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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야기들/[ ]를 보다

[올드보이]를 보다

by Orthy 2025. 2. 8.

Oldboy, 2025. 2. 5.

2003, 박찬욱

https://youtu.be/_DxjFs_dsR8?si=swHStdbevndVc85k

사랑해요, 아저씨...

- 누구냐, 넌
- 오대수씨는요... 말이 너무 많아
- 복수는 건강에 좋다!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은 남자의 이야기,라고만 알고 있었다. 복수극인 것도, 이렇게 멋진 영화인지도 모른 채 살아온 지난날이 - 오히려 감사했다. 뭣모르는 어린 시절 봤다면 이만큼의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었을까?


영화의 '맛'을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나로서는, 장대한 철학과 존재에 대한 거창한 의문을 꼭꼭 숨겨둬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를 주는 영화보다도 직관적이고 영상미 넘치면서, 전율을 부르는 영화가 좋다.

'올드보이'는 적어도 내게는 꼭 그런 영화다.


비 오는 어느 날 갑작스레 납치되어 사설감옥에 갇힌 남자 오대수

- 누가
- 어떤 이유로
- 얼마 동안이나

자기를 가둔 것인지 알지도 못한 채 수감되어 군만두만 먹으며 15년을 보낸다.

어느 날 군만두와 함께 젓가락 세 개가 딸려오자, 두 개를 반납하고 남은 한 개의 젓가락으로 벽을 파내고 마침내 벽을 뚫어 탈출을 고대하던 순간

그동안의 수고가 무색하게도 어느 아파트 옥상 위에-캐리어 안에 담긴 채 풀려난다.

15년 동안 키운 복수심이 향한 곳은 자기를 가둔 그 사람이었고, 그 사람에 대한 복수심만이 삶의 원동력이 되어 '우연히' 만난 일식 요리사 미도와 복수극을 시작한다. 그를 찾으려는 노력이 무색하게도, 오대수의 수감을 의뢰한 남자는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며 자기가 오대수를 가둔 이유를 떠올리라고 이야기한다.

-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 찾은 게 아니야.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풀어줬을까?'란 말이야! 자, 다시?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딱 15년 만에 풀어 줬을까?

(미도의 나이, 를 생각해보자. 이우진은 천애고아가 된 미도를 4살때부터 '케어'해왔다. 왜??)

오대수는 복수극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였고, 이 반전 그리고 복수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 영화를 명작으로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명장면이 너무나도 많다.

장도리 격투씬, 오대수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상록고등학교 회상씬(이건 특히 더하다. 화면의 흐름과 장소의 교차가 정말 대단하다.)같이 유명한 씬들을 제외하고도, 그냥 하나하나 명장면들이다.

최민식과 유지태의 연기, 특히 유지태의 발성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정말 강추하는 영화. 이제껏 본 영화 중 최고였다.


다음에 볼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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