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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야기들/2025년 유라시아 여행

[터키 여행기] 6. 안탈리아 → 괴레메 야간버스 / 카파도키아 트레킹 / 열기구 보기 / 아바노스 마을 방문

by Orthy 2025. 10. 27.

25.10.23.(목)~25.10.25.(토)

22일 저녁 6시 반쯤 안탈리아의 숙소에서 짐을 챙겨 시내버스를 타고 안탈리아 버스 터미널으로 이동했다. 한 시간 가량 이동 후 7시 반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버스 시간은 새벽 1시여서 다섯시간 반을 터미널에서 보내야 했다.

저장해둔 유튜브 영상도 보고, 터미널 주위를 산책도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 여행을 하다보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지친다. 좀 더 빠른 버스를 예매할걸, 후회를 했다.

새벽 1시가 되자 내가 타고갈 버스가 플랫폼에 들어왔다.

안탈리아 - 시데 - 콘야 - 악사라이 - 네브셰히르 - 괴레메를 이동하는 버스

너무 피곤한 상태여서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으나... 버스에서 자는건 쉽지 않았다. 슬리핑 기차에서는 엄청 잘 잤었는데 버스에서 자니까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새벽에 중간중간 깼다. 특히 버스 터미널에 정차해서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에 계속 깼다. 진짜 젊으니까 이러고 다니지, 조금만 나이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 도저히 못할것 같았다.

중간에 내렸던 콘야 버스 터미널. 동이 트고 있었다.

계속 잠만 자다보니 10시 반쯤 괴레메(Göreme)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카파도키아 지역은 여러 마을로 구성되어 있는데, 괴레메는 그 중심에 있는 마을이다. 근처의 우치히사르, 오르치히사르, 위르귀프, 차우신, 네브셰히르, 아바노스 등의 마을이 있지만 괴레메 지역에 가장 관광객이 많이 몰려 현지 여행사도 많고 다른 마을로 이동하는 교통편도 편리하다. 보통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괴레메에 숙소를 잡는다. 무엇보다 여기에만 도미토리가 있다.

마을 자체가 완전히 관광업만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이제껏 본 어느 마을보다도 더 그랬다. 현지인들이 사는 집은 전혀 안보이고 관광객을 위한 호텔, 식당 뿐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현지인들은 위르귀프나 아바노스같은 근처 마을에 살고, 괴레메로 일을 하러 온다고 했다.

일단 터미널에서 내려 숙소를 찾아갔다. 작은 마을이라서, 내가 머무는 숙소는 마을 외곽에 있었지만 터미널에서 걸어서 5분도 안걸린다. 괴레메는 마을 끝에서 끝까지 이동하는데 15-20분이면 충분한,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체크인은 2시부터여서 일단 짐만 맡겨두고 숙소를 나섰다. 잠을 잘 못자서 좀 피곤했는데, 체크인 시간까지 기다리기도 뭐해서 일단 근처를 걸어보기로 했다.

지도를 보니까 숙소 뒤편으로 언덕이 있고,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길이 있길래 무작정 걸어가보았다.

처음 찍은 카파도키아 기암괴석의 사진.

카파도키아를 올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안왔으면 큰일났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치였다. 바위들이 모여있는 모습과 협곡이 그 자체로 멋졌지만, 그 사이로 마을이 형성되어있는 모습이 정말 예뻤다.

우치히사르 성채

확실히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풍경이었다. 유명한 이유가 있는 멋진 경치였다.

오랜만에 탁 트인 시야를 봐서 기분이 좋았다. 신기한 경관은 덤...
바위가 꼭 버섯처럼 생겼다.

높은 곳에 올라 카파도키아의 경치를 보며,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키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만하다...

이런 길을 따라 걸어갔다

카파도키아에 오면 보통 사람들은 현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투어에 참여한다. 그래서인지 이런 외딴 언덕길에는 사람이 없었다. 한적한 길을 따라 노래를 들으며 걸으면서 카파도키아의 멋진 풍경을 보는게 정말 좋았다.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을 가입하고 나서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다보니, 기존에 쓰던 플로에는 없던 노래 추천 알고리즘을 이용하게 된다. 내 취향에 맞는 새로운 노래를 발견하는게 정말 좋다.

길은 우치히사르 마을까지 연결되어 있었다.ㅍ우치히사르 성채까지 걸어갈 생각이었다.

걸어걸어 우치히사르 마을에 가까워지자, 밭을 일구고 작물을  기르는 사람들과 집들이 보였다. 내가 볼 때는 흙이 굉장히 척박해보였는데, 이런 땅에서도 작물이 잘 자랄 수 있을지 궁금했다. 잘 자라니까 이렇게 농사를 짓는 거겠지...?

이런 외딴 집들이 자주 보였다. 아마 일을 할 때만 여기서 쉬는 것 같았다.

피곤했지만 기분좋게 걸어다녔다. 그간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자연 속을 걷던 중앙아시아가 그리웠는데, 괴레메에서 그 느낌을 받았었다. 너무 관광마을이라서 가기 꺼려졌던 괴레메에서 이런 여유를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만났다.

자연에서는, 그리고 사람이 적은 산책로에서는 도시에서는 그냥 지나쳤을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에게도 행운을 빌어주고 갈 길을 계속 갔다. 나는 이런 것 때문에 사람이 적은 곳을 가는걸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사람이 적은 곳을 여행해야 한다는 아이러니. 앞으로는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라, 삭막함과 냉담함을 싫어한다고 말해야겠다.

협곡의 모습이 참 다양하다
바위에 구멍을 뚫은 사람들이 대단하다. 여기가 바로 Pigeon's valley였다.

척박한 토양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비둘기의 분변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비둘기의 집을 지어준 것이 Pigeon's valley라는 명칭의 유래가 됐다고 한다.

한참 언덕 능선을 걸어 우치히사르 마을에 도착했다. 우치히사르 마을에도 호텔이 많았지만,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까 현지인 바이브를 느낄 수 있었다.

학교에서 노는 아이들
우치히사르의 주택가

근처 마트에서 물과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우치히사르 성채로 향했다.

우치히사르 성채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하는 우치히사르 성채에 도착했다. 가는 길이 조금 복잡해 지도를 열심히 찾아야 했다.

들어가보려했는데 입장료가 320리라? 절대적으로 비싼건 아닌데,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풍경을 보는 대가로는 비싸게 느껴졌다. 그래서 성채 주위를 돌면서 구경했다.

완전 관광단지구만
저 높은 곳에 어떻게 구멍을 뚫었을까... 안무서웠을까?

슬슬 다시 괴레메 마을로 돌아가야했다. 하늘이 흐려졌고, 무엇보다 좀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파왔다.

돌아가는 길
승마체험 대신 낙타투어가 있었다.

그런데 가는 길에 러브 밸리 트레킹 코스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트레킹 코스로 걸어갔다.

빨간색 길이 러브밸리 트레킹, 파란색 길이 괴레메 마을로 가는 길

마을로 가다가 길을 틀어 러브밸리로 들어갔다. 한참 걸어가니까, 지도에 핀으로 표시한 뷰포인트가 나왔다.

러브 밸리

음... 그런데 생각만큼 예쁘지는 않았다. 차를 타고 다른 쪽으로 가면 더 가까이서 러브밸리를 볼 수 있기는 한데, 그쪽으로 가는 투어 프로그램도 없어서 차나 오토바이를 렌트해야 갈 수 있었다. 여기서 만족하고 다시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시 빨간색 길을 따라 되돌아가 파란색 길을 걷기에는 다리가 아프고 힘들어서, 길이 없는 협곡을 가로질러 내려가 다시 반대편으로 올라왔다. 등산화를 신고 가서 다행히 미끄러지는 일 없이 무사했다.

괴레메 마을로 가는 길에 파노라마 뷰포인트가 있어 잠시 들렀다.

하늘이 파랬으면 정말 예뻤을텐데

다행히 이날만 날씨가 흐렸고, 카파도키아에 머무는 동안 다른 날은 모두 날이 좋았다.

진짜 사람 사는 집인가?

꼭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이 사는 호빗굴처럼 생겼다.

바위 모양이 진짜 신기하네

그렇게 숙소까지 걸어가니 4시가 조금 넘었었다. 피곤해서 바로 씻고 좀 쉬다가 저녁을 먹었다. 괴레메 지역의 식당은 이스탄불보다 비싼데 맛은 형편없다는 후기가 있어서, 그냥 슈퍼마켓에서 빵, 치즈, 토마토, 고기를 사서 먹었다. 여기 치즈가 정말 싸고 맛있다. 토마토랑 먹으면 빵이 순삭이다.

저녁을 먹고 absolute continuous function의 미분가능성에 대해 공부했다. 어떤 함수가 거의 모든 점에서 미분 가능하고, 미적분학의 기본정리가 성립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그 함수가 absolute continuous임을 보이는 것이었는데, 이를 위해 그 앞에서 bounded variation function를 다루고, Vitali covering lemma를 증명해야 했다. 특히 increasing bounded function이 거의 모든 점에서 미분 가능함을 증명할 때 contnuous인 경우를 증명한 뒤 왜 바로 뒤에 discontinuous인 경우를 보이지 않는건지 궁금했었는데, absolute continuous의 경우 increasing&continuous 경우로도 다 커버가 되어서 그런거였다는걸 이해했다.

이후 옵챔스를 보다가 잤다. 요즘 오버워치 영상에도 빠져가지고 항상 자기 전에 보는데, 진짜 재밌다.

다음날, 원래는 일출을 보려고 했는데 이날 아침에 열기구가 안뜨고 그 다음날 뜬다고 해서 그냥 계속 잤다. 그런데 배고파서 눈이 떠졌다...

전날 저녁에 사놓은 치즈와 토마토가 있어서 빵만 사면 됐는데, 여기 슈퍼마트는 9시가 되어야 열어서 괴레메에 딱 하나 있는 베이커리로 갔다. 여기는 7시에 연다.

일출 안보고 그냥 자려고 했는데 빵 사러 나오니까 해가 막 뜨고 있었다. 이럴거면 그냥 일출 보러 갈걸

이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괴레메에서 본 일출 중 이날의 일출이 가장 예뻤다. 그냥 일출 보러 갔어야 했는데.

빵집 가는 길
도착

터키의 바게트인 에크멕 하나와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조금 쉬다가 9시 반쯤 숙소를 나섰다. 이날은

이쪽을 발 닿는대로 걸어다닐 생각이었다.

카파도키아에 오는 사람들은 현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거의 다 참여하는데, 현지에서 예약하면 영어 가이드가 붙은 프로그램이 38-42유로, 인터넷으로 한국어 가능한 가이드가 붙은 프로그램은 12만원 정도에 참여할 수 있다. 영어 가이드가 붙는 프로그램은 가격이 싼 대신 입장료때문에 몇몇 명소를 바깥에서만 구경하고, 한국어 가이드가 붙는 프로그램은 가격이 비싸지만 모든 명소를 방문하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원래는 나도 이 투어(그린투어)를 참여하려고 했는데, 이 투어에서 가는 곳 중 내가 전날 갔던 피존 밸리, 파노라마 포인트가 있는데다가, 투어에서 가는 장소들이 딱히 끌리지 않아서 그냥 혼자 트레킹을 갔다. 투어를 갔어도 재밌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나 혼자 그냥 트레킹 다닌 것이 정말 좋았다. 투어 프로그램에서는 가지 않는 곳이었지만 경치가 너무 멋졌고, 등산하는 것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좋은 선택이었다.

맵스미 지도를 보면

이렇게 망원경 모양의 핀들이 있는데, 여기가 경치가 좋은 뷰포인트다. 중앙아시아에서부터 맵스미의 뷰포인트들은 다 멋진 경치를 보여줬었기 때문에 일단 뷰포인트를 찾아 무작정 걸어다녔다.

걷다가 도자기 공방이 신기해서

뷰포인트를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주차장이 나와서 뭔가 하고 보니까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 도착한 것이었다. 여기는 레드투어라는 다른 투어 프로그램에서 방문하는 곳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단체관광객이 엄청 많았다.

티켓부스에 가보니 입장료가 20유로 ㅋㅋㅋ

야 이 날강도들아

당연히 안들어가고 뷰포인트를 찾아 계속 걸어갔다.

걷다보니까 외딴 길로 들어가게 됐다
사람의 흔적이 없어서 좀 무서웠다

혼자 으슥한 숲길을 걷다보니까 좀 무서웠는데 어쩔 수 없이 그냥 걸었다...

다행히 가끔씩 이런 이정표들이 보였다.
로프도 타고
뷰포인트 가는 길
멀리 우치히사르 성채가 보였다

그렇게 뷰포인트에 도착하니 밑으로 괴레메 야외박물관이 내려다보였다.

교회

괴레메 야외박물관은 바위 속을 파내어 만든 교회들이 여러개 모여있는 곳인 것 같았다. 그런데 트레킹 코스에서도 이런 암석 교회들을 무료로 볼 수 있었어서, 안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뷰포인트에서

하늘도 맑고 공기가 상쾌하고 바람이 시원했다. 조금 쉬다가 다른 뷰포인트를 찾아 걸어갔다.

가는 길에 교회가 있다길래 가봤다
교회 건물

여기도 입장료 100리라를 내라길래 그냥 나왔다. 적당히 받아먹어야지..!

뷰포인트로 가는 길에 본 바위집. 진짜 사람이 사는지 궁금하다.
뷰포인트 도착
여기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어떻게 이런 모양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협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서 가봤다. 엄청 미끄러웠다. 거의 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살금살금 내려와야 했다.

그래도 내려오기 성공

막상 내려오니까 경치는 좀 별로였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한 세 명 마주쳤었나...

그렇게 걸어가는데 차가 있길래 엥?했다. 차가 들어올 길이 안보였는데 내가 모르는 길이 있었나보다. 그런데 꽤 깊은 골짜기에 웬 차인가 싶었다. 혹시 버려진 차인가? 생각도 했다.

그런데 거기서 한 십분쯤 걸어가니까 갑자기 카페가 나왔다. 진짜 당황스러웠다. 사람 하나 없는 숲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카페가... 나 진짜 당황스러웠다. 그 길 분위기가 이런 카페가 있을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너무 신기해서 둘러보다보니까 안에서 사장님이 나왔다. 안에 들어오라고 하길래 아니다, 나 뭐 먹을 생각 없다 했는데도 잠깐 들어와서 5분만 있다가 가라고 했다.

들어가보니까 손님 없이 라디오만 틀어놓고 있었다. 인터넷도 잘 안되는 곳이라서 사장님도 심심했던 것 같다.

카페 내부

여름 관광객이 많을 때는 하루에 100명까지 오기도 한다 했는데, 지금은 관광객이 많이 줄어들 시즌이라서 심심하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근처 위르귀프 마을에서 살면서, 트럭 운전을 하다 은퇴하고 카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영어도 꽤 잘하셔서 놀랐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현대기아삼성을 칭찬하시면서, 갑자기 선물이라며 차를 한 잔 주셨다. 돈 내겠다고 했는데 자기 선물이라면서 괜찮다고 하셔서... 염치불구하고 맛있게 얻어먹었다.

현대기아삼성 let's go

그렇게 카페에서 조금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났다. 나중에 보니 이런 카페가 트레킹코스 중간중간 있었다.

바위에 뚫어놓은 비둘기집
가끔씩 이런 동굴이 나왔다
이런 비둘기집들은 진짜 신기하다
동굴 again
가끔 이런 도마뱀들이 보였다. 꼬리 색깔이 신기했다.

계속 걸어 레드밸리에 도착했다.

가는 길
이거는 양봉장이었다. 바위 안에 벌집이 보였다.
또 다른 카페

맵스미를 보며 걸어가면 길이 잘 맞다. 맵스미는 신이야

절벽 위의 집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데, 중앙아시아에 다시 온 느낌이었다. 중앙아시아에 또 가고싶다...

레드밸리 도착
경치가 죽였다

이쪽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가끔 이런 마일스톤이 보인다
여기서도 농사를?

가끔씩 바위굴에 만들어진 교회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하나
벽화가 아직까지 남아있는게 신기하다

뷰포인트를 찾아가는 여정은 계속됐다.

여기는 로즈밸리
멋지다
내가 간 길
저 멀리 구멍뚫린 것도 교회
이것도 교회건물
이런데 숨으면 도저히 못잡겠다

아나톨리아의 한가운데로 도망쳐오기까지 기독교도들에게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을까? 신자라면 많은걸 느끼는 트레킹이 될 것 같다.

저기도 교회
이것도 교회
안에 벽화가 엄청 잘 보존되어 있었다.
예수님

햇볕은 강해도 바람이 시원했다.

정말 예뻤다
삐죽삐죽
멀리 보이는 우치히사르 성채
이것도 교회

그렇게 트레킹을 마치고 괴레메 마을로 돌아왔다. 마을로 돌아오는 길도 꽤 멀었는데 방법이 없었다. 먹을거리를 사서 숙소로 돌아오니 3시쯤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조금 쉬었다. 투어 없이 혼자 다닌게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예쁜 경치도 많이 보고 힐링을 했던 것 같다.

마침 카파도키아에는, 중앙아시아에서 만나 파미르 투어를 같이 다닌 한국분이 있어서 연락을 해서 같이 일몰을 보러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쉬다가 해가 지는 6시쯤에 맞춰, 5시쯤 만났다. 오랜만에 보니까 반가웠다. 그래도 그간 여행하는 장소가 비슷해서 연락하면서 정보공유를 했었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우연히 서로 일정이 겹쳤던 것이다.

전날 우치히사르 마을로 가는 길이 괴레메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곳이었어서, 함께 그쪽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데 시간이 걸렸어서 도착하고 나니 해가 주홍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괴레메 마을 풍경
저곳이 이날 갔던 로즈밸리 부근이었다
우치히사르 성 너머로 지는 해

여기서 캠핑하는 사람도 있었다. 낭만 한도초과...

구름 색이 예쁘구나
점점
어두워지는
괴레메 마을

괴레메 마을의 저녁도 참 아름다웠다. 6시 반쯤 내려오기 시작해, 숙소에 들어가 씻고 저녁을 먹었다. 좀 쉬다가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 게다가 다음날 아침 열기구를 보러 일찍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일찍 잠에 들어야 했다.

다음날 아침, 5시 20분쯤 일어나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보러 전날 일몰을 봤던 장소로 다시 갔다. 일몰을 같이 보러 간 한국분을 다시 만나 일출을 보러 간 것이었다. 일출은 7시였는데 정상에 도착하니 6시여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해가 밝아온다
하나 둘 이륙 준비하는 열기구들

열기구가 뜨는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안 뜨는 날도 많다고 했다. 이날도 3일 연속으로 열기구가 못 뜨다가 겨우 허가가 나서 열기구가 뜨는 것이었다. 날씨가 흐리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이륙 허가 자체가 안난다고 했다. 이날은 운이 좋아 열기구 이륙 허가가 났다. 아예 열기구 뜨는걸 보지 못하고 카파도키아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뜬다 떠

열기구가 거의 백 개는 되는 것 같았다.

장관이었다
너무 똑같은 것 같긴 한데 그냥 보세요
색이 엄청 붉었다
WOW

그렇게 열기구 감상을 마치고 8시쯤 내려갔던 것 같다. 사진보다 직접 보는게 훨씬 더 예뻤다. 날이 조금 더 맑았으면 좋았을텐데. 여름에 오면 새파란 하늘에 붉은 일출과 함께 떠오르는 열기구를 볼 수 있다는데, 아쉬웠다. 타는 거는 너무 비싸서... 나중에 다시 온다면 그때는 탈 생각이 있긴 하다.

너무 배고파서 아침을 먹었는데, 배고픈게 해결되자 또 졸려서 잠을 잤다.

10시 반쯤 일어나, 괴레메 근처의 작은 마을 아바노스로 가는 돌무쉬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갔다. 아바노스로 가는 돌무쉬는 매시 15분에 출발하고,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한 시간에 한 번씩 있다. 요금은 60리라.

돌무쉬 타고 아바노스로 가는 길에 말 달리는 사람들을 봤다.

아바노스까지는 차타고 15분이면 간다.

버스에서 내려서 한 컷
괴레메와 달리 여기도 현지인 바이브가 나는 마을이었다.

난 이런 마을을 구경하는게 참 좋다. 물가도 괴레메와 달리 합리적이었다.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
아바노스에는 무려 스타벅스가 있다.

아바노스를 가로지르는 키질아르마크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키질아르마크강
이 강은 아나톨리아 중부를 관통해 흑해로 흘러들어간다
오리와 거위떼가 보였다

강 건너편에는 아바노스 구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아바노스 마을은 예로부터 키질아르마크강에서 나오는 진흙을 이용한 도자기 공예가 발전했다고 하고, 그래서인지 도자기로 만든 컵과 그릇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

도자기 마을 아바노스
아침과 달리 하늘이 파랬다
맥도날드도 있고...
거리 분위기가 예뻤다
아바노스의 명물 출렁다리
생각보다 엄청 많이 출렁거린다
돈두르마 가게들이 늘어서있다

제발 장난치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서 돈두르마를 그냥 받아왔다. 가격은 30리라, 엄청 쫀득하고 맛있었다.

돈두르마, 30리라
아바노스 구시가지의 입구(?)

아바노스에는 구경할게 딱히 많지는 않았다. 그냥 마을 분위기가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다만 기념품을 사고싶다면... 여기서 도자기로 만든 그릇같은걸 사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예쁜 그릇과 컵이 많았다.

도자기 가게들이 모여있었다
이건 좀 예쁜 것 같기는 한데

나는 언덕을 올라 지도에 Avanos viewpoint라고 적힌 곳을 향했다. 일단 뷰포인트라고 적혀있으면 무작정 올라간다.

경치가 꽤나 예뻤다
확대1
확대2

뷰포인트에 올라가서 바라본 아바노스 마을이 예뻤다. 지붕 색을 다 하나로 통일해서 더 예뻐보이는 것 같다.

내려가는 길. 단풍이 물들고 있다.
내려가는 길에 들어가본 도자기 가게

내가 뭐 살 거는 없었고... 딱히 구경할 것도 안보여서 밥을 먹으러 갔다.

가는 길에 발견한 짠내투어 방문 가게

아바노스에 간 한국 사람들이 많은 후기를 남겨둔 가게로 갔다. 후기글을 읽어보니까 되게 맛있어보여서 찾아가봤다.

맛집 맞습니다

진짜 맛있었다. 닭고기 구이가 너무 부드러웠고 샐러드랑 조화도 잘 맞았다. 요거트 소스랑도 잘 어울리고... 진짜 맛있었다. 가격은 아이란까지 해서 겨우 420리라였다. 네이버 블로그 후기에 많이 나오는 곳인데, 정말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괴레메였으면 한 800리라 나왔으려나.

이후 다시 버스를 타러 갔다.

돌아가는 길
하늘이 예쁘구나

2시 10분에 괴레메로 돌아가는 돌무쉬를 탔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씻고, 너무 피곤해서 또 잠을 잤다. 이후 일어나서 수학공부를 하다가 저녁을 먹고... 저녁을 보내고 잠들었다.

내 생각보다 괴레메에서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었다. 이스탄불 다음으로 가장 볼 것도 할 것도 많은 곳이었다. 음식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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