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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야기들/2025년 유라시아 여행

[중앙아시아 기행] 6. 알틴-아라샨 트레킹, 카라콜 350번 마슈르트카 타는 법 / 하산하고 카라콜 돌아오기

by Orthy 2025. 9. 8.

25. 9. 6.(토)
전날 계속 속이 좋지 않아 일찍 잠들었다. 푹 자고 일어나니 다행히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잠이 정말 최고의 보약이다.

7시가 좀 안 되어 잠에서 깼고, 바로 씻고 알틴 아라샨 산장에서 하루 묵을 짐을 챙겼다. 해발 2500미터에 위치한 알틴 아라샨 산장은 밤에 무척 춥다는 후기가 많아서 경량패딩과 조금 두꺼운 긴팔을 챙기고, 올라가면서 마실 물 2L에 점심, 저녁으로 먹을 샌드위치 2개, 혹시 몰라 챙긴 라면 한 봉지, 올라가면서 혹시 힘들까 챙긴 초콜렛과 사과 등등... 짐이 생각보다 많아 가방이 꽤 무거웠다.

내가 머물렀던 Interhouse Karakol에서는 무료로 짐 보관을 해줘서 큰 배낭은 숙소에 두고, 작은 가방에 짐을 다 욱여넣고 8시쯤 숙소를 나섰다.

카라콜에서 알틴 아라샨 트레킹 시작점까지는 택시를 타고 가거나 350번 마슈르트카를 타고 갈 수 있다. 블로그 후기에서 마슈르트카를 타고 간 후기가 많기도 하고, 원래 나는 마슈르트카를 탈 생각이었기 때문에 중앙아시아의 네이버지도인 2GIS를 통해 경로를 찾았다. 숙소에서 10분 거리, Парк Пабеды(Park Pabedi)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 350번 정류장이 있다길래 그쪽으로 걸어갔다.

정류장 앞에서 탔다.

5분쯤 기다렸을까, 350번이 오길래 손을 흔들었는데 기사님이 손을 저으며 아예 차를 세워주질 않았다. 블로그에서 찾은 정보로는 350번 버스가 두 종류가 있어, 하나는 악수(Ак-суу, Ak-suu) 마을로 가고 다른 하나는 알틴 아라샨 트레킹 시작점으로 간다고 해서 첫 번째 종류의 버스인가보다 하고 다음 차를 기다렸다.

그런데 다음 차도 손을 저으면서 안 세워주는 거다..? 그런데 신호에 걸렸길래 그냥 쫓아가서 문 열고 알틴 아라샨!! 외치니까 일단 타라고 해서 그냥 탔다. 요금은 30솜.

막무가내로 일단 탔다.

그런데 알틴 아라샨에 가까워지다가 갑자기 멀어지는거다... 기사님한테 계속 Я хочу иду в Алина Арашане(알틴 아라샨으로 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는데 계속 기다리라고 하다가, 갑자기 어느 정류장에서 내리라고 하는 동시에 다른 다가오는 버스를 가리켰다. 저걸로 갈아타라는 것 같아서 얼른 뛰어갔고, 또 다른 350번 버스가 있었다. 알틴 아라샨? 하니까 간다고 해서 다시 30솜을 내고 버스를 탔다.

2GIS를 믿고 갔는데, 하산해서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니 숙소 주인 말이, 실제로 350번 버스는 두 종류가 있고 정확한 경로는 자기도 모른다, 그래서 투숙객들이 물어보면 항상 350번 버스가 출발하는 시점인 시장 쪽으로 가서 출발하기 전 기사님한테 물어보라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Конечиная라고 적힌 시작점으로 가서 기사님한테 물어보라는 말이었다. 조금 걷더라도 그게 제일 확실한 방법 같다...

막무가내로 덤벼든 관광객에게 또 다시 길을 찾아준 키르기즈스탄 버스 기사님한테 감사 인사를 올린다... 여긴 택시기사 빼면 정말 다 친절한 것 같다.

그렇게 10분~15분을 달려 트레킹 시작점에 도착했다. 같이 내린 동양인 또래가 있었다. 슈헤이란 이름의 일본 친구였다. 혼자 올라가면 심심할 것 같았는데 마침 잘됐다, 하고 같이 올라갔다.

우리의 경로

트레킹을 시작하고 흙먼지가 무지하게 날리는 흙길을 20~30분 정도 걸어가면 14키로 남았다고 알려주는 표지판을 만난다.

알틴 아라샨 산장에 가는 방법은 우리처럼 걸어가거나, 지프차를 타고 오프로드를 달려가거나 아니면 말을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걸어가면 4~5시간 트레킹을 해야한다. 지프차(여기서는 푸르공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를 타고 가면 엄청나게 험한 오프로드를 1시간 정도 올라가야 한다. 이미 알마티에서 아씨고원 투어를 하며 오프로드를 지나본 입장으로는 절대 차를 타고 갈 수가 없었다. 승마는... 애초에 고려 대상도 아니었다. 걸어가는거랑 시간도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굳이?

슈헤이와 함께 계속 걸어갔다.

말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우리가 더 빨리 올라갔다...
입구에서 40분정도 올라가면 국립공원 입장 매표소가 있다. 몇 달 전 블로그에서는 200솜을 내면 된다고 했는데, 그새 220솜으로 올랐다. 관광 물가가 정말 빨리 오르고 있다.

슈헤이는 20살, 난 아직 만으로 21살이라 친구하기로 하고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공통점이 생각보다 정말 많아 재밌게 이야기했다. 여행하면서 여러 외국인과 이야기하면서 느낀건데,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보다 제2외국어인 사람과 대화하는게 훨씬 편하다. 그래서 슈헤이랑 얘기할 때도 오히려 영어가 더 잘 나오고 재밌었던 것 같다. 자신감을 더 가져야 하려나...?

그냥
계속
강을
따라
걷습니다

걷다보니 어느새 절반을 걸어왔다.

KOICA에서 세웠다는 표지판

사실 꽤 힘들었다. 블로그 후기에서는 다들 턱턱 올라간 것 같아서 힘들거라곤 생각도 안했는데, 비슈케크에서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을 갔을 때도 느꼈지만 고도가 높아지니 걷는게 훨씬 힘들다. 산소가 몸에 전달이 잘 안되는지, 발걸음도 무거워지고 숨도 훨씬 빨리 찬다. 오르막길도 많아서 슈헤이도 나도 점점 말이 없어져갔다. 게다가 한국 산과는 달리 등산로에 그늘이 없어 햇빛을 바로 맞는데, 고산지대라 햇빛도 더 뜨거운 것 같았다. 올라가면서는 더워서 또 힘들었다.

게다가 지프차들이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갈 때마다 흙먼지가 나부껴서 숨을 참고 손을 내젓는것도 굉장히 귀찮다. 지프차가 지나갈 때마다 슈헤이도 나도 계속 욕을 했다. 아름다운 풍경 걸어가면서 천천히 즐깁시다들...

그래도
풍경은
굉장했다.
저기서 캠핑하면 밤에 얼어 죽을 것 같은데
날씨가 좋긴 하다.

2/3 정도를 지나왔을 땐 삼십분 걷고 오분 쉬고 하면서 힘들게 올라왔다. 글로버스에서 현지 초콜렛을 하나 사왔는데, 정말 무지하게 달았다. 뇌세포가 하나하나 다 깨어나는게 느껴질 것 같은 당도였다. 이 정도로 단 건 뉴욕에서 먹은 치즈케이크 이후로 처음 먹어봤다. 그래도 덕분에 힘도 났는데, 갈증은 또 심해 물도 엄청 마셨던 것 같다. 2L 안 가져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

그렇게 한참 걸어 알틴 아라샨 산장 마을을 1키로 남겨두고 다시 표지판을 발견했다.

할 건 해야지...

마지막 1키로가 고비다. 여기부터는 내내 오르막인데, 정말 쉽지 않다.

열심히 올라오는 슈헤이
오토바이 타고 올라오면 얼마나 편할까?
계속 오르막을 오른다.

마지막 깔딱고개를 오르면 드디어 알틴 아라샨 마을이 보인다. 9시 좀 넘어서 버스에서 내렸는데, 1시 조금 전에 정상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힘들어서 성취감도 대단했다. 슈헤이랑 같이 올라와서 더 즐거웠다.

끝났다!

산장으로 바로 체크인하러 가지 않고 풍경을 보면서 가져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글로버스에서 산 샌드위치인데, 노란색과 파란색을 하나씩 사왔었다. 두 개를 다 먹은 지금 평가하자면 파란색 샌드위치가 더 맛있다. 그래도 이땐 너무 맛있게 먹었다. 좀 퍽퍽한데다가 이쪽 자체가 건조해서 이때 물을 다 마셔버렸지만...

이 풍경을 보며 밥을 먹어도 될까요? 제가 감히 누려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이미 다 누림)

슈헤이와 함께 빵을 먹고 있는데 (본인들 것으로 보이는) 지프 두 대를 나눠타고 온 키르기즈 아저씨들이 우리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Здравствуйте!! 하면서 인사하니까 또 정말 반갑게 받아줬다. 갑자기 우리보고 보드카 같이 마시자고 해서 아싸 하고 슈헤이랑 엄청 뛰어갔다. 우리한테도 보드카 한 잔씩 주고 건배도 했다. 러시아어로는 건배를 Давай!(다바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 다바이라는 말은 만능이어서 화이팅! 할 때도 다바이, 뭐를 같이 하자고 할 때도 다바이, 흥정할 때도 다바이... 그냥 좋은거 다 되는 단어다.

보드카도 맛있었다. 이번엔 싸구려가 아니었는지 향도 괜찮고 속도 안쓰렸다(뜨거워지기만 했다). 원샷하고 Вкусная!!(맛있어요!!) 외치니까 엄청 웃으면서 키르기즈스탄 전통 음료인 끄바스도 가득 따라주셔서, 또 원샷해버렸다. 끄바스 정말 맛있는데 왜 빠니보틀은 맛없다 했을까?

짧은 러시아어로 우리 둘을 소개하고 키르기즈스탄 최고, 알틴 아라샨 너무 멋져요 하고 러시아어로 주접을 떠니까 보드카를 또 엄청 따라주셔서 신나게 먹었다. 러시아어 배워놓길 엄청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쪽 사람들은 러시아어를 하면 훨씬 더 친절해지는 것 같다. 정말 재밌었다.

키르기즈 아저씨들

그렇게 보드카와 끄바스를 마시고 슈헤이와 알틴 아라샨 마을로 내려왔다. 내 숙소는 제일 앞에 있는 곳이었고, 슈헤이 숙소는 좀 걸어가야 했다.

여기 온천도 있다고 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이쪽은 인터넷이 안돼서 서로 연락할 수단도 없었고, 온천 방향이 내 숙소쪽이라 체크인하고 2시에 이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의 숙소 앞 풍경. 몰랐는데 한국 여행사랑 제휴를 맺었는지 '걸어서 세계로' 여행사 간판이 떡 붙어있었다. 그래서 한국 국기가 있는건 이해가 되는데, 새마을 운동 깃발은 왜 있니??
내 방, 2000솜(32000원 정도). 4인실인데 나 혼자 썼다.
짐을 내려두고 슈헤이를 기다렸다.

2시가 되어 슈헤이가 나타났는데, 숙소를 못찾겠다는거다... Ernis eco yurt camp라는데를 부킹닷컴으로 예약했는데 이곳저곳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고 하고, 인터넷도 안되는 상황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어찌할 줄 몰라 일단 다시 내 숙소쪽으로 온거였는데, 마침 지나가는 아저씨가 있어 붙잡고 물어봤다. 영어를 못하셔서 또 짧은 러시아어로 이야기했는데, 운이 좋아 내가 아는 단어들로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이 아저씨는 산림관리인?이라고 하면서 여기서 일한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다행히 숙소 위치를 알았다..!! 덕분에 숙소 위치를 찾아서 체크인 성공을 했다. 이날 러시아어 덕을 정말 많이 봤다.

슈헤이도 체크인을 하고 짐을 챙겨 온천으로 갔다. 숙소 주인이 위치를 알려줘서 지도를 보고 갔는데, 사실 길처럼 보이는게 하나밖에 없어 그냥 따라가면 온천이 나온다.

온천 가는 길, 말들이 풀을 정신없이 먹는다.

한 10분? 15분? 걸으니까 온천이 나왔다.
그런데 정말 심각하게 더러웠다. 들어가려고 했는데, 물이 따뜻한 것도 아니고 기름이 둥둥 떠 있어서 난 들어가길 포기했다. 그런데 슈헤이는, 일본인은 온천을 보면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 나도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다(이거 완전 내 말투임;;)면서 결국 온천에 들어갔다. 대단한 친구야...

온천 앞 계곡도 예쁘다.
나중에 아프지 않길 바랄게...

한 10분 들어가있다가 나왔다. 난 옆에서 계곡을 구경하고 있었다...

말들이 먹을게 천지다
돌아가는 길에 또 다시 찍은 알틴 아라샨의 풍경
바로 숙소 들어가도 할 것도 없어 슈헤이의 숙소를 구경하기로 했다.
진짜 예쁘다..
슈헤이의 유르트

여긴 와이파이를 돈 내고 쓸 수 있는데, 우리 숙소는 500솜인데 슈헤이네 유르트는 200솜밖에 안해서 나는 와이파이를 결제 안했지만, 슈헤이는 결제 했다고 했다.

인터넷이 되어서 인스타그램도 서로 교환했다. 자기는 다음날 아라콜 호수까지 또 등반을 할 건데, 계속 같이 가자고 했지만 나는 아라콜 호수까지 갈 준비는 전혀 안 하고 왔기 때문에 내려갈거라고만 했다. 계속 나를 도발했지만 난 그런거에 넘어가지 않아...

그렇게 한참 있다가 6시쯤 되어선, 다음날 아라콜 호수 등반까지 건투를 빌어주고 헤어졌다. 덕분에 정말 재밌게 올라왔다.

나는 다시 내 숙소로 돌아와서 가져온 나머지 샌드위치를 먹었다. 전에 샀던 Паштет라는,

이렇게 생긴 스프레드를 빵에 찍어 먹었다. 뭐랄까, 참치캔을 갈아놓은 것 같은 느낌? 그것보다 조금 더 기름진 느낌이다. 맛있긴 한데 많이 먹으니까 좀 물리고, 기름져서 니글거린다. 데운 물은 그냥 줘서 차에다 먹으니까 좀 나았다.

숙소 식당 뷰
숙소 1층 전경

저녁을 혼자 챙겨먹었는데, 숙소에다가 저녁을 신청하면 만들어주긴 한다. 그런데 후기를 보니 조촐한 식단에 800솜이나 받아서 굳이굳이 샌드위치를 챙겨와서 먹었다. 혹시 배고프면 뽀글이를 해먹으려 진라면을 사왔는데, 배불러서 그냥 안 먹었다.

저녁 먹고 씻었는데, 인터넷이 안되다보니 할게 없다. 가져간 일기를 쓰다가, 슬슬 해가 져서 오프라인 저장해주는 음악을 들으며 벤치에 앉아있었다. 밤이 되어가니 정말 추워서 패딩을 단단히 껴입었다.

노래를 한참 듣고 있는데 숙소에서 누가 나오길래 또 말을 걸었다. 영어로 좀 이야기하다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는데 한국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냥 한국어로 이야기했는데, 이 친구는 또 04년생인데 올해 1월부터 쭉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대단한 친구였다. 전날 알틴 아라샨에 올라와 이날 아라콜 호수까지 말 타고 다녀왔다고 했다. 다음 날 카라콜로 내려간다길래 같이 내려가기로 하고, 여행 이야기도 하고 한 자리를 채워야 하는 파미르 하이웨이 그룹투어도 열심히 영업을 했다. 되게 솔깃해 하던데 제발 자리 좀 찼으면 좋겠다..ㅋㅋ

이야기하다보니 호주에서 온 사람 한 명이 또 와서 같이 이야기했다. 이 사람은 또 아시아 음식을 엄청 좋아해서 한국도 엄청 많이 돌아다녔다고 해서, 한참 한식 얘기를 했다. 김치가 너무 먹고싶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10시쯤 되어서 방으로 들어갔고, 산을 오르느라 피곤한데다가 할 것도 없어 바로 잠들었다.

25. 9. 7.(일)
아침 7시쯤 일어났다. 바로 짐을 대충 싸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은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먹어야 했다.

아침의 식당 모습
웨하스같이 생긴 과자가 엄청 맛있다. 한국 웨하스는 과자도 아니야. 주황색 건과일은 맛있게 생겼는데 엄청 맛없다...

중앙아시아 과자가 엄청 맛있다. 웨하스처럼 생긴 것 말고도 종류가 두 세가지 더 있었는데 다 맛있었다. 차랑 먹으니까 궁합도 좋다.

나의 아침. 죽같이 생긴건 여기 전통 음식인데, 우유랑 죽을 섞었다고 들었다. 고소하니 먹을만하다. 소시지랑 치즈는 좀 싸구려를 쓰는지... 맛이 별로였다.

차가 정말 맛있다. 여기에 프렌치토스트도 나와서 한 쪽에 꿀을 발라 먹었다. 맛있다 맛있어.

밥을 다 먹고 어제 같이 내려가기로 한 한국분과 9시쯤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은 정말 훨씬 더 편했다. 하나도 안 힘들었다(당연함).

그렇게 한참 내려갔는데 갑자기 엄청난 규모의 양떼를 만났다.

이렇게 많은 양을 본 건 처음이야

문제는 얘네들이 길을 막고 비켜주질 않는데다가 또 흙먼지는 엄청 날려서 숨 쉬기가 힘들었다는거다. 처음엔 뭐 언젠가 지나갈 수 있겠지... 했는데 한참 기다려도 비켜주질 않았다. 지프차도 양떼에 막혀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 말고도 다른 관광객이 다 걸음을 멈췄다.

좀 가다보니까 길이 넓어졌는데, 여기서 지나치지 않으면 한참 기다리겠다 싶어서 같이 온 친구의 등산스틱 하나를 건네받고 양을 이리저리 치웠다. 워워 하면서 스틱으로 양 궁둥이를 탁탁 치면 애들이 날뛰면서 옆으로 비키는데, 그 사이를 싹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겨우 양떼에게서 벗어났다.

지나쳤다

이후 한 시간쯤 더 걸어 내려왔다.

가는 길에 웬 개가 우리를 따라왔다.

겨우 350번 마슈르트카 정류장에 도착했다.

한 십 분 기다려 버스를 탔다. 요금은 40솜. 그 길로 카라콜로 돌아가, 같이 온 분은 숙소 근처에서 내리고 난 글로버스 근처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인스타도 또 교환하고, 파미르 투어도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신다고 해서... 열심히 꼬셨다.

돌아오는 길에 머물렀던 숙소에 2박을 추가로 예약했다.ㅍ카라콜에 이틀 더 머물다 떠날 예정이어서, 글로버스에서 물 5L 통과 계란 10구, 서양 배(이거 엄청 맛있다)를 샀다. 계란 10구에 1500원 말이 안된다. 탄산이 엄청 먹고싶었는데 제로슈가 에너지 음료를 발견해서,  카찔이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사서 마셨다. 박카스 맛인데 꽤 맛있다. 그래도 카페인 양이 걱정돼서 절반만 먹고 버렸다. 카페인 못 먹는게 정말 한스럽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오니 3시쯤이었다. 샤워하고, 흙먼지가 잔뜩 머금은 옷들을 싹 다 빨래해버렸다. 저어어어엉말 개운했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산에서 먹으려고 산 진라면을 먹었다. 냄비를 못찾아서 뜨거운 물을 받아, 계란 4개를 풀고(ㅋㅋ)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나중에 설거지할 때 냄비를 찾았다...

오랜만에 먹는 라면이 정말 맛있었다. 내일도 또 먹을 생각이다. 라면 최고.

침착맨도 누려버렸다.

내일은 알틴 아라샨 트레킹 시작점 근처에 있는 온천에 가서 피로를 풀 생각이다.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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