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 외 이야기들/2025년 유라시아 여행

[터키 여행기] 3. 카이막 먹어보기 / 이스탄불 아시아지구 카디쿄이 구경 / 이스탄불에서 부르사 배타고 가기 / 부르사 구경

by Orthy 2025. 10. 17.

25.10.14.(화) ~ 25.10.16.(목)

아침에 일어나 전날과 같은 조식을 먹었다. 조식은 항상 똑같이 나오는 것 같은데, 전날 저녁에 조식과 함께 먹으려고 동네 마트에서 토마토를 사왔다. 마트 물가는 생각보다 꽤 싸서 토마토 한 개에 500원 정도? 토마토가 근데 또 엄청 맛있다. 치즈 바른 빵에 토마토 같이 먹었다.

이날은 노을 지는 모습과 저녁의 아야소피아를 보고 싶어서 일부러 숙소에서 조금 늦게 출발했다.

아침을 먹고 방에서 뒹굴거리며 지도를 보는데 숙소 바로 옆에 스푸파2 이스탄불편에 소개된 카이막 가게, 보리스 인 예리라는 가게가 있다는걸 알았다.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전날 먹은 카이막이 생각보다 별로여서 가게문제인가? 궁금해 이곳도 가보기로 했다. 숙소 진짜 바로 옆이어서 간단하게 지갑만 챙기고 갔다. 코너만 돌면 바로 나온다.

의외로 한국인이 없었음;;

리뷰에 한국어가 많아 한국인들로 가득 차 있을 줄 알았는데 한 그룹도 없었다. 조금 더 믿음이 가는 느낌?

카이막+홍차에 250리라. 전날 갔던 곳보다 20리라 싸다.

음... 전날 먹었던 곳이랑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 맛은 있는데 진짜 그정도로 호들갑 떨 맛은 아닌 것 같고 내 입에는 카이막보다 꿀이 본체로 느껴졌다. 꿀이 맛있다.

앞으로 카이막을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난 그냥 맛있는 버터를 발라먹는게 더 좋은 것 같은데.

아침도 많이 먹었는데 카이막에 빵까지 먹어 배가 진짜 터질 것 같았다. 다 먹고 바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기고 아시아지구로 넘어가는 지하철을 찾아갔다.

숙소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보스포러스 해협의 해저터널을 통해 유럽지구와 아시아지구를 오가는 Marmaray선을 탈 수 있는 예니카프역에 도착한다.

예니카프역의 Marmaray선

여기는 신시가지로 가는 지하철 노선과 유럽지구의 시 외곽으로 가는 지하철 노선도 있어서 표지판을 잘 보고 타야한다. 일반적인 지하철 요금은 35리라인데 이건 해저터널을 통과하는 노선이라 그런지 55리라 정도 요금을 냈었다.

역간 간격도 길어서 두 정거장만에 아시아지구의 카디쿄이 선착장 근처의 승강장에 도착했다. 막 일어났을 때는 구름이 많았는데 지하철에 내려서 보니 하늘이 싹 개어있었다.

날씨가 좋았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카디쿄이의 중심가로 걸어갔다. 카디쿄이를 설명하는 블로그 글들은 이곳이 이스탄불의 성수같은, 이스탄불의 청년층이 많이 찾고 그만큼 유행에 민감하면서 건물들도 아기자기하고 예쁘다고 했다. 난 성수도 많이 안가봤는데... 이스탄불의 성수를 먼저 탐험하게 된 것이었다.

걸어가는 길에 그래피티가 엄청 많다.

사실 여기뿐 아니라 이스탄불에 그래피티가 엄청 많다. 신시가지, 구시가지, 아시아지구 가리지 않고 그래피티로 가득 찼는데 정부에서는 딱히 제지를 하지 않는 것 같다. 막상 보다보면 또 멋있는데, 역사와 전통으로 가득 찬 이스탄불에 현대적 감성이 씌워지는 느낌이라 의외로 조화롭기까지 하다.

이스탄불에 많은건 그래피티뿐이 아니라 길고양이와 들개도 많다.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벤치에 앉아있으면 막 다가온다. 나는 고양이를 별로 안좋아하고 또 더러워서 애들이 다가오면 자리를 피하는데 특히 서양 아주머니들이 고양이들을 엄청 쓰다듬어준다. 또 들개들은 뭘 얼마나 잘 찾아먹는건지 다 임신한 것처럼 배가 나와있다.

숙소에서도 고양이를 기르는데가 많던데 내가 매번 고기 먹을 때마다 내 주위를 맴돌면서 책상에 올라온다. 진짜 짜증나서 막 놀래키기도 하고 저리 밀어내느라고 고생이 많다. 난 고양이가 싫어...

하여튼 그렇게 걷다보니까 점점 카디쿄이의 중심가가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이쪽도 골목골목이 참 예쁘다. 이스탄불의 탁심지구와 갈라타 타워 부근, 테오도시우스 성벽에서 발랏 마을로 가는 길 그리고 카디쿄이의 골목이 정말 예쁘고 볼만하다. 추천하고 싶다.

여기도 집들이 알록달록했다.
여기에서도 한강작가 포스터가?
나무가 멋져서
여기 빵냄새가 진짜 미쳤었는데 너무 배불러서 못먹었다. 아쉽다.

점점 카페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음식점도 많이 보였다.

카페 거리의 초입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요식업을 시작할 때 일식에 많이 도전하는 것 같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가게 인테리어가 다들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카디쿄이에서는 그 자리를 이탈리아 음식이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피제리아가 자주 보였고 인테리어도 서로 비슷하게 생겼다. 이태원에서 많이 본 음식점들의 인테리어와도 비슷한 느낌? 그래서 걸어다니다가 왠지 모를 기시감을 느꼈다.

전반적으로 이쪽 거리 분위기가 아기자기하고 느좋이다. 시간을 내어 방문할만하다.

커피 마시는 사람들
느좋 ㅇㅈ
꽃 예쁘다

나는 분명 블로그에서 소개하는걸 보고 온건데 한국인은 커녕 동양인이 하나도 안보였다. 한국인 많은건 싫지만 또 너무 안보이니까 보고싶은 이 모순적인 감정...

보스포러스 해협이 보인다
걸어가다가 뜬금없이 수학학원을 발견했다. 거리 한가운데에 있다.
근데 버지니아 울프랑 무함마드 알리는 왜?
느낌 좋네요

걷다가 진짜 어이없는 짜장면가게를 발견했다. 이스탄불이 아니라 서울 자취촌에 있을 것 같은 배달전문중국집처럼 생긴 가게가 있었다.

진짜 어이없어서 헛웃음 나옴;;

근데 내부 인테리어 공사중인 것 같았다. 아니면 이제 생기는건가?

이스탄불 맞습니다

카디쿄이 근처에 김민재가 나폴리에 가기 전 뛰었던 페네르바체FC 홈구장이 있다고 해서 가봤다.

페네르바체 현수막이 자주 보인다
카디쿄이의 상징 카디쿄이 불스. 증권가도 아닌데 왜 있는지는 모르겠다.

황소 동상에서 삼십분정도? 걸어가면 페네르바체 구장이 나온다.

유니폼스토어?
페네르바체 구장

경기를 보는 것도 아니라 그냥 사진만 찍고 근처 해안공원으로 갔다. 사실 해안가로 가는 길에 있어서 잠깐 길을 우회해 간 것이었다.

해안가로 가는 길에 발견한 귀여운 자동차

또 한참 걸어 공원에 도착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테니스 구장도 많고 하는 사람도 많더라. 달리기 하는 사람도 많고...

공원 모습1
공원 모습2

바닷가에 벤치가 있어 음악 들으면서 앉아 바람을 맞았다. 한참 그러고 있다가 카디쿄이의 핫플레이스라는 모다 해안공원으로 걸어갔다. 내가 간 공원과는 좀 떨어져 있어 역시 삼십분 정도 걸어갔다.

유튜브에서 여기를 소개하는 영상이 있었는데, 한강공원보다 좋다 막 이래서 기대를 하고 있었다.

모다 공원으로 가는 길
쭉 이런 풍경

이분 혹시 한강공원을 안가보셨나? 여기도 좋긴 한데 한강공원이 훨씬 예쁜데...

별로 볼게 없어서 다시 카디쿄이의 골목길로 들어갔다.

트램이 다닌다

이곳저곳 막 돌아다니다가 지도를 보는데 근처에 에그타르트 맛집이 있다는 걸 봤다. 한국인 리뷰가 많고 극찬을 하길래 얼른 가봤다. 에그타르트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얼른 평가하러 가봤다.

가게 이름부터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를 파는 곳이었다.
오리지널과 피스타치오를 하나씩 시켰다. 각 110리라.

오! 이거 맛있었다. 일단 페이스트리가 진짜 바삭하다. 서울에서도 에그타르트를 많이 먹었는데 내가 먹어본 에그타르트 중에서 페이스트리가 가장 바삭했다. 필링은 좀 많이 달다. 설탕을 들이부은 것 같은 느낌? 서울에서 먹었던 것들은 계란맛을 좀 더 강조하는 느낌이었는데 이건 달아서 계란맛이 잘 안느껴졌다. 포르투갈에서는 안먹어봐서 뭐가 정통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이거 굉장히 맛있다. 서울의 웬만한 가게는 다 때려잡는 맛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나갈때 하나 더 사갔다. 이건 블루베리맛, 가격은 같다. 근데 내 입맛에는 오리지널이 제일 맛있었다.

사람 엄청 많다

돌아다니다보니 3시 반쯤 되었는데 점심을 안먹고 에그타르트만 먹어서인지 좀 배고팠다. 치킨버거 가게가 많이 보여서 그걸 먹을까 하다 지도에서 평이 좋은 타코 가게를 발견해버렸다. 군대에서 외박 외출로 서울 갈때마다 타코 맛집을 찾아다닌 이후 타코에 완전히 빠져버렸었는데, 이스탄불 타코 이거 못참거든요. 바로 가게를 찾아갔다.

비프타코랑 치킨타코밖에 없었다. 근본 까르니따스가 없다니 이건 좀 말 안되는데...

비프타코를 320리라에 시켰다. 가격은 한국보다 좀 더 싼 느낌?

또르띠아를 튀긴 타코는 안 먹어본 것 같았는데 좀 기름져서 난 별로였다. 고기도 좀 많이 짜고 고수도 없는 타코였다... 서울 타코에 완승 판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좀 실망스러웠다. 그냥 치킨버거 먹을걸.

카이막에 에그타르트에 타코끼지 먹어버려서 섭취한 칼로리에 죄책감을 느꼈다. 원래는 카디쿄이에서 바로 숙소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속죄하기 위해서 좀 걸어야했다. 마침 보스포러스 대교 근처에 오르타쿄이 모스크바는 곳을 안가봤어서, 배를 타고 베식타쉬 선착장에 내려 대교까지 걸어가고 다시 구시가지까지 걸어가려고 했다.

카디쿄이 선착장에 도착하면 에뮈뇌뉘/카라쿄이로 가는 선착장과 크바타쉬/베식타쉬로 가는 선착장 건물이 다른데, 주의해서 타야한다. 페리를 타고 가는 길에 본 햇빛에 빛나는 이스탄불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아시아지구를 오가는 화물기차의 종착역이었다.
아시아지구의 물류항?

배를 타고 해협을 지날 때 파티흐 구역을 보면 언덕 위로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 그 외의 수많은 모스크의 돔과 미나렛이 보인다. 특히 파티흐 구를 바라보는 방향이 해가 넘어가는 서쪽이어서, 햇빛의 그림자로 수많은 미나렛의 삐쭉 솟은 실루엣이 보이는데 이게 굉장히 낭만적이다. 종교의 도시, 성스러운 도시라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이곳이 이스탄불이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해협에서 바라본 이스탄불의 유럽지구.
돌마바흐체 궁전

베식타쉬 선착장에서 내려 4~5키로 정도 걸어가면 오르타쿄이 모스크와 보스포러스 대교가 보인다.

여기도 사람이 무지하게 많다
오르타쿄이 모스크

모스크는 닫혀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보스포러스 대교

조금 구경하다가 되돌아갔다. 여기서 갈라타다리까지는 7키로 정도를 걸어야했는데, 한참 걷다가 좀 힘들어서 1키로 정도를 남겨두고 트램을 타고 갈라타 다리를 건너 트램에서 내렸다. 노을지는 금각만을 봐야했다.

신시가지의 갈라타 타워
쉴례이마니예 모스크 너머로 해가 넘어간다.
아시아지구. 멀리 침르자 대모스크와 초대형 터키 국기가 있는 침르자 공원, 침르자 타워가 보인다.

노을을 바라보다 색이 옅어지자 술탄아흐멧 광장까지 걸어갔다.

저번에 갔던 터키은행박물관

술탄아흐멧 광장의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에는 등불이 밝혀져있었다.

블루모스크
아야소피아

벤치에 앉아 두 모스크를 바라보다 7시 반쯤 숙소로 돌아갔다. 음악을 들으며 공원에 앉아있는건 행복한 일이다.

가는 길에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빵집에서, 저녁으로 먹을 빵을 사러갔다. 전전날에도 갔던 곳이라 그냥 간 것이었는데, 어라? 계산할때 보니까 스푸파2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동네 빵집이 스푸파 맛집일 확률?

어쩐지 빵이 맛있더라. 여기 숙소 위치가 보면 볼수록 좋다.

저녁을 먹고 근처 마트에서 맥주를 하나 사왔다. 85리라, 맛이 상당히 좋았다.

먹고 알딸딸한 상태로 휴대폰을 보다가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7시쯤 일어나 짐을 쌌다. 이날은 이스탄불을 떠나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에 이은 터키에서 네번째로 큰 도시 부르사(Bursa)로 떠나는 날이었다.

이스탄불 → 부르사

이스탄불에서 부르사로 가는 방법은 버스를 이용하거나 페리 여객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버스는 3시간 / 페리는 2시간 정도 걸린다. 마침 숙소 바로 옆에 부르사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는 예니카프 선착장 있어 전날 페리 티켓을 구매했다. 요금은 640리라. 티켓은 obilet 앱을 통해 구매했다.

이스칸불에는 여러 선착장이 있는데, 내가 이용한 예니카프 말고도 에미뇌뉘/카라쿄이/카디쿄이 등의 선착장에서 부르사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obilet 앱을 확인하면 다 나와있다.

9시 50분 예니카프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배를 예매했고, 숙소에서 걸어서 20분 정도여서 9시쯤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다.

예니카프 선착장
오늘 타는 페리는 ido라는 회사의 페리였다.

부르사로 가는 페리는 ido / budo 두 개의 회사에서 운영하는데, 예니카프에서는 ido, 에미뇌뉘에서는 budo 회사의 페리를 탈 수 있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 두 회사는 부르사에서 내리는 위치도 다른데, 10키로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나는 그냥 숙소에서 가까워서 ido를 이용했는데, budo의 배가 조금 더 좋다는 후기가 있긴 했다. 그런데 어차피 2시간 가는 배라 큰 상관은 없는 것 같고 ido의 배를 탈 때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

터미널에 들어가면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매표소에 티켓을 보여주니까 종이티켓을 발권해줬다.

부르사행 티켓

조금 기다리다가 9시 40분쯤 승선을 시작했다.

부르사로 가는 배

안에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10프로도 안 찬 것 같은데...

내부

페리 안에서 유튜브도 보고 잠도 자니까 2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부르사 근처의 항구도시 무단야

12시경 무단야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부르사 바로 위에 있는 도시인데, 여기서 부르사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이스탄불에서는 구글맵이 대중교통 정보도 알려주지만, 부르사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대신 moovit이라는 앱을 다운받으면 대중교통 경로를 알 수 있다.

선착장에 내리다

moovit에서 알려준대로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 F1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 가는 길
가는 길

관광객이 많은 이스탄불이랑은 달리 이쪽에는 관광객이 거의 안보였다. 페리 안에서도 관광객은 못 본 것 같았는데.

정류장에서 5분도 안기다렸는데 운이 좋게도 바로 버스가 왔다. 트레블월렛 카드로도 태그를 할 수 있었고, 시외버스라 그런지 요금이 53리라로 좀 비싼 편이었다. 버스에 타자마자 모두가 나를 쳐다봤는데 좀 지나도 계속 시선이 느껴져서 좀 부담스러웠다...

부르사로 가는 길은 이스탄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부르사의 뒷산 울루다 산은 터키의 최고봉이기도 하고, 이쪽은 쭉 산지다. 산 사이로 도로가 쭉 뻗은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우리나라 모습이랑 비슷해보였다. 좀 다른 점은, 우리나라에는 산에 집이 거의 없지만 여기는 산을 따라 주택이 쫙 지어져있다는거? 그리고 산 정상에 풍력발전기가 주르륵 놓여있어서 경치가 좋았다.

부르사 시내에 가려면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해서 앱에서 알려주는 정류장에 내렸는데, 잠시 뒤 중앙아시아의 마슈르카와 비슷한 개념인 돌무쉬가 정류장으로 와서 부르사 센터?하고 물어보길래 대충 맞겠지 하고 그냥 탔다.

돌무쉬 내부

돌무쉬는 처음 타보는 거였는데, 타보니까 마슈르카랑 그냥 똑같다. 요금 내는 방식도 그렇고 차 자체도 중앙아시아 마슈르카랑 비슷한 차라서 낯설지 않았다. 요금은 35리라. 게다가 정류장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내려달라는데서 내려주고 아무데서나 탈 수 있는 것까지 마슈르카랑 똑같았다.

그래도 종점은 있다.
여기서 내려줬다.

내려준 곳에서 내가 예약한 숙소까지는 3키로 정도 떨어져있었는데, 가진건 튼튼한 다리밖에 없어서 그냥 짐 다 싸매고 걸어갔다.

가는 길에 트램을 봤다. 나름 대도시다 이거지

숙소는 역시 아고다 앱에서 가장 싼 데로 했는데, 안좋은 후기가 많아서 좀 고민을 했다. 그런데 일단 1박에 2만원인 이 숙소가 가장 싼 곳이었고, 위치가 너무 좋아서 그냥 예약한 것이었다.

부르사의 can otel

들어가니까 내 앞에 한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고, 주인은 잠깐 자리를 비워서 이 사람이랑 이야기를 했다. 터키 현지인인데 아프리카 un기구에서 일하다가 휴가를 내고 지금은 터키 전역을 여행하고 있다고 했다. 여행지 추천도 해주고 이야기하다보니 자기 연락처를 주면서 여행하다가 모르는 걸 부담없이 다 물어보라고 해서 얼른 받아왔다. 터키 와서는 사람을 잘 안믿으려고 했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걱정한 것에 비해 너무 친절하다...

잠시후 주인이 와서 체크인을 했다.

하루 2만원에 개인실?

주인도 무척 유쾌하고 2만원에 이정도 컨디션의 개인실을 쓰는데다 위치는 거의 최고라서 걱정이 쓸모없어졌다. 다만 좀 오래된 것 같고 베개가 좀 누렇고... 전체적으로 청결은 좀 떨어지는 것 같지만 중앙아시아를 겪고 나니 청결이나 위생관념은 좀 무뎌져서 나는 괜찮았다.

짐을 풀고 좀 쉬다가 나가봤다. 숙소 바로 옆에 식당이 있었는데, 터키 와서 엄청 자주 본 Lahmancun이라는걸 팔고 있길래 궁금해서 들어가봤다.

여기 사장님도 유쾌하시다

들어가니까 또 시선집중에 질문세례를 받았다. 항상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남한이냐 북한이냐 / 김정은 레퍼토리가 똑같다... 그래도 여기서는 점원 한 명이 김밥 떡볶이 비빔밥 맛있다고 그래서 신기했다.

라흐만춘?이라는걸 시켰는데, 시키고 나서야 검색해보니 치즈없는 터키식 피자 같은 거라고 했다.

저 피자같은거 안에 파슬리랑 샐러드를 넣고 레몬즙을 뿌려 말아서 먹는거라고 했다.

사장님이 저거 가져다주면서 어떻게 먹는지도 알려줬다.

이거 꽤 맛있다. 특별한 맛은 아닌데 샐러드랑 레몬즙의 산미가 좋고 저 도우같은게 엄청 바삭바삭해서 맛있다. 안에는 들어간건 라구소스? 같은 느낌이 있는데 토마토 맛이 좀 빠진 라구소스 맛이다. 하여튼 꽤 맛있다.

라흐만춘 하나에 탄산수까지 해서 110리라 나왔다.

숙소 바로 옆에 트램이 통과하는 시장거리가 있어서 그쪽으로 가봤다.

여기도 느좋이었다
트램도 다니고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코리아 레츠고

조금 걸어가니까 시장이 나왔다. 지도를 보니까 이곳이 부르사의 그랜드 바자르였다.

그래 이 느낌을 원했어

딱 내가 원하는 느낌의 시장이었다. 이스탄불의 시장들은 너무 관광명소로 변해버려서 현지인들이 다니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고 너무 실망스러웠는데 부르사 그랜드 바자르는 실제로 현지인들이 장을 보는 장소, 관광을 위한 시장이 아니라 진짜 시장이었다.

전체적으로 중앙아시아 시장이랑 비슷하긴 한데 파는 물건이 조금씩 다르다. 중앙아시아는 정육점이 진짜 많고 향신료 파는 곳도 많았는데, 여기는 정육점 대신 생선가게가 좀 있고 향신료 가기는 하나도 못봤다. 대신 올리브 절임 파는 곳이랑 터키 딜라이트, 빵집이 많이 보였다. 제일 다른점은 가격표가 딱 붙어있다는 점이었다. 신뢰상승!

시식코너가 있어서 얼른 귤을 하나 먹었는데 많이 달았다.
올리브
엄청 싱싱해보인다
이건 무슨 나뭇잎을 절여서 만든 것 같은데 뭔지 모르겠다
사과
토마토가 엄청 싱싱해보여서 세 개 샀다. 25리라니까 1000원도 안된다.
치즈도 시식했다
올리브절임을 통으로 사간다.
부르사 바자르의 패션거리
레모네이드랑 석류주스인데 위에 피클이 있다

이스탄블에 가면 이스탄불이 실크로드의 종점이라고 하는데, 부르사에 오니 이번엔 부르사가 실크로드의 종점이었다고 그런다. 실크로드의 종점답게 실크로드를 지난 비단이 모여서 판매되었다는 곳이 있었는데, 부르사 바자르 한가운데에 있는 코자 한이라는 곳이었다.

코자 한 - 실크로드의 종점?

사실 실크로드는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갈래의 길이 있었기 때문에 부르사가 실크로드의 여러 갈래 중 한 종점이었을 것 같기는 하다. 부르사는 오스만 제국이 처음 발흥한 곳이자 제국의 첫 번째 수도였던만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었다.

메디치의 지부까지?
내부에는 이렇게 실크 상점들이 있었다
카페도 엄청 많은데 다 현지인들 같았다. 가운데에 있는건 모스크.

시장 구경을 마치고 부르사의 랜드마크, 울루 자미로 갔다. 터키에서 가장 많은 20개의 돔이 있는 모스크인데, 오스만 제국이 처음 세워질 당시 한 번의 전투를 이길 때마다 신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돔 하나를 세우겠다는 맹세를 한 뒤 20전 20승을 기록하고 제국의 기틀을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막상 가까이 가니 20개의 돔을 밖에서 찍을 수가 없었다. 일단 아쉬운대로 내부로 들어갔는데, 이스탄불에서 본 모스크들과는 확연히 다른 형태였다. 일단 크기가 작은 돔 20개가 같은 크기로 나란히 배치되어있고, 이스탄불의 모스크처럼 천장이 높은 것도 아니라 박스 형태의 모스크였다. 이스탄불의 모스크를 보고 오면 외관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게 오스만 제국 초기에 지어진 모스크라는 걸 감안해야 할 것 같고 내부는 또 무척 화려하다.

부르사의 모스크는 이렇게 가운데에 분수가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이것도 이스탄불의 모스크와의 차이점이다.
내부 모습
반대쪽

이슬람 지역을 여행하기 전에는 나도 이슬람에 대해 가진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었다. 광신적이고 맹목적인 이슬람교도들을 매체로 많이 접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직접 경험한 이슬람과 이슬람교도들은 생각보다 정말 관대하다는 생각을 한다. 교회나 성당, 절은 무척 엄숙한 분위기인데다가 종교적 의식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건 내가 잘 몰라서 그렇게 느끼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모스크는 그렇지 않다. 기도하는 사람, 앉거나 누워서 쉬는 사람도 있고, 가장 놀라운건 아이들이 맘껏 소리지르며 뛰어다닌다는 점이었다. 온갖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모스크에 방문하는 것이다.

모스크가 아이들의 놀이터라는게 정말 놀라웠다
그냥 막 굴러다닌다
뛰어다니고
소풍 온 아이들?

울루 자미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걸 보면서 앉아있다가 옆에 있는 공원으로 나왔다.

#BURSA

울루자미의 돔을 보고 싶어서 안터넷을 검색하다가 부르사 성채라는 곳에 가면 울루자미의 외관을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지도에 얼른 검색하고 걸어갔다.

가는 길도 골목이 예뻤다.
가는 길에 발견한 유적
부하라의 지도자가 건설을 의뢰한 무덤? 뭔지 모르겠다.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었는지... 아이들이 많았다.
부르사의 명물

산간지역이라 그런지 부르사에는 산에다가 집을 많이 지어놨다. 또 그게 보기 좋아서 이곳저곳 사진도 많이 찍고 열심히 구경했다. 부르사는 관광객이 별로 없어서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내 여행 스타일과도 정말 잘 맞는 도시였다. 이미 여기서 부르사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었다.

가는 길에 마주친 부자. 이 아저씨도 내게 말을 걸더니 좀 이야기하다가 여행할 때 궁금한걸 물어보라고 연락처를 주고 갔다.
은행이 물들고 있었다.

울루자미에서 거의 30-40분? 걸어서 부하라 성채라고 검색해서 나온 곳에 도착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인터넷에서 본 장소는 여기가 아니었지만 여기서 본 경치는 정말 대단했다. 올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입장료는 무료였다. 부르사는 입장료 받는 곳이 없는듯?

무료라길래 신나서 들어갔다.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는데... 공짜가 너무 좋아 큰일이다.

성채에 올라가서 본 부르사의 경치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 풍경을 보고 다음날 저 산위의 마을에 올라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예뻤다.

성채에서 부르사 풍경을 둘러보고 다시 내려와 울루자미쪽으로 걸어갔다. 골목골목으로 들어가 구경했는데,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다들 정말 신기한 눈으로 나를 본다. 그런데 나 좀 부담스러워...

그렇지만 난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스탄불에서 수많은 인파에 지친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너무 관광객이 많은 곳은 가기 싫어.

다시 울루자미로 돌아가는 길

똑같이 한참 걸어 부르사 시내쪽으로 내려왔다. 여기 정말 구경할게 많은데 사람들이 왜 안오는지 모르겠다.

이게 도대체 언제적 휴대폰이야

한참 돌아다니다 힘들어서 숙소에 들어가서 좀 쉬었다. 들어간 김에 수학 공부를 하다가 7시쯤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이날은 마침 내 생일이기도 했고, 그래서 돈을 좀 쓰기로 했다. 저녁으로는 내가 부르사에 온 이유 중 하나인 이스켄데르 케밥을 먹을 생각이었다. 이스탄불에서도 엄청 많이 보였는데, 이스켄데르 케밥은 부르사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케밥이라고 해서 본고장에서 먹으려고 열심히 참았다. 사실 이스탄불에서는 너무 비싸서 잘 참아졌다.

이스켄데르 케밥은 빵을 밑에 깔고, 요거트 소스와 고기로 덮어 위에 버터를 쫙 뿌려 먹는 케밥이었다. 숙소 바로 옆에 구글 리뷰 만 개가 넘는데 평점이 4.8인 맛집이 있어 얼른 가봤다. 매장에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이스켄데르 케밥 하나를 시켰는데, 주문하고 거의 바로 나왔다. 석류주스 하나가 포함이어서 마실건 따로 시키지 않았다. 케밥 하나에 630리라 - 거의 23000원이다.

이스켄데르 케밥 - 케밥 식당 후세인 우스타라는 곳이었다

버터가 고소한데다가 고기도 맛있었다. 특히 요거트 소스가 킥이었는데 토마토, 고기, 빵을 포크로 찍어 요거트 소스와 함께 먹으니까 엄청 맛있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만한 돈을 낼 정도인가...는 잘 모르겠고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맛처럼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맛이 났다.

그래도 생일을 자축하며 이스켄데르 케밥을 맛있게 먹고, 울루자미 근처를 산책하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츄러스처럼 생긴걸 하나 사먹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입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라 얼른 사진을 찍었다.

40리라

츄러스 비슷한데 꿀에 절여진 느낌? 한 입 먹으면 꿀물이 쫙 퍼진다. 이거 엄청 맛있다.

다시 숙소에 돌아와 쉬다가, 파미르 그룹투어 왓츠앱 톡방에 조 할머니가 찍었던 사진 중 일부를 올렸길래 들어가봤다. 아마 귀국해서 사진 작업을 하셨나보다. 사진을 둘러보면서 추억여행을 했다. 이게 거의 한달 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

쿠르가쉬 계곡의 4800m 고지를 오르던 장면. 이 전날 알리추르에서 고산병에 감기로 인생 최악의 밤을 보내고 두통에 시달린채 겨우 올라갔다. 그렇지만 정상에서 본 아프가니스탄의 산맥은 정말 최고였다...

그렇게 저녁에 또 수학공부를 하다 유튜브를 보다 잠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좀 뒹굴거리다 8시쯤 아침으로 먹을 빵을 사러 갔다. 전날 그랜드바자르에서 산 토마토와 무화과가 있어서 곁들여먹을 바게트 빵을 사려고 했는데, 숙소 근처에 그냥 빵집인데 리뷰 6000개에 평점 4.5인 가게가 있어서 궁금해서 가봤다.

아침 8시인데도 줄이 있었다.

빵 두 개를 샀는데, 하나는 바게트처럼 보이는 빵이었고 다른 하나는 내 앞에 줄 선 사람들이 다들 사가서 나도 사봤다.

그걸 먹어보니까 참깨 맛이 많이 나고, 송편 안에 들어간 깨설탕? 그런 맛이 나서 뭔가 하고 찾아봤다.

요거. 먹던거라 죄송...

제미나이한테 물어보니까 바로 나왔다.

어쩐지 송편맛이 나더라

구글리뷰를 보니까 여기가 성심당 느낌의 빵집이라고 했다. 현지인들도 찾아와서 줄서는 빵집..? 그래서 사람이 많았구나. 하여튼 엄청 맛있게 먹었다. 부르사에 오면 찾아서 먹어봐도 좋을 맛이다. 진짜 송편느낌이 나고 맛있다. 여기에 토마토와 무화과도 함께 먹었다.

아침 먹고 바로 부르사 시내 구경을 나섰다. 전날 부르사 성채에서 본 언덕마을을 가는게 목표였다.

가는 길에 노란 건물이 보여서 창문을 보는데 공부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뭐지? 하고 가보니까 부르사 시립도서관이었다. 궁금해서 들어가봤다.

부르사 시립도서관
내부
반납도서목록에 있던 반지의 제왕
내부 학습실

패드랑 노트 들고 갔으면 여기서 바로 수학공부 했을텐데... 좀 아쉬웠다.

도서관은 생각보다 작아서 책은 문학이랑 역사 위주로 있고 많이 없었다. 한바퀴 둘러보고 나왔다.

도서관 근처에 유명한 다리가 있다길래 가봤다.

다리 위의 상점들

설명문을 읽어보니 다리 위에 상점이 같이 있는건 전세계에 네개 뿐이고 이건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하던데... 뭐가 특별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침이라 그런지 상점들도 다 닫혀있어서 그냥 사진만 찍고 나왔다.

언덕마을에 가기 전 오스만 제국의 실질적 창업군주라고 평가받는 메호메트1세가 묻힌 무덤, 그린 툼에 들렀다. 저 다리 바로 근처에 있다.

이쪽 동네 이름인 Yeşil이 초록색이라는 뜻이라 그린 툼(tomb)이라는 이름이 붙었던걸로 기억한다.
내부

우즈벡이나 중앙아시아에서 본 영묘와 거의 똑같다. 이게 다 티무르의 영향 때문이겠지..?

무덤의 주인 메호메트1세에 대한 설명

부르사가 오스만 제국의 역사에서 이렇게 중요한 도시였다는건 여기 와서 처음 알았다.

내부의 샹들리에

그린 툼 건너편에는 그린 모스크가 있다.

나무가 상당히 나이가 있어보였다. 너머로 그린 모스크가 있다.
그린 모스크의 정면
모스크 내부는 다 비슷하게 생겼다.
중국인 관광객이 여기까지?!

그렇게 부르사 동편의 주요 관광지를 다 둘러보고 드디어 이날의 목표, 부르사의 언덕마을로 올라갔다. 언덕길을 그냥 계속 걸었다.

이렇게 생긴 길을 계속 걸어 올라갔다.

지도를 보는데 저 언덕 위에 무슨 박물관같은게 있길래 일단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린 모스크 지역에서 한 30-40분? Sultan's mansion museum이라는 곳이었다.

언덕이 상당히 가팔랐다
이렇게 생겼다
아침에 날씨가 먼지가 좀 꼈다

부르사 일대가 터키 최대의 공업단지라 그런지 아침에 먼지가 껴서 하늘이 뿌옇게 보였다.

가운데 보이는게 그린 모스크와 그린 툼이다.

일단 올라왔는데 여기가 뭐하는 곳인가 궁금해서 리뷰를 읽어보다가 설명을 잘 해놓은 리뷰를 발견했다.

그렇구나

이렇게 생긴 박물관 같은게 있는데 잠겨져있었다. 내가 다가가니까 어디선가 관리인 아주머니 두 분이 와서 나를 데리고 들어가주셨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안된다고 했는데 말하길 전에 이미 사진을 두 장 찍어버렸다. 그런데 이걸 지우라고 하지는 않아서 그냥 올린다.

이곳을 사용했던 세 명의 술탄들
그리고 아타튀르크

아타튀르크 이분은 안 간 곳이 없는 것 같어. 어딜가든 아타튀르크가 방문한 곳이다.

그렇게 박물관을 둘러봤는데 되게 조그마하고 설명도 다 터키어여서 오래 있지는 않았다.

다시 골목길을 걸어가며 그냥 계속 위쪽으로 올라갔다. 이쪽 동네 집들이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해서 예뻤다. 왠지모르게 부산같은 느낌도 나고. 부산도 언덕에 집들이 많아서 그런가? 하여튼 음악을 들으면서 이쪽 골목을 걸어다니는게 엄청 좋았다. 관광객이 안오는 곳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내가 홍대병이 좀 심하다...)

골목이 되게 예쁘지 않나요

한참 걷다보니 전날부터 가고 싶었던 모스크를 발견했다.

저 초록색 돔을 가진 모스크

전날 부르사 성채에서부터 초록색 돔이 눈에 띄어서 가보고 싶었다. 아니 근데 저 모스크가 구글 지도에 안나와서 위치를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사진 찍어서 만나는 현지인들한테 길을 물어물어 계속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
계단이 진짜 엄청나게 많다

가는 길에 터키 사람들이 존경하는 인물이 은거했던 장소가 있다고 해서 들렀다.

이곳
그렇다고 한다
내가 찍은 사진

이곳에서 보는 부르사 시내 뷰도 아름답다. 생각했던 것보다 부르사가 너무 예뻐서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루자미의 20개의 돔도 보인다

그 후로도 계속 길을 물어물어 가파른 계단을 올라 모스크에 도착했다.

겨우 찾았다

근데 문이 닫혀있었다... 그리고 전망을 내려다볼만한 곳도 없어서 그냥 사진만 찍고 다시 내려갔다. 하지만 올라오면서 골목 구경도 하고 부르사 시내 구경도 했으니까 뭐...

근데 이 가파른 곳까지 버스가 다닌다.

내려가는 길에 뷰포인트가 여럿 있었다.

부르사 광역권
6시방향에 전날 갔던 부르사 성채가 보인다
경치가 좋다. 산이랑 마을이 같이 보이는게 키르기즈스탄 아슬란밥에서 봤던 풍경같기도 하고...

부르사 서편의 랜드마크, 톱하네 공원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길을 따라갔다.

이런 감성이 좋다

내려가는 길에 되네르 케밥 가게가 있어 점심 겸 먹었다. 단돈 75리라에 고기가 상당히 많다. 오랜만에 중앙아시아 느낌이 나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케밥은 중앙아시아가 더 맛있다.

케밥이 잘 안나왔네;

언덕 끝에서 한시간 정도 걸어 톱하네 공원에 도착했다. 이날 덥지 않아서 걷기 딱 좋았다.

톱하네 공원에는 오스만 제국의 창립자, 오스만 가지의 영묘가 있었다. 영묘 입장은 무료인데 앞에 튀르크족의 전통복장 같은걸 입은 경비병들이 서있었다.

내부 모습은 여느 영묘와 다를 바가 없다.

영묘도 다 똑같이 생겨서 이젠 별 감흥이 없다

영묘 앞에는 톱하네 시계탑이 있다. 부르사의 명물이라고 해서 패키지 여행 오면 다들 들르는데, 이쪽에서 보는 부르사 광역권의 모습이 위쪽 언덕에서 보는 모습과 어느정도 비슷해 올만한 것 같다.

시계탑
시계탑 전망대에서 본 부르사의 풍경

톱하네 공원에 좀 앉아있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드디어 울루자미의 외관으로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찾았다. 톱하네 공원과 울루자미를 지나는 대로 옆에 공원이 있다. 그쪽에서 울루자미의 20개 돔을 볼 수 있었다.

전경
울루자미의 하늘색 돔

여기서 보니 또 예쁘다. 이스탄불의 모스크들과는 다른 나름대로의 멋이 느껴진다.

숙소 가는 길에 발견한 베이커리에서, 다음날 이동할 이즈미르의 명물 '이즈미르 봄바'를 팔고있어서 먹어봤다. 말 그대로 이즈미르의 폭탄이라는 뜻인데 안에 초콜렛이 폭탄처럼 많이 들어가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이즈미르 봄바, 40리라

한입먹고 너무 당황스러워서 또 사진을 찍었다.

혈당쇼크로 죽여버리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빵이다. 엄청나게 달고 초콜릿이 엄청 꾸덕하다. 누텔라를 들이부어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만큼 맛은 있었다. 이즈미르 가면 또 먹어봐야겠다.

원래는 아침에 본 부르사 시립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할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방에서 수학 공부를 했다. 조금만 할 생각이었는데 하다보니까 시간이 훌쩍 지나 저녁시간이 되어버렸다. 새로운 챕터의 첫 섹션은 하디-리틀우드 맥시멀 함수를 통해 르벡미분정리를 증명하고 그 응용을 공부하는 것이었다.

저녁은 근처 슈퍼마켓에서 빵이랑 토마토, 버팔로윙을 또 사서(여기 마트 체인 şok이라는 곳에서 파는 버팔로윙이 엄청 싸다. 250그램에 2400원 정도? 단백질 섭취용으로 애용하고 있다.) 아이란과 함께 먹었다.

먹고 자야되는데 잠이 안온다. 지금 세시가 되어가는데 잠을 못자고 있어서 그냥 글을 쓰고 있다. 오늘 뭐 카페인 먹은게 없는 것 같은데 혹시 이즈미르 봄바에 카페인이 들어있었으려나... 나는 카페인에 무척 민감에서 콜라만 먹어도 잠을 못자는데, 지금 몸의 상태를 보니 어디선가 카페인을 먹었던 것 같다. 내일 이즈미르 가는 버스에서 자야지 그냥...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