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thy
[Inglourious Basterds]를 보다. 본문
아, 미친놈. 영화가 너무 재밌잖아.

성탄절 아침에 이틀 전 연등시간부터 고민했던 Munkres 연습문제 : Strong form of the Urysohn lemma의 증명을 마무리하고 다음 문제를 풀려다, 크리스마스로 들뜬 사회인들의 소식에 헛헛함을 달랠 길이 없어 수학 공부를 잠시 제쳐두고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점심을 먹고 생활관으로 돌아와 넷플릭스를 둘러보다 몇 번씩이나 본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다시 볼까 생각이 들어 검색하던 중 우연히 눈에 들어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몇 달 전 볼까말까 하다 맘을 접었던 기억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감독의 명성에 기대어 재생버튼을 클릭했다.
정말 실망시키지 않는 영화였다. 두 시간 반이 넘는 긴 러닝타임에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각본과 연출이 압권이었다.
한스 란다 대령의 연기, 리듬감있는 알도 중위의 사투리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 불타는 시네마와 서로의 총격에 쓰러진 남녀의 모습은 전율적이었다.
오랜만에 정말 재밌게 본 영화였다. 유럽 문화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있었더라면 훨씬 재밌게 볼 수 있었을 텐데-예를 들면 언어, 관습, 지리에 대한 이해 말이다.
문화를 온전히 이해할 때 영화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데, 이런 이유에서 나는 한국영화가 참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영화가 많이 없는게 아쉽다. 사실 내가 무얼 좋아하는건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지만 말이다.
구현하고자 하는 카타르시스를 위해 실제 역사를 과감하게 비틀어 히틀러와 나치독일 수뇌부를 '죽이는' 타란티노 감독의 과감함이 무척 놀라웠다.
내가 처음 본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인데, 영화를 본 뒤 그에 대해 알아보며 타란티노 영화의 폭력성에 대해 처음 접했다. 오락에 중점을 두면서도 문화와 역사를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인물을 온전히 녹여냈다는 것에 호평의 이유가 아닐까.
다음에 볼 감독의 영화: 펄프 픽션
Urysohn lemma의 증명에서의 '빈틈'은, disjoint closed set A, B of X와 이들의 separating continuous function g : X -> [0, 1]에 대해 0의 g에 대한 역상(inverse image)이 A가 아니고, 1의 g에 대한 역상 역시 B가 아니라는 점이다.
Urysohn lemma를 증명하기 위해 구성하는, A를 포함하는 chain of open sets U_p에 대해 U_0-A라는 '틈'이 있어 이 부분이 사라지지 않는다는게 문제의 원인이었는데,(notation은 Munkres Thm33.1.의 증명을 따른다)
A가 G_delta set(open intersection set)이 되면 이런 U_p들과 A를 만드는 collection of open set들의 intersection으로 '틈'을 없애주는 새로운 chain을 만들 수 있다는게 문제의 핵심이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고, A=cap(V_n)인 collection V_n을 미리 잡아놓고 시작해야 할 지, 만들어나가야 할 지(새로이 construct 해야 할 지)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어제 저녁 샤워를 하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라 생각을 발전시키다보니 어찌저찌 문제가 해결된 것 같다.
문제4번을 해결하면 문제5번(Strong form of the Urysohn lemma)는 문제3을 참고해 풀 수 있었는데, 이것도 처음엔 알아차리지 못하고 혼자 이리저리 고민해 내놓은 결론이 답이 맞는지 확인해보다 알게 된 것이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쉬운데... 그래도 되돌릴 수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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