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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야기들/2025년 유라시아 여행

[유럽 여행기] 11. 헝가리 부다페스트(1)

by Orthy 2025. 11. 28.

25.11.24. ~ 25.11.26.

저번 글에서 부다페스트의 숙소에 체크인 한 이야기까지 했던 것 같다. 숙소에 체크인하니 이미 세 시가 넘었다. 너무 배가 고팠지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일단 숙소 근처 환전소에서 유로를 헝가리 포린트로 환전했다. 1유로가 약 380포린트 정도인데, 최근 헝가리 포린트가 강세라 환율이 좀 떨어졌다. 원래 1유로에 400포린트 정도 하는 것 같던데, 운도 없어라. 바로 밥을 먹고 싶었지만 통신사 영업시간을 맞춰야 해서 유심카드를 구입하러 근처 통신사를 찾았다.

헝가리의 One 통신사에서 구매할 수 있는 투어리스트 심카드
EU로밍 가능 국가들

앞으로 가는 국가들에서 다 사용할 수 있는 유럽 통합 유심카드를 구매했다. 데이터가 그렇게 많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아 8500포린트를 주고 두 번째 옵션을 구매했다. 약 22유로? 알바니아에서 구매한 3주 발칸반도 로밍 플랜보다도 싸다. 혜자다 혜자.

그런데 통신사에 손님이 많아서 대기하느라 한참 기다려야 했다. 상담원들은 손님이 많은 건 신경도 안쓰고 무척 여유로워 속이 터졌다. 참... 한국의 서비스업 직종들이 정말 힘든거구나, 생각이 든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지면, 제발 우리나라도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권리가 강화되어 진상손님들을 자율적으로 퇴치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날이 올 지 모르겠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 겨우 투어리스트 심카드를 구매하고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어디 식당 찾기도 귀찮아서 그냥 바로 앞에 보이는 케밥 가게에 가서 케밥을 사먹었다.

케밥은 인정이지
단돈 1500포린트 - 약 6500원의 행복

정말 배고픈 상태여서 그랬는지 너무 맛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고기도 많이 들어있는데다 소스도 맛있어서 좋았다. 겨우 허기를 달래고 본격 부다페스트 구경을 시작하려 했다.

숙소 앞 광장

그런데 이미 해가 저물고 있었다. 11월 말의 동유럽은 4시면 해가 지는데, 심카드를 구매하느라 어느새 해가 지고 말았던 것이다.

오히려 좋다, 야경이나 구경하자 하고 다뉴브 강을 향해 걸어갔다.

숙소 앞 광장 - 다뉴브 강까지 걸어가는 길

몇 분이나 걸었을까,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저녁에 비가 올거라는 예보를 알고 있기는 했는데, 별 생각 안하고 걷다보니 점점 비가 세지고 있었다. 다행히 숙소에서 그렇게 많이 걸어온 것은 아니라 다시 숙소로 돌아가 우산을 챙겨와야 했다. 그냥 비를 맞으며 걷기에는 이곳저곳 둘러보고 싶은 곳이 많아 너무 오래 비를 맞을 것 같았다.

우산을 챙기고 다시 다뉴브 강을 향해 걸으니 점점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잘못된 계절에 유럽에 방문한 나를 탓하며 계속 걸었다.

비오는 부다페스트 거리
제발 그만 오렴...

걷다보니 다뉴브 강이 가까워지고, 점점 부다페스트의 화려한 야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처음 우산을 쓰고 걸을 때만 해도 기분이 딱히 좋지는 않았는데, 화려한 조명에 빛나는 건물들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가슴이 막 두근두근댔다. 건물들이 너무 멋져서 헛웃음이 나왔다.

점점 중심가에 가까워진다.

발칸반도에서 방문한 도시들의 구시가지 혹은 시내의 일부 구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웅장한 건물들이, 부다페스트에는 온 거리에 늘어서 있었다. 여길 먼저 여행하고 발칸반도로 갔으면 정말 시시했을 것 같다. 정말 다행이었다.

부다페스트 거리를 걷다보니 아, 여기 정말 대도시구나, 상상만 했던 바로 그 '유럽' 도시에 드디어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방문한 도시들 중 도시 그 자체로서는 가장 멋진 도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졌다.

계속 걸어 다리를 향해 걸어갔다.

처음엔 비가 오는게 싫었는데, 계속 보다보니 오히려 비가 오니 야경이 더 예뻐보이는 것 같았다. 도로 위의 빗물에 불빛이 반사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게다가 비가 오다보니 관광하는 사람들도 많이 줄어들어 더 한산했다.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비 오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다뉴브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도착

다리를 건너 페스트 지역에서 부다 지역으로 넘어갔다. 다뉴브 강의 서편은 부다, 동편은 페스트로 서로 별개의 도시였던 부다와 페스트가 합쳐져 부다페스트라는 도시가 됐다고 한다.

다뉴브 강 바로 옆으로 도로가 놓여있다. 퇴근시간대이라 그런지 차가 많았다.

마치 서울 한강의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처럼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강을 마주하고 도로가 놓여있다. 다만 서울과 달리 부다페스트에는 다뉴브 야경 투어를 하는 배들이 정박해있는 부두가 많고, 강변도로 옆으로 트램이 정말 자주 다닌다.

다리를 건너며 처음 마주한 다뉴브 강의 야경이 참 아름다웠다. 진짜 감탄하면서 구경했다. 혼자 다니다보니 요새 점점 혼잣말이 늘어나는데, 계속 '미친거 아니야?' 하면서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ㅋㅋㅋ 너무 멋져서 정말 신났다. 이때부터 비 오는건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다만 갤럭시가 야경을 참 못담아서 아쉬웠다. 그 후로도 계속 고생하다 인터넷에서 설정하는 법을 알아와서 카메라를 조금 조작하니 나름대로 괜찮아졌다.

비오는 거릴 걸었어

부다페스트는 처음인데다 밤이라 길을 잘 몰랐지만, 딱히 지도도 챙겨보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 걷다보면 뭐가 나오겠지, 하고 걸어가다보니 부다성에 도착했다. 내 앞으로 부다성에 올라가는 한 관광객이 있길래, 잘됐다 하고 그 사람을 따라가다보니 부다성 가장 위쪽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쭉 올라가 전망대에 서니 드디어 그 유명한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다성에 올라 찍은 세체니 다리와 저 멀리 보이는 국회의사당

부다페스트 야경에 대해  사람들이 하도 호들갑을 떠는데, 사실 사진만 봐도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직접 보니까 확실히 예쁘기는 하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본 야경(사실 별로 없기는 한데) 중 단연 가장 멋진 풍경이다. 다른 것보다 조명 색이 사기적이다. 건물보다도 조명이 본체라는 생각이 든다.

부다성에 올라보니 성 자체는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진을 많이 찍기는 했는데 이때는 아직 카메라를 만지기 전이라 너무 빛번짐이 심했다. 그렇게 부다성을 구경하고 바로 옆에 있는 부다페스트 야경의 하이라이트, 어부의 요새를 향해 걸어갔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하는 말이지만, 부다페스트는 비오는 밤인데도 전혀 위험하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야경의 도시인데다 관광객이 많은 도시라 그런듯? 조명과 가로등이 많아 밤에도 밝은 것 역시 한 몫 하는 것 같다.

부다성에서 10~15분 정도 걸어가면 어부의 요새가 나온다. 여기서 보는 국회의사당 뷰가 그렇게 멋지다고 했는데.

어부의 요새 앞에 있는 마차슈 성당
여기도 진짜 예쁘다.
아무리 봐도 조명이 정말 사기적이다. 어쩜 이리 배치를 잘 했을까?

부다성에서부터 느꼈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없었다. 분명 야경 명소라 사람으로 북적일 줄 알았는데 기껏해도 10명도 안보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오히려 좋아.

드디어 어부의 요새에 올라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니, 와, 진짜 예쁘다. 뭐... 이것 말고는 할 말이 없다. 진짜 잘 만들어놨다.

사람이 없어서 다행
예쁘다 예뻐

어부의 요새 안 회랑에서 비를 피한 채로 노래를 들으며 국회의사당 야경을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 있다가 혼자 온 관광객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줬는데, 알고보니 한국인인데다가 이날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고 해서 같이 야경 보러 다니기로 했다.

다시 찾은 부다성
부다성의 조각들
진짜 예쁨
오랜만에 찍는 내 사진
부다성 메인홀(?)

부다성으로 다시 돌아와 구경하다가 국회의사당 정면의 뷰포인트로 걸어갔다.

가까이서 본 국회의사당, 진짜 예쁘다.
잘 안보이지만...✌️
야경 GOAT 인정하겠습니다.

비오는데도 이쪽 뷰포인트에는 사람이 꽤 있었다.

그렇게 야경을 구경한 뒤 다시 숙소쪽으로 걸어갔다. 이분 숙소랑 내 숙소가 대충 위치가 비슷해서 가는 길이 같았다. 세체니 다리를 통해 페스트 지역으로 넘어갔다.

세체니 다리에서 본 국회의사당
세체니 다리와 부다성

그렇게 부다페스트 도착한 첫날의 야경 구경을 마치고 8시쯤 숙소로 돌아왔다. 식당을 갈까 하다가 귀찮기도 하고 찾아본 곳이 없어서 그냥 숙소 옆 대형마트 리들에서 장을 봐서 저녁을 대충 먹었다. 하루종일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별로 배가 안고팠다. 케밥을 늦게 먹었어서 그런가?

저녁을 대충 먹고 다시 마트에 가서 맥주를 하나 사왔다.

헝가리 맥주라는 BORSODI 맥주

역시 유럽 맥주는 참 맛있다. 단돈 420포린트. 마트에서 사온 뒤 키친타올로 두르고 찬물을 적셔 냉동고에 조금 넣어놓은 뒤 먹으니 진짜 차갑고 맛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다음날 8시쯤 일어나 아침을 준비했다. 전날 리들에서 사온 토마토, 피클을 준비하고 닭가슴살을 삶아서 먹었다.

건강식이다 건강식

부다페스트에는 4~5일 정도 머물 생각이었는데 이날은 하루종일 비가 예보되어 있어 숙소에서 조금 느즈막히 나섰다. 아침을 먹고 블로그 글을 적다가 11~12시쯤 숙소를 나섰다.

이날의 목표는 헝가리의 국밥이라는 굴라시를 먹어보는 것이었는데, 찾아본 맛집이 조금 외곽 지역에 있었다. 다만 근처에 세체니 온천과 영웅광장이 있다길래, 이쪽을 먼저 구경한 뒤 굴라시를 먹으러 갈 생각이었다.

숙소를 나서니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내 숙소와 같은 블럭에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인 뉴욕 카페가 있다. 가는 길에 들러보니 비가 오는데도 줄이 길게 늘어서있었다. 의외로 서양인들이 정말 많았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진짜 유명한 곳이 맞나보다. 대충 쓱 스캔해봐도 한국인이나 동양인은 거의 안보이고 다 코쟁이들이었다.

나는 당연히 안 가고(...) 근처에서 조금 구경하다가 다시 길을 떠났다.

뉴욕 카페의 정문

인싸의 삶은 참 피곤한 법이다.

내가 있는 숙소에서 세체니 온천과 영웅 광장이 있는 공원까지는 5키로 정도 걸어야 했다. 비도 오고, 그냥 버스타고 갈까 했지만 거리 구경을 하고 싶기도 하고 점심 먹기 전까지 소화를 시키고 싶어서 걸어갔다. 전혀 후회하지 않는 선택. 걸어가는 길이 너무 예뻤다. 부다페스트, 참 예쁜 곳이다...

비 와도 이렇게 예쁜데. 하늘까지 맑았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비 좀 그만 오게 해주세요...
조금 걷다보니 삼성/LG가 차지한 사거리가 나왔다 ㅋ
부다페스트에는 이런 일방통행로가 많더라.
뭔가 했는데 푸틴의 방사능 홍차에 당한 러시아의 민주화투사 나발니를 추모하는 화환들이었다.

헝가리도도 러시아 엄청 싫어한다고 들었다.

걸어가는 길이 조금 멀기는 하지만 그냥 길 자체가 예뻐서 괜찮았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부다페스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걸어다니는게 더 좋은 것 같다. 그냥 모든 거리가 구경거리다.

한참 걸어 영웅광장에 도착했다.

도착

예전에 찾아본 기억으로는 헝가리 건국에 큰 역할을 했던 7명의 족장(?)들을 기리는 기념물이라고 들었는데, 잘 기억이 안난다. 딱히 찾아보고 싶은 생각도 안 들고...

영웅광장 뒤에는 놀이공원 같은게 있었다.

겨울이라 영업을 안하는건지, 비와서 안하는건지 몰라도 이때 당시에는 영업을 안하는 것 같았다.

건너편에는 인공연못 같은게 있었는데, 김이 펄펄 나고 있었다.

근처 세체니 온천처럼 뜨거운 물이 나오는건가? 싶어서 물을 한 번 만져봤는데 그냥 미지근했다. 날이 추워서 김이 나는 것 같았다.

조금만 걸어가면 세체니 온천이 나온다. 헝가리 지역이 예로부터 온천으로 유명했다고? 세체니 온천은 1900년대 초에 세워진 온천이라고 들었다. 여기도 부다페스트 '필수코스' 중 하나라는데, 온천에는 딱히 흥미가 없는데다가 수영복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나는 들어가지 않았다. 가실 분들은 꼭 수영복 챙기고, 실내 온천은 수영모도 있어야 한다고 들었던 것 같다.

쓸데없이 온천 정문이 예쁘다.
옆은 노란 건물로 둘러쌓여있다.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어서 구글 리뷰를 찾아보니 맑은 날에는 꽤 멋진 온천인 것 같다.

리뷰 사진들. 건물이 노란색이라 쨍하니 예쁘긴하다.

이쯤되니 배가 고파져 슬슬 식당을 향해 걸어갔다.

식당 가는 길에 무슨 성?이 있길래 들어가봤다.
이건 수도원 같은거
무명작가상이라고 하는데, 저 펜 부분을 잡으면 똑똑해진다고 해서 저기만 황금빛으로 변해있다.
아코디언 버스킹하는 아저씨

발칸반도를 여행할 때는 볼거리가 없어서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부다페스트 오니 볼 게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일일히 찾아볼 수가 없다. 선택할 것이 너무 많으면 뭘 해야 할 지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 오히려 여행의 깊이가 떨어진다는 느낌조차 받는다. 그렇지만... 정말 예쁘긴 하다. 도시가 너무 아름답다.

공원을 걷는 중. 잎을 모두 떨군 나무가 황량하다. 여름에 오면 참 예쁠텐데.

나중에, 반드시, 여름에 다시 한 번 유럽을 와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든다.

그렇게 공원을 통과해 찾아둔 맛집에 갔다. 12시 오픈인데, 1시쯤 방문하니 웨이팅을 해야 했다. 다행히 내가 거의 가장 앞순위여서 한 10분쯤 기다리니 자리가 났다.

식당 내부

나중에 알았는데, 여기가 집시 스테이크라는 돼지고기 요리로 육식맨 채널에 나온 식당이었다. 이때는 그건 모르고 그냥 굴라시 먹으러 온 식당이어서 당연히 굴라시를 시켰다.

3000포린트
건더기가 꽤 실하다. 고기도 생각보다 많았다.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먹어보니까 딱 중앙아시아에서 먹었던 샤르파가 생각났다. 갈비탕 느낌의 국물? 거기에 약간 토마토 베이스가 들어간 느낌? 그런데 여기에 함께 나온 파프리카 소스를 듬뿍 넣어서 섞으니까 진짜 육개장 맛이 났다. 얼큰하고 칼칼하니 맛있었다. 육개장이나 경상도식 매콤한 소고기무국 맛? 확실히 한국인이 좋아할 맛이다. 빵을 푹 담궈서 먹어도 맛있었다. 매운맛이 있기는 한데, 한국의 그 깊고 진한 매운 맛이 아니라 잠깐 알싸한 느낌이 있는 매운맛이라 오래가지는 않는다. 하여튼 맛있었다. 확실히 먹어볼만했다.

점심을 굴라시로 해결하고 다시 부다페스트 중심가를 향해 걸어갔다.

공사중?

한창 걸어가다보니 목이 말라 근처 마트에 들렀다. 아니 그런데 무려 제로슈가/제로카페인 코카콜라를 파는게 아닌가!!!

나의 구원자

원래는 그냥 물 사러 간거였는데 이걸 발견하고 정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것 같았다. 심지어 냉장고에 있어서 시원해. 2년전 뉴욕에서 처음 보고 그 뒤로 한 번도 못봤는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견하게 됐다. 정말 감사하게 맛있게 먹고 다시 열심히 걸어갔다.

걷다가 이런것도 발견하고
거리가 참 예쁘다.
그냥... 걷기

그렇게 한참 걸으니 헝가리 국립 오페라극장이 나왔다.

오페라 극장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고... 그냥 다시 걸어간다.

그렇게 걷다보니 이날의 두 번째 목표, 성 이슈트반 대성당에 도착했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

이슈트반 대왕은 헝가리 왕국의 창건군주로, 기독교를 받아들여 헝가리족을 기독교 세계로 편입시켰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헝가리인들의 많은 존경을 받는다고.

성당 앞으로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있었다. 대충 확인해봤는데... 가격이 정말 말도 안된다. 일반 식당의 거의 2배? 아니 아무리 분위기값이라고는 해도... 조금 너무한거 아닌가 싶었다. 요즘 뉴욕세끼에 브라이언트파크 크리스마스 마켓 영상이 올라오던데, 여기 크리스마스 마켓이랑 물가가 크게 차이가 안난다 ㄷㄷ

크리스마스 마켓 입구
맛있어보이기는 한다.
물가 봐라
핫도그랑 햄버거가 20유로가 넘는다 ㅋㅋㅋ
그래도 인산인해
신성한 하나님의 성전 앞에 장사치들이라니... 오 주여

예수님이 경을 칠 장면이 아닌가. 이 사악한 가격에도 음식을 사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눈물을 흘릴 뿐...

성 이슈트반 대성당

그렇게 성당과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을 마치고 다시 세체니 다리쪽으로 향하는데, 또 다른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어 구경을 해봤다.

뵈뢰슈머르치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여기 크리스마스 마켓이 조금 더 규모가 컸다. 밤에 오면 예쁠 것 같은데.

가격은 이슈트반 성당 앞 크리스마스 마켓이랑 비슷하다.
메뉴도 비슷
트리도 있고
비오는데도 사람들이 많다.
축제로구나

음식 구경, 사람 구경하면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지나 부다페스트 중심지를 계속 걸었다.

가는 길에 본 부다페스트 시청사
회색빛 하늘이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건물이 참 예쁘다.
에르제베트 다리 앞 건물. 호텔인가?
저 멀리 겔레르트 언덕의 요새가 보인다.
이쪽 거리도 풍경이 대단해

길을 걷다가 유독 눈에 띄는 노란색 건물이 있어 찾아가봤다.

알고보니 헝가리 대학교 도서관이라고 한다. 외부인도 내부 관람이 가능한데, 구글 리뷰를 보니 얼마 전까지는 무료 입장이었으나 몇 달 전부터 요금을 받는 것 같았다. 들어가서 물어보니 7-8유로 정도의 입장료가 있었다. 궁금하긴 해도 뭐 도서관 보는데 입장료까지 내나...싶어서 그냥 나왔다.

한참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근처에 무료 화장실을 찾았다.

유럽에도 무료 화장실이 있긴하구나

부다페스트의 화장실 요금도 보통 1유로 정도인데, 공원에 꽤나 깨끗한 화장실이 있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그냥 계속 걸어다녔다. 근처에 그레이트마켓홀이라는 큰 시장같은게 있다길래 그쪽으로 걸어갔다.

한 20분정도 걸어다니다 그레이트마켓홀에 도착했다.

시장도 예쁘네

가는 길에 부다페스트 후기에서 엄청 많이 본 유명 맛집 For Sale Pub을 발견했다. 애매한 시간대였는데도 웨이팅이 있었다.

대단하다
부다페스트의 트램
그레이트마켓홀 내부

1층은 식자재 시장, 2층은 먹거리 상점같은게 있었다.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그런 시장이 아니라 완전 관광객 전용 시장이어서 내가 살 건 없었고, 그냥 돌아다니면서 구경만 했다. 다만, 아무리 관광객 시장이라고 해도 대형마트랑 가격 차이가 너무 난다. 1층을 조금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는데, 훈제/염장한 고기나 소시지를 파는 정육점이 많았다. 2층에 가보니 먹거리 상점이나 기념품 가게들이 많았는데,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 물가랑 얼마 차이가 없다. 뭘 사먹기가 좀...ㅋㅋㅋ

그레이트마켓홀의 2층
이런 샌드위치가 15-25유로씩 한다.
기념품 가게 중 하나
그레이트마켓홀을 떠나며

생각보다는 별로 볼 게 없었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나니 어느새 해가 졌다.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서 어느새 해가 저물도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더 돌아다닐까 했는데 다리도 아프고 비는 멈출 기미가 없어 그 길로 숙소로 돌아갔다.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장을 본 뒤 저녁을 먹었다.

전날 삶아두고 남은 닭가슴살과 피클에 새로 사온 계란을 스크램블해서 먹었다.

저녁 먹고 씻고 난 뒤에는 헝가리의 대표 맥주라는 드레허 맥주를 먹었다. 참 유럽 맥주 잘 만들어.

다음날, 부다페스트에서의 3일째. 전날 맥주를 먹고 유튜브로 부다페스트 맛집을 찾아보다 육식맨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다. 아침부터 점심까지만 영업하는 정육점이 부다페스트 곳곳에 있는데, 여기서 만드는 소시지가 그렇게 일품이라고 해서 아침 일찍, 오픈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다행히 숙소 근처에 그런 정육점이 있었다.

아침 7시경의 부다페스트
정육점 가는 길. 저 높은 건물이 뉴욕 카페 건물이다.
구글맵에 Hus Hentesaru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곳 아무데나 가면 된다고 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았다.

헝가리도 소시지를 굉장히 잘 만든다고 했고, 특히 파프리카 가루를 넣어 새빨갛게 만든 소시지가 맛있다고 했다.

마침 가니 빨간 소시지가 있었다.

원래는 소시지만 먹을 생각이었는데 옆에 있는 훈제 삼겹살이 너무 맛있어보여서 같이 사왔다. 소시지와 훈제 삼겹살이 각각 1000, 1500포린트 정도라 합해서 7유로가 조금 넘었다.

맛없을 수 없는 비주얼

포장해와서 숙소에서 피클과 함께 먹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배가 별로 안고파서 소시지만 먹었다. 딱 맛있는 소시지였다. 맛이 특별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정석적으로 맛있었다. 빵, 피클과 함께 먹으니까 정말 잘 어울리기도 하고.

삼겹살까지 먹기는 힘들어서 조금만 잘라서 먹고 냉장고에 넣었는데, 그 조금 먹은게 진짜 맛있었다. 딱딱할 줄 알았는데 정말 부드러워서 쓱쓱 썰리고 지방 부분이 진짜 요물이다. 특히 껍데기까지 붙어있어서 엄밀히 말하자면 오겹살인데, 또 이 껍데기가 쫀득하니 킥이었다. 바로 먹을 수 없어 아쉬웠지만... 배불러서 도저히 더 먹을 수 없었다.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쉬다가 근처의 기차역을 찾아갔다.

기차역 가는 길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부다페스트 어느 곳을 둘러봐도 건물이 너무 멋지다.
Budapest-Keleti train station - 부다페스트 동역
조금 더 가까이에서

기차역에 간 것은 다음 행선지로 생각했던 슬로바키아의 코시체까지 가는 기차표를 알아보러 간 것이었다. 사실 온라인으로도 알아볼 수 있기는 한데 기차역을 구경해보고싶기도 해서 굳이 찾아갔다.

기차역 내부

지하에 매표소가 있었는데, 번호표를 뽑고 조금 기다려야 했다.

코시체(Kosice)로 가는 기차표를 알아보니 거의 2시간마다 있었고, 요금은 23유로.

4시간이 조금 안 걸리네

이날 기차표를 살 생각은 없었어서 시간대와 가격만 알아보고 나왔다. 온라인에서 알아본 것보다 기차가 조금 더 자주 있었다.

그렇게 표를 알아보고 기차역을 구경하다가 나왔다.

기차역을 나와서

일기예보상으로는 이날 오후부터는 구름이 개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해서, 숙소에서 점심까지 먹고 쉬다가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나올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 가는 길에 본 교회

숙소에서 조금 쉬다가 점심 때가 되어, 아침에 샀던 베이컨과 삶은 달걀, 피클로 점심을 먹었다.

삼겹살을 전자레인지에 조금 돌리니 따뜻해져서 좋았다. 이거 진짜 맛있다...

그렇게 쉬다가 한 시쯤 숙소를 나서니, 드디어 파란 하늘이 나왔다.

이게 얼마만의 파란 하늘이야

그럼 날씨 좋은 부다페스트의 풍경은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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