대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7호선, 2호선을 타고 지하철로 가는 것이지만 오픈 전까지 시간도 남았고 직행으로 가는 버스도 있길래 버스를 타고 홍대까지 갔다.

753버스의 경로. 동작대로와 여의대방로를 달리며 보이는 여의도 모습이 예쁘고, 여의동로를 달리며 바라보는 여의도 북쪽 기슭 역시 볼만하다. 반대방향으로 달릴땐 서강대교를 따라 내려오면서 보는 여의도 풍경이 예쁠 것 같다.

이날 햄버거를 먹으러 굳이 홍대까지 간 건 홍대에 있는 유명한 두 버거집, 더리얼치즈버거(TRC 홍대)와 스페이스원 버거를 가기 위해서였다. 이날 햄버거를 두 개 먹으려고 아침 저녁을 다 굶었다.

먼저 TRC버거를 방문했다.

아 분위기 좋아요. 인테리어는 물론 창문 밖 풍경까지 미국같다.
당연히 더블. 요즘 햄버거 가격 생각하면 그렇게 비싸지 않다.

TRC 진짜 버거 좀 잘만든다. 진짜 맛있는, 제대로 된 치즈버거를 먹었다. 무엇보다 패티가 정말 좋았는데, 바삭하면서 기름진데 느끼하지는 않은 딱 그정도로 정말 잘 만들었다. 이거 먹으러 또 홍대에 가고싶다...

다음으로 스페이스원. 분위기는 깔끔했는데 위치가 많이 외져서 찾아가기 조금 힘들 것 같았다. 정말 맛있지 않으면 찾아오기 쉽지 않을 위치다.

스페이스원에서도 더블치즈버거를 시켰는데, 이건 좀 많이 느끼했다. 기름이 뚝뚝 떨어지고 빵이 기름에 절어있었는데, 상당히 실망스러워 다 먹지 못하고 조금 남겼었다. 그렇다고 맛이 없는건 아니고... 다음에 홍대에 갈 일이 있으면 스페이스원의 다른 버거들을 시켜먹어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TRC가 정통 치즈버거를 판다면 스페이스원은 퓨전 햄버거를 조화로운 맛으로 제공하는 느낌이라했는데,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려한다.

이후 기력을 다 소진한 채로 송내역으로 복귀해 피씨방에서 개임을 하다 부대로 복귀했다.

반응형

'그 외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에서  (2) 2026.02.05
대수적위상수학  (0) 2025.05.26
서울 구경  (1) 2025.05.22
나 진짜 이상한 사람 아닌데  (0) 2025.03.21
요즘 이야기  (2) 202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