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29.(금) 드디어 출국하는 날. 지난 1월 초 인천 - 알마티 비행기를 예매한 뒤 거의 7개월이 지나고 출국하는 날이 됐다. 아직 군대에 있던 그때엔 전역만을 기다리며 전역 후엔 중앙아시아를 여행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저번달 28일에 전역하고 푸리에 해석 나머지 공부를 마치고, 과외도 하면서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조금 더 일찍 출발하는 일정으로 잡을걸 후회하기도 했지만 와서 보니 몇 주 더 일찍 왔으면 날이 훨씬 더 더웠을 거라 지금이 딱 좋은 것 같다.
하루 전 목요일부터 짐을 쌌다. 여행을 위해 쿠팡에서 구매한 60L짜리 대용량 가방 그리고 군대에서 가져온 휴가 가방에 짐을 쌌다. 큰 배낭은 위탁수화물로 부치고 작은 휴가 가방은 기내 수화물로 반입해야 해서 항공사 규정에 맞춰 짐을 구분해서 싸느라 큰 가방이 너무 무거워졌다.
대용량 배낭에는 태극기를 붙일 수 있는 밸크로가 없어서 군복 상의 오른팔에 붙어있는 태극기 부착 밸크로를 뜯어서 배낭에 바느질했다. 원래는 스테이플러로 박았는데, 엄마가 그걸 보곤 바느질 해주셨다. 덕분에 비행기도 잘 통과하고 안 떨어지고 잘 붙어있다.

떠나는 당일 아침 아빠가 유스퀘어까지 데려다주셨다. 11시에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를 예약해뒀다. 조금 이르지만 10시에 출발해 유스퀘어에 도착했고, 조금 대기하다 버스를 탔다. 전날 먹은 커피 때문에 잠을 잘 못자서 버스 안에서 자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잠이 잘 안왔다. 마지막으로 비행기 탄 게 23년에 미국 여행 갔을 때니까, 거의 2년만이어서 많이 설렜던 것 같다. 유튜브 보다 음악 듣다 잠시 잠들었다 반복하다보니 시간은 3시가 되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김동률과 페퍼톤스를 들으며 공항에 입성. 비행기 시간은 18:15여서 시간이 너무 여유로웠다. KB국민은행을 찾아 미리 환전 신청해 둔 미국 달러를 찾아오고, 할 것도 없어 바로 체크인했다. 셀프 체크인을 하려 했는데, 분명 카자흐스탄은 비자가 필요 없는데 비자 번호를 입력하라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항공사 직원이 있는 데스크로 갔다. 카자흐스탄 무비자는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최대 30일인데, 다른 나라에 갔다가 다시 카자흐스탄을 가는 경우에는 180일 기간 동안 최대 60일을 카자흐스탄에 체류할 수 있다. 셀프 체크인 할 때는 첫 번째 종류의 무비자만 고려해두어서 체크인이 안되었던 것 같다. 직원분이 입국 시에 직접 소명해야 할 수 있다고 안내한 뒤 비행기 티켓을 뽑아주고 수화물을 붙일 수 있었다.

시간은 한참 남았지만 역시 할 게 없어 바로 출국장에 들어갔다. 곧 개학 / 개강 시즌이기도 하고 휴가철은 다 지난 시기라 공항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저번에 미국 갔을 때는 출국장에 들어가는 것도, 보안 검색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었는데 이번에는 대기가 하나도 없었다. 5분도 안걸려서 출국장을 통과하고 보니 시간은 3시 50분 즈음이었다. 면세점에서 위스키를 구경하다, 배가 고파졌다. 내 타코 사랑을 알고 있던 엄마가 공항 안에 타코벨이 있으니 가보라고 해서 가봤다. 까르니따스 타코 1pc, 퀘사디아, 나초 그리고 콜라를 주는 퀘사디아 세트를 13400원에 시켰다. 프랜차이즈라 기대를 전혀 안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 까르니따스 타코가 웬만한 프랜차이즈 타코집보다도 더 맛있는 것 같다. 얼마 전 과외를 가기 전 동명동에서 타코를 파는 식당 두 군데를 들렀는데, 거기보다 더 정통 까르니따스 타코를 먹어서 놀라웠다. 퀘사디아는 닭고기에 치킨, 살사소스 조합이었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너무 뜨거웠다. 그래도 맛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라 맛있게 먹었다.


출발 게이트 앞에서 역시 또 유튜브를 보고, 화장실 가서 비울 것을 비우고 한참 기다리다보니 탑승할 시간. 예정보다 15분 지연된 18시 정각에 탑승을 시작했다.

탑승이 완료된 뒤 보니 내 옆은 비어있었다. 일부러 꼬리쪽을 선택한 보람이 있었다.덕분에 편하게 비행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내 생각에 이 기체는 아시아나 기체 중 가장 오래되고 안 좋은 기체임에 틀림없다. 하긴 알마티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노선이 있음에 감사해야겠다. 탑승한 뒤에도 한참을 기다린 뒤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하고, 안정 고도에 들어선 뒤 내가 제일 기다린 기내식 타임이 되었다. 소고기 덮밥과 치킨 스테이크 중 고르라길래 소고기 덮밥은 분명히 달 것 같아서 치킨 스테이크를 골랐다. 이건 꽤 먹을만했다. 샐러드에 조금 들어간 파스타가 상당히 맛있었다. 후식으로 나온 망고케이크?는 별로 맛없어서 가장 위에 있는 망고 시트만 걷어내고 남겨버렸다. 와인을 따라달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물을 먹었다. 도착한 다음날 아침 일정이 빡세서 숙소에 가면 바로 자야할 것 같아서 물을 먹었는데, 와인을 못 먹은 것이 못내 아쉽다.

비행기를 타본 적이 많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의 비행은 모두 바다를 건너는 비행이었는데 이번 비행은 서해를 건너 산둥반도, 베이징을 지나 중국 - 몽골 국경을 따라 이동한 뒤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지나 알마티로 향하는 대륙 비행이었다. 그래서 비행기 위에서 중국 도시의 불빛을 보았는데, 도시와 도시를 잇는 도로 위의 가로등을 보는게 재밌었다. 비행 중에 창 밖 보는게 제일 재밌다. 사람이 많이 없는 지역을 지나다보니 도시도 굉장히 조그마했는데, 어느 순간 상당히 거대한 도시 불빛을 목격했다. 지도를 켜니 - 비행기모드여도 위치가 표시되는건 이 때 처음 알았다 -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성도 우루무치를 지나고 있었다. 우루무치에 왔다는 건 거의 도착했다는 뜻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간식이 나왔다.

마트에서 파는 피자 맛인데 그래도 맛있었다. 피자를 먹고 조금 있으니 착륙 준비를 시작한다는 방송과 함께 고도가 낮아졌고, 우루무치는 비교도 안 되는 거대한 도시와 야경이 나타났다. 내 생각보다 알마티가 훨씬 더 거대한 도시였다.

그렇게 알마티 국제공항에 내렸다.비행기에는 한국인은 많이 없는 것 같았고,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많았다. 간혹 중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도 보였는데, 왜 인천에서 알마티로 가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내 귀국편 비행기가 10월 5일인데다가 티켓을 발권할 때 직원의 주의를 들어 입국 심사가 빡세면 어쩌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입국심사관이 바로 도장 찍고 보내줬다. 계속 관찰한 결과로는 이것저것 질문하던데 바로 보내준건 Korean passport power로 이해해도 될까? 감사하다 대한민국.
바로 위탁수화물을 찾으러 갔는데, 체크인을 무척 빨리해서 늦게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5분도 안걸려서 바로 나왔다. 체크인 순서랑은 관련이 없나보다?
짐을 찾고 바로 나와서 먼저 유심을 구매했다. 나는 카자흐스탄에는 3일만 묵고 바로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갈 거라 일주일짜리 유심을 찾고 있었는데, 유심 데스크에 물어보니 여기는 최소 단위가 1달이고 시내도 똑같을거라고 해서 그냥 구매했다. 한 달 무제한에 12달러를 줬다. 20달러를 주고 거스름돈으로 5달러와 1500텡게를 받았다. 현재 카자흐스탄 환율은 1달러 = 540텡게, 1텡게 = 2.6원 정도다. 바로 옆 환전소를 보니 1달러에 533텡게여서 환율 뻥튀기 + 유심 바가지라고 생각해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마티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이랑 이야기해보거나 블로그 후기를 찾아보니까 이게 굉장히 싸게 잘 구입한거였다. 같은 가격에 하루 2기가로 데이터가 제한된 유심을 산 사람도 있고, 10기가를 샀는데 3기가 정도밖에 충전이 안되어있었다는 사람도 있는 걸로 봐서는 그냥 공항에서 사는게 좋을 것 같다. 친절하게 직접 유심도 갈아끼워주고 한국 유심도 챙겨준 공항의 Kcell 직원에게, 바가지라고 생각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전하고 싶다...
환율이 시내나 공항이나 비슷하다고 해서 일단 10달러만 환전을 해두었다. 그 뒤 한국에서 미리 등록한 Yandex Go 앱을 통해 택시를 불렀다. 공항에서 택시 호객이 굉장한데, 여러 후기를 읽어본 결과 그냥 무시하고 얀덱스를 부르라고 해서 하라쇼, 얀덱스만 외치고 호객을 뿌리쳤다. 그런데 난관은 내가 부른 택시가 어떤 차량인지 찾는 거였는데, 공항 앞은 난장판인데다 차도 엄청 많아서 내가 부른 차를 찾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기사님도 날 기다리느라 짜증 났겠지만 나도 짜증이 났었는데, 택시비를 보고 치유됐다. 거의 30분 넘게 이동한데다 10km는 확실히 넘었을텐데 6600원 정도밖에 안나왔다. 알마티 택시비는 정말 저렴하다.
택시를 타니 조금 있다가는 기사님의 질문 폭탄이 시작됐다. 문제는 기사님이 영어를 못하는데 물어보고 싶은 건 많았다는 거다. 나는 러시아어 수업을 학교에서 한 학기 듣기도 했고(참고로 1등에 A+였다 ㅎ) 여행 간다고 듀오링고를 두 달 정도 해서 러시아어로 이야기했다. 물론 문법은 다 무시하고 단어를 남발했는데 이래도 다 알아듣더라. 내 나이를 듣더니 왜 결혼 안하냐고 하면서 한참 자기 와이프 자랑을 했다. 기사님은 30살인데 와이프는 20살이라면서 자랑하다가 사진을 보여줬는데 예뻐서 인정해줬다.
택시를 타고 시내를 달리다보니 시 외곽에서부터 걸어다니는 사람이 무척 많았고, 시내는 불빛이 휘황찬란한데다 역시 사람이 많았다. 뉴욕이나 워싱턴은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정말 을씨년스러워서 무서웠는데, 미국보다 훨씬 더 치안이 좋은 것 같아 마음을 조금 놓았다.
내 숙소는 알마티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는데, 리뷰가 많았던 시내의 숙소는 예약을 미루다가 만석이 되어버려 차선책으로 택한 숙소였다. 아마 곽튜브가 알마티를 여행하면서 지냈던 숙소였을 것이다. 3박에 4만원으로 무척 저렴한 곳이다.

이렇게 캡슐 호텔처럼 생겻는데, 매트리스가 상당히 푹신하고 침구류도 꽤 깨끗해보였다. 숙소에 중국인이 무척 많아서 중국어밖에 안들렸다. 체감 상 80프로 이상이 중국인이고 아랍계/서양인이 나머지를 차지하는 것 같았다. 일단 한국인처럼 생긴 사람은 한 명도 못봤다. 시내에서 꽤 떨어지긴 했지만 여기 숙소가 상당히 괜찮다. 샤워실에 온수도 잘 나오고 깨끗하고, 드라이어까지(별로 안 좋은 모델이지만) 배치되어있다. 무엇보다 버스터미널이 바로 옆이다. Hostel O2도 좋아요. 숙소에 체크인 한 뒤 바로 씻을 거리와 빨래비누를 챙겨 샤워를 하러 갔다. 앞으로 배낭여행을 하면서는 그날 입은 속옷과 양말을 매일 빨래해야 해서, 샤워를 마친 뒤엔 빨래비누로 빡빡 빨래했다. 손빨래 해본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데 땟국물이 떨어지고 깨끗한 물이 나오는걸 보면 생각보다 재미있다. 빨래를 끝내고 사다리에 옷을 말려둔 뒤 침구류를 깔고 자리에 눕고 보니 11시 30분 정도였다. 다음 날 6시 15분에는 일어나야해서 얼른 잠을 청했는데, 엄청나게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잠이 잘 안왔다. 내 생각엔 타코벨에서 먹은 제로콜라 때문이었는데, 이것 때문에 비행기에서도 콜라를 안먹었건만 12시간이 지났음에도 내 숙면을 방해했다. 앞으로 여행 중엔 콜라를 절대 안먹으리라 다짐했다.
좀 자고 눈이 떠졌는데 새벽 3시. 애써 다시 잠을 청하며 뒤척이다 새벽 5시에 그냥 일어나서 일기를 썼다. 한 시간 정도 일기를 쓰다보니 씻을 시간이어서 얼른 씻고, 알마티에서의 첫 일정을 진행하러 나갔다.
2025. 8.30.
전날 잠을 잘 못잤지만 숙소 문을 열고 나서니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전날 밤에 택시를 타고 올 때는 호수공원이 있다는 말만 들었는데, 아침에 나가보니 이런 풍경이 반겨줬다. 호수 너머로 보이는 텐샨산맥의 고봉이 엄청나게 가깝게 느껴졌다.

날씨도 정말 좋아서 바람막이 하나를 입었을 때 딱 적당한 날이었다. 피로가 싹 사라지는 뷰였다.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정류장으로 가서 투어 집결지까지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렸다. 원래 알마티에서 버스를 타려면 교통카드인 ONAY카드를 구매해야 한다고 했는데, 블로그 정보에 의하면 현금으로도 탑승이 가능하다고 해서 현금만 준비해두었다. 버스 요금은 120텡게, 현금은 200텡게였다. 현금으로 내도 원화로 500원이 조금 넘는 무척 저렴한 값이다. 기다리던 버스가 왔는데 아뿔사, 기사님께 직접 현금을 건네드려야 되는데 버스 앞쪽이 가득 차서 기사님이 뒤쪽 문만 열어준거다. 민폐를 끼치며 인파를 뚫고 들어가 버스 앞까지 도달하고 기사님한테 동전을 건네니 한참 나와 동전을 번갈아보더니 영문을 모르겠다는투로 동전을 주머니에 넣었다. 내리라는 말을 안 한 걸로 봐서 일단 탑승해도 된다는 것 같긴 한데, 현금은 안받나보다...
그런데 알마티 버스 시스템이 조금 허술한게, 무임승차해도 아무도 모를 구조다. 보통은 버스기사 바로 옆에 카드를 태그하는 기기가 있어야 할텐데, 알마티 버스는 버스 중간, 우리나라로 치면 하차하는 구역에만 태그가 있어서 사람이 조금만 많아지면 버스기사가 전혀 확인을 할 수 없는 구조 같다고 느꼈다. 처음 타는 거여서 굳이굳이 인파를 헤치고 앞까지 이동했는데 몇 번 타봤으면 그냥 무임승차했을 것 같다... 물론 지금은 ONAY카드를 구매해서 꼬박꼬박 버스요금 잘 내고 다닌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내릴 정류장을 착각해서 한 10분정도 더 걸어가야 했다.


내가 이 날 예약한 투어 프로그램은 카자흐스탄 현지 여행사 JoinmeAsia의 아씨고원 투어였다. 알마티 여행오는 사람들은 대개 여행사의 투어 상품을 이용해 알마티 근교의 자연경관을 탐방하는데, 여러 프로그램 중 아씨 고원 투어를 선택한건 이게 제일 멋진 것 같아서였다. 7시 30분에 집결지에 모여야 했는데, 나는 잠을 잘 못 자서 7시 10분 경 도착했다. 시간이 지나도 여행사 차량이 보이질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7시 30분 딱 되니까 차량이 들어와서 예약을 확인하고 차량에 탑승했다.

투어 가격은 18000텡게, 원화로 약 48000원이었는데 너무 비싼거 아닌가 싶었다. 그렇지만 다녀와보니까 충분히 낼 만 했던 것 같다.
투어는 총 두 대의 차량으로 갔는데, 내가 탄 차량에는 이탈리아인 커플 한 쌍이 앞 자리에 앉았고 뒷자리에는 나와 일본인 아저씨, 포르투갈인 여자가 앉았다. 일본인 아저씨는 담배를 폈는데, 담배 냄새는 전혀 안 나는데다가 충격받았던건 담배갑에 꽁초를 넣어서 다닌다는 거였다. 나는 담배꽁초 안 버리고 담배갑에 넣어서 다니는 사람은 정말 처음본다. 머리는 완전히 깎아서 아쿠자처럼 생겼는데 의외로 세심한 사람이었다. 다른 차량에는 동행을 구해 온 97년생 한국인 두 명이 있었는데 투어 내내 이 사람들이랑 같이 다녔다. 덕분에 사진도 많이 찍었다...

이동하던 중 현대자동차 건물이 엄청 예뻐서 차 안에서 한 장 찍었다. 알마티에는 현대기아차가 상당히 많다. 체감상 도요타나 혼다보다 더 자주 보이는 것 같다. 중고차로 보이는 무척 연식 오래된 자동차도 보이고, 최신 자동차도 보인다.놀랐던 건 경찰차가 다 최신형 K5 하이브리드라는 것이다. CU 편의점도 곳곳에 있고... 고려인들이 많이 살아서 그런 것도 있을 것 같다.
길을 가던 중 휴게소에 들러 점심으로 먹을 걸 사라고 했다. 작은 마트였는데 델리 코너가 있었다. 앞에서 맛있어보이는걸 하나씩 고르길래 나도 샌드위치 두 개에 삼사 하나를 골랐다. 삼사는 중앙아시아의 전통 만두?같은 것인데 빵 안에 고기, 양파 등 만두소와 무척 유사한걸 채워넣은 음식이다. 이게 단돈 1250텡게, 우리 돈으로 3000원이었는데 물가가 정말 착하다.


두 시간 정도를 달려 중간경유지인 Turgen 마을의 Bear 폭포에 도착했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니 휴대폰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이때부터 거의 7시간동안 디지털 디톡스에 들어가야 했다.

20분~25분정도 산길을 올라가니 폭포에 도착했다.

폭포 자체는 볼 게 별로 없었는데 폭포 반대편 산맥이 정말 아름다웠다. 사실 폭포 입구에 도착하기 전부터 길이 아름다웠다. 깎아지른듯한 자연 절벽이 겹겹이 쌓여있고, 사이의 조그마한 협곡을 따라 계곡이 흐르고 있었는데 우리가 다니는 길은 계곡을 따라가고 있었다. 캠핑을 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고, 간혹 말을 타고 지나다니는 현지인들도 보였다. 텐샨산맥 속으로 들어와보니 자연이 엄청났다. 눈으로 담기에 바쁜데다가 사진으로 찍으니 실제 풍경의 10분의 1만큼도 담아내지 못했다. 이건 직접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아름다웠다.
폭포 위 풍경도 마찬가지였다. 가이드는 이날 날씨가 좋지 않다고 아쉬워했는데 내 눈엔 하늘이 너무 파랗고 예뻤다.


잠시 풍경을 감상하고 내려가 입구에서 화장실을 갔다. 카자흐스탄은 화장실이 대개 유료고, 여기서는 200텡게를 냈다. 동전이 160텡게밖에 없었는데 카드 결제가 된다고 해서 그냥 결제하고 다녀왔다. 손은 씻어야지...
내려와서 차에 타니 내 등에 적힌 KOREA ARMY를 본 이탈리아 커플이 한국 군대에 대해 한참 물어봤다. 보직이 뭐였냐고 하길래 그냥 드라이버라고 했다. 어학병이라고 하기엔 좀 그래서..ㅋㅋ 그냥 구라쳤다. 막 물어보는데 생각보다 영어가 잘 나와서 놀랐다. 어학병 준비하면서 공부한 군사영어가 도움이 되었으려나.
이야기하면서 협곡을 계속 달린게 정말 기분 좋았다. 여행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프로드가 나타났다. 금방 끝나겠지.. 했는데 거의 한 시간동안 오프로드를 달렸다. 고원으로 가는 길이 정말 험하다. 그냥 내려서 걸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경치라도 좋으면 모를까 온통 나무로 막혀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오프로드 코스가 상당히 험하고... 멀미하는 사람은 절대 못 올 것 같다.
그렇게 겨우 달려 도착한 아씨고원의 풍경은 온갖 좋은 미사여구를 다 붙이고 싶은 풍경이었다. 어느 곳을 찍어도 영화였다.

















그렇게 실컷 구경하고 사진찍고 앉아있었다. 고원이라 무척 건조해서 그새 입술이 다 터버렸다.
다시 똑같은 오프로드를 한 시간 내려왔다. 피곤해서 자고싶은데 차가 너무 덜컹거려서 잘 수가 없었다. 4시에 출발한 차는 6시 반에 다시 알마티에 도착했다.
함께 하루를 보냈던 한국인 두 명과 함께 샤슬릭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찾아둔 곳이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가려고 택시를 부르려고 했는데, 나와 다른 차량을 탄 사람 한 명이 조수석에 앉아 기사님과 많이 친해졌는지 그 기사님이 우리를 태워주겠다고 했다. 마다하지 않고 올라탔는데, 기사님이 맛집 몇 곳을 추천해줬다. Dodo 피자가 알마티 최고의 피자집이라고 추천했는데 이번에 알마티 있는 동안은 가기는 힘들 것 같고,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한 번 들러야겠다.

우리 셋 모두 기진맥진한 상태로 가게에 들어섰다. 식당을 찾아보신 분이 주문도 담당해서 하자는대로 다 따라했다. 맥주가 먼저 나와서 같이 먹었는데, 피곤한 상태에서 먹어서 정말 맛있었다. 역시 맥주는 고생하고 난 다음에 먹어야 하나보다...
토요일 저녁이라 현지인들도 많이와서 식당이 가득 찼다. 우리는 3층으로 안내받았는데, 1층과 2층은 이미 가득 차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나온 샤슬릭. 다들 지쳐있었는데

샤슬릭 한 입 하니까 다들 눈이 번쩍 뜨여서 다시 활기를 찾았다. 양 샤슬릭 세 꼬치씩 시켰는데, 아니 진짜로 엄청 맛있었다... 엄청 부드럽고 잡내도 없는데다가 굽기도 완벽해서 빛깔은 완전히 분홍색인데다가 소금 간도 딱 알맞아서 맥주와 함께 먹으니 극락이었다. 쯔란과 양파를 함께 먹으니 더 좋았다. 지금 쓰면서도 또 먹고싶은 맛이다.

이것 말고도 샤슬릭 하나가 더 나오고 빵도 나왔는데, 그 뒤로는 찍을 생각도 안하고 그냥 먹기만 했다.하루 종일 먹은게 빵 조금밖에 없어서 정말 미친 듯 먹었다.
그렇게 배불리 먹고 셋이서 21000텡게가 조금 넘는 금액이 나왔다. 원화로 18000원 정도에 맥주, 꼬치 세 개, 빵까지 먹은 것이었다. 알마티가 점점 더 좋아졌다.

먹고 일행들이 숙소까지 걸어간다는데, 마침 지하철역도 근처길래 같이 걸어갔다. 생각보다 거리가 조용했는데, 메인 스트리트 쪽이 아니어서 그랬을 것 같다.한 삼십분 정도 걸어서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나머지 일행들과 작별하고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은 교환권을 카드로 구매할 수 있어서 교통카드가 없어도 탈 수 있었다. 물론 ONAY카드가 있다면 그걸 사용해서 탈 수도 있다.



사실 택시를 타고 가도 얼마 안하는데, 지하철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굳이 지하철을 타고 갔다. 내리니까 너무 피곤해서 그냥 택시탈껄 후회했었다. 지하철역에서 숙소까지도 2~3km를 걸어가야 해서 택시를 탈까 했는데, 가는 길이 아침에 봤던 호수공원을 가로지르는 길이어서 이왕 고생한거 조금만 더 걷자 하고 공원을 걸었다.

공원이 정말 잘 되어있다.저녁 9시 경이었는데 사람이 무지하게 많았다.커플들도 많고 아이들도 많았는데 그래서 무척 시끄러웠다. 버스킹하는 사람들도 많고, 조경이나 호수도 굉장히 잘 만들어 놓았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씻고, 또 빨래한 뒤 일기를 조금 쓰다가 쓰러졌다. 이 날은 정말 잘 잤다.
호수공원이 너무 좋아서 오늘 다시 한 번 가보려고 한다. 오늘 갈 때는 캔맥주 하나를 들고가서 먹어야겠다.
여행기가 너무 길어졌다. 앞으로도 계속 쓸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저녁먹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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