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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역 이야기

[2호선] 방배역

Orthy 2024. 1. 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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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역과 그 주변


2호선 방배역. 2호선 역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역들 중 하나다. 보통 8개의 출구가 있는 다른 2호선 역들과 달리 출구가 4개뿐이고, 그마저도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조그마한 역이다.

 

사당역에 이어 방배역 역시 내선순환 방향과 외선순환 방향을 구분해서 탑승해야 하는 상대식 승강장이며, 승강장은 지하 2층에 위치하고 있다. 각 방향 승강장에서 23번 출구 방향에 지하 1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지하 1층 역사에는 조그마한 무인 프린트카페, 밀키트 판매점, 증명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 등이 있다.

 

방배역 주위를 살펴보면 역이 조그마한 이유가 납득이 된다. 2번 출구 방향에 백석예술대학교가 있으며, 지도에서 보듯 캠퍼스라고 할만한 것도 없이 건물 몇 동이 전부이다. 백석예술대학교는 방배역의 부역명이기도 하다. 그 외 3번 출구 방향에 조그마한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긴 하지만, 사당역 먹자골목에 비하면 초라할 따름이다. 4번 출구 방향에는 태종의 아들이자 세종의 형 효령대군 이보 묘역이 자리하고 있다. 꽤 높은 동산의 한가운데 묘소가 있으며, 들어가지 않아도 밖에서 묘를 볼 수 있을 정도다. 가끔씩 효령대군을 기리는 행사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건너편에는 서울남부보훈지청이 자리하고 있으며, 1번 출구 방향으로 무척 오래되어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이 자리 잡고 있다. 1번 출구로 나와 서초역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신동아아파트를 지나 KT 지사가 있고 그 오른편으로 상문고, 건너편으로 서울고가 위치하고 있다.


방배역에도 추억이 많다. 우선 수학 과외를 1년간 신동아아파트에서 했었다. 목요일, 일요일 과외였다. 목요일 수업이 끝나면 그대로 관악02번 버스를 타러 가 낙성대역에 도착하면, 두 정거장 지나 방배역에 내렸다. 1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과외 장소였다. 학교와 가까워서 참 편했었다. 서울답지 않게 무척 한적한 거리에, 지하철역에서 나와 신동아아파트로 걸어가는 길이 나무가 무성해 참 예뻤었는데.

과외가 끝나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누군가 휴대폰을 들고 내 뒤편을 찍길래 돌아보았더니 이런 구름이 있었다. 어느새 나도 휴대폰을 꺼내들고 찍고 있었다.

 

작년 10월 즈음에는 수업 시간에 늦어 빗길에 뛰어가다 지하철역에서 넘어져 큰 일 날 뻔한 적도 있다. 너무 아파 혹시 뼈에 금이 갔나 하고 방배역 3번 출구 방면의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뼈에 금이 가지는 않았고 등근육이 놀라 아픈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로도 한 달 이상, 오래 누워있으면 등이 너무 아파 잠을 잘 자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사당역에서 방배역까지 걸어갔던 기억도 있다. 언덕이 꽤나 높았던 것 같다. 이때 참 좋았는데.

사당역에서 방배역에 이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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