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지나는 도시별로 여행기를 정리할까 한다. 글 쓰는 주기가 보통 한 도시에 하나씩이어서 이렇게 정리하는게 좀 더 보기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다. 하하...
2025.10.29. ~ 2025.10.31.
29일 수요일은 터키를 떠나 불가리아로 들어가는 날이었다. 아침 10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여서 8시에 알람을 맞춰뒀는데, 계속 컨디션이 안좋았던데다가 약을 먹어서인지 잠을 푹 잤다. 자고 일어나니 몸살기운도 거의 사라져서 다행이었다.
조식을 주는 호스텔이어서, 짐을 모두 챙겨 배낭을 꾸린 뒤 얼른 밥을 먹으러 갔다. 식당이 옥상에 있어 올라가보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날이 꽤나 쌀쌀해졌다는게 느껴졌다.



오믈렛이 맛있었다. 아침을 먹고 9시쯤 호스텔을 나섰다.


전날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은 무척 파랗고 맑았다.
29일 당일은 터키 공화국 선포일이었다. 우리로치면 광복절같은 기념일이어서 이날 이스탄불에 행사가 여럿 예정되어 있었다. 원래는 이것 때문에 하루를 더 머물렀다가 불가리아로 떠날까 했지만 아무리봐도 사람이 엄청 많이 몰릴 것 같고 그러면 제대로 행사를 즐기기 힘들 것 같아서 그냥 미련없이 터키를 떠나기로 했다. 서울에서도 사람 많은 것 때문에 여의도 불꽃축제 할때마다 방안에 있었는데, 여행을 와도 달라지는건 없었다.
트램을 타고 지하철을 갈아타 30분 정도 걸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플랫폼을 찾아가니 바로 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탑승했다. 전날 1300리라, 약 4만원 정도를 주고 예매했다.

버스에는 10명 정도 탔나? 텅텅 비어서 갔다.
버스를 타고 가는동안 유럽에서 방문할 국가들의 대사관을 찾아보면서 여행 정보를 검색했다. 여행자보험이 없는게 걱정이 좀 됐는데, 블로그 후기를 찾아보다 세이프티윙(Safety Wing) 보험사를 발견했다. 예전에 찾은, 해외에서 가입할 수 있는 여행자보험은 3달에 800달러를 내야했는데 여기는 4주 플랜이 56달러로 굉장히 합리적인데다가 최대 보증금액은 25만달러였다. 터키에서는 여행자보험 없이 잘 다니긴 했는데 오히려 터키보다 유럽이 더 위험할 것 같아서 세이프티윙의 보험을 가입했다. 56달러면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니었다.
계속 여행정보를 찾아보다보니 어느새 국경에 도착했다. 1시쯤 도착했던 것 같다. 중앙아시아의 육로국경 통과에 비하면 너무 쉬워서... 알아서 다 국경 앞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태워가니까 내가 뭐 할 게 없었다. 사람은 좀 많았어서 터키 출국 - 불가리아 입국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오히려 버스가 우리보다 빨리 국경을 통과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라도 이 경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버스기사가 내리라고 할 때 내려서 도장 받으면 끝나니 아무 걱정할 필요 없다는걸 알려주고 싶다.
불가리아는 EU국가인데다가 쉥겐조약이 적용되는 국가라고 해서 입국심사가 조금 빡셀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냥 어디 여행하냐고만 물어보고 바로 도장을 찍어줬다.
EU는 10월 12일부터 EES 시스템이라는 전자 입출국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했는데 이쪽에는 아직 시스템이 안왔는지 도장을 찍어주고, 안면 스캔 / 지문 등록도 안했다. 대사관 정보를 찾아보니 불가리아 - 터키 육로 국경은 순차적으로 도입 예정이라고 했다.

중앙아시아 육로 국경 통과에 비하면 진짜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그곳은 국경 통과하자마자 택시 기사들이 달려드는 야생인데...
2시쯤 국경을 통과하고 국경 근처 휴게소에 들렀다. 나는 터키 마트에서 샌드위치를 사왔어서 버스 안에서는 먹고 휴게소를 구경했다.



그렇지만 마트에 들어가자마자 술이 보이는건 차이점. 불가리아는 국민 대다수가 불가리아 정교를 믿는다. 여행 중 처음으로 비-이슬람 국가에 들어온 것이었다.

3시쯤 휴게소를 떠나 다시 달렸다. 터키랑 풍경이 비슷하면서 다르다. 터키쪽이 조금 더 황량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는 고속도로 옆으로 보이는 풍경이 더 푸릇푸릇했다.

그렇게 한 시간쯤 달려 플로브디프 근처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버스가 주유소에 멈추더니 승무원이 나보고 내리라고 했다. 원래 플로브디프 버스 터미널까지 가야되는데, 플러브디프로 가는 승객이 적어서 그런지, 자기가 택시를 불러놨으니 그걸 타고 플로브디프로 가라고 했다. 택시에서 돈을 내야되냐고 하니까 프리, 노 머니라고 하긴 했는데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내리라고 하는데 내리지 않을 수는 없었다.
버스에서 짐을 빼서 타라는 택시에 타니까 나 말고 한 명이 더 탔다. 말하는게 기사도 다른 승객도 터키인 같았다.

무조건 플로브디프 가면 돈 내라고 할 것 같았다. 속으로 욕하면서, 도착해서 돈 달라고 하면 뭐라고 말하면서 싸워야할지 생각했다. 대본 짜면서 지갑에 돈 없다는걸 보여주려고 비상금 달러랑 큰 돈 단위는 다 가방 깊숙히 숨겨놓고 카드도 다른 곳에다가 보관해뒀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진짜 공짜가 맞았다. 그래도 대비해서 나쁜건 없으니까... 돈 달라고 하면 지갑 보여주면서 싸울 생각이었는데 다행이었다. 택시기사들은 항상 믿을 수가 없다.
숙소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됐다. 유럽이 아니라 타슈켄트나 알마티에 온 느낌이었다. 여기도 소련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건물이 소련스러웠다.



그런데 좀 걸어가서 중심가에 도착하니까 건축양식이 바뀌어서 유럽 냄새가 났다.


걸어가는동안 동양인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터키 사람들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좀 놀랐다. 터키인들이 이쪽에 많이 살고 있는건지 거리에 터키 음식점이 정말 많다. 식사를 하려고 식당을 찾아보면 불가리아 전통 음식을 파는 곳은 안보이고 죄다 터키식 케밥 식당뿐이다.

사실 발칸반도는 이스탄불보다도 오스만 지배의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 오스만이 성장하며 발칸반도를 몽땅 먹어버려 종국에 비잔티움 제국은 수도 비잔티움과 에게해의 섬 몇 개만 남겨두고는 모든 영토를 상실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이슬람 신자가 꽤 되고 심지어는 이슬람 신자가 국민의 절반 이상인 나라도 있다고 한다.

플로브디프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중요한 도시였다는데, 그래서인지 많은 유적이 남아있다고 한다. 플로브디프의 원래 이름인 필로포폴리스는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리포스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그 역사를 짐작해 볼 수 있기도 하다.

모스크가 있는 곳이 플로브디프의 중심가인데, 내 숙소는 그 바로 옆에 있었다. Pijama hostel이라는 곳인데, 숙소 앞에 도착해서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 벨을 누르고 계속 노크를 했는데 아무도 안나왔다. 아직 심카드를 안만들어서 인터넷도 안되는 상황이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는데, 한참 뒤에 안에서 누가 나와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호스텔이 아파트 일부를 개조해서 만든거라, 이때 나온 사람은 그냥 아파트 주민이었던 거다. 호스텔에 들어가려면 문을 하나 더 통과해야 했는데 여기도 벨 누르고 두드려도 아무도 안 나와서 한참을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또 기다리다보니 아파트 주민이 나와서, 기다리는 나를 보고는 여기 아마 무인체크인일거라고 하면서 휴대폰을 확인해보라고 하고 갔다.
근데 인터넷이 안되는 상황이라 어쩔수없이 심카드를 만들러 갔는데, 또 카드 결제가 안되는거다. 불가리아는 EU 회원국이긴 한데 유로를 안쓰고 불가리아 레프라는 통화를 사용하는데, 내 트레블월렛 카드로는 결제가 안됐다. 사정사정해서 와이파이를 얻어서 부킹닷컴에 들어가니 메세지함에 비밀번호와 안내사항이 보내져있었다. 전날 저녁에 확인 안 한 내 잘못이었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무인 체크인 호스텔에 가 본 적이 없어서 아무 생각 없었는데 이날 된통 당한것이다.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고 호스텔에 들어가 체크인 하기는 했는데, 이제 돈 문제가 남았다. ATM 가서 현금이 인출도 시도해봤는데 트레블월렛은 다 안되고... 비상금 현금은 100달러밖에 없어서 암담했는데
다행히 토스카드로 ATM 출금이 됐다. 게다가 공식환율이 1레바=847원정도였는데 1레바=850원 정도로 책정되는데다가 인출수수료도 없었다. 살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나름 정보를 찾고 온다고 공부했는데 예상 밖의 상황이 너무 많았어서, 버스에 내려서부터 좀 많이 힘들었다. 그만큼 문제 해결했을때 도파민이 터지기는 했는데...ㅋㅋㅋ 나는 원래 계획에서 갑자기 여행을 연장해서 유럽까지 오고있다보니 준비물이 많이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 같다. 게다가 내 s22는 eSim 지원도 안되는 기종인데다가 로밍을 하려해도 한국 심카드를 여행 중에 중앙아시아에서 잃어버려서... 돌아보니 너무 대책없이 다니고 있기는 하다.
일단 저녁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돈을 뽑고 식당을 찾아다녔다.

뭔가 사람 적고 덜 화려한 이스탄불 탁심의 이스티클랄 거리 같기도 했다.

진짜 케밥 가게밖에 안보이고 가끔 피자가게가 있다. 그냥 아무데나 찾아갔다.

결제할 때 내 지갑의 터키 리라를 보고, 자기들도 터키인이라며 반가워했다. 터키에서 썼던 터키어로 조금 말하니까 엄청 좋아했다. 터키 사람들의 자국사랑이 대단하다더니...
더블버거를 시켰고, 6레바가 나왔으니 5200원 정도였다. 앙카라 같은 도시의 물가랑 비슷하거나 오히려 좀 더 싼 느낌이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먹었는데 별로 맛은 없었다. 패티가 너무 얇고 고기 맛이 하나도 안 났다...
먹고 좀 쉬다가 수학 공부를 했다. 두 문제를 두 시간 정도 고민했는데 다 못풀어서 공부를 접고 침대에 들어가서 유튜브를 좀 보다가 잤던 것 같다. 숙소는 사람 많았으면 엄청 좁고 느껴졌을 것 같은데, 나 말고 두 명밖에 없어서 아늑하고 좋았다. 지금이 비수기라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다음날 7시쯤 일어나서 다시 전날 풀던 문제를 두고 끙끙댔다. 겨우 한 문제를 해결하고 숙소 근처의 슈퍼마트에 들러 아침거리를 샀다.



하나에 80원인 빵은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저거 두 개랑 크루아상 하나, 사과, 요거트를 사왔다. 슈퍼마켓 물가도 터키랑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것 같았다. 불가리아 하면 가장 먼저 불가리스가 떠오를 정도로 요거트로 유명하다고 하긴 하는데 마트에서 파는거라 그런지 그냥 요거트 맛이었다.
아점을 먹고 숙소에서 좀 쉬다가 11시 반쯤 느즈막히 숙소를 나섰다. 어차피 플로브디프는 할 게 많은 도시가 아니라서 좀 여유를 가지고 둘러볼 생각이었다.

에페소스에서 본 게 유달리 큰 거였구나.
딱히 정해준 목적지 없이 그냥 걸어다녔다. 중앙아시아처럼 여기도 키릴 문자를 사용해서 간판을 읽고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터키에서는 간판들을 발음은 할 수 있어도 무슨 뜻인지 거의 이해가 안됐는데, 불가리아어는 슬라브어 계열이라서 러시아어와 정말 비슷했다. 가령 안녕하세요가 러시아어로는 '즈드라스뜨부이쩨'인데, 불가리아어로는 '즈드라이쩨'이다. 그리고 이게 진짜 재밌는데, 사람들 말하는 억양이 러시아어랑 엄청 비슷하다. 또 몇몇 단어는 아예 똑같기도 하다. 가령 맛있어요가 러시아어와 불가리아어로 모두 '브쿠스나'였다. 여기 언어가, 내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러시아어와 비슷해서인지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들었다. 앞으로 슬라브 국가를 갈 때마다 비슷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여기 있는 성당들은 보통 불가리아 정교회의 성당이라고 들었다. 굳이 따지자면 동방정교회에 가까운 종파이고, 내부 촬영은 거의 다 금지하고 있어서 그냥 둘러봤다. 딱 정교회 성당처럼 생겼다.


성당에서 나와 계속 걸었다.


지금 남아있는 시계탑은 18세기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했다.



이쪽 말고 구시가지쪽의 Nebet Tepe의 경치가 좋다고 해서 다음에 가볼까 했다.


발칸 반도 이름의 유래가 바로 저 발칸 산맥이라고 한다.
언덕에서 내려와 불가리아의 전통 빵이라는 메키차를 먹으러 갔다. 블로그 후기에도 많이 나온 곳이었는데, 메키차는 반죽을 튀겨서 만든 빵이라고 했다.


뭘 먹을까 하다가 크림치즈 위에 바질페스토를 올린 메키차를 주문했다. 가격은 4.95레프.

먹고 나니까 그냥 페스토 대신 잼 올린 것을 먹을걸, 후회가 됐다. 바질페스토 좋아하는데 여기에는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았다. 맛은 그냥 꽈배기 반죽 튀긴 맛이라서... 딱히 특별한 건 없었다.

불가리아가 수돗물 수질이 좋아서 그런지 시내 곳곳에 이런 식수대가 있다. 먹어도 되나 걱정되기는 했는데 블로그 후기에서 다들 먹고 문제 없었다고 했고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다 이런 식수대에서 물을 먹고 있길래 나도 그냥 먹었다. 수돗물 맛이 좀 나기는 하는데 먹을만해서 계속 이런 식수대에서 물통을 채우고 있다. 복지가 좋다.
메키차를 먹고 네벳 테페로 걸어갔다. 가는 길이 구시가지를 통과하는 길이라서 이곳저곳 들러서 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걸어갔던 것 같다.
불가리아에서는 일주일 정도 있을 생각인데, 어쩌다보니 유심을 안사고 인터넷이 없는 상태로 다니고 있다. 그래서 길을 걷다가 궁금한게 있어도 검색할 수 없는건 조금 아쉽지만 산책 그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으로도 접근이 가능한 맵스미 지도가 있어서 길찾는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플로브디프에서 가장 유서깊고 중요한 성당이라고 했다. 입장료는 없고 역시 내부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플로브디프 구시가지에는 사진처럼 2층이 1층보다 넓게 지어진 집이 많은데, 예전에 1층의 면적을 기준으로 세금을 책정해서 그랬다고 한다. 주택세를 덜 내기 위한 시도는 항상 새로운 건축 양식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어린이들 말고도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친구들이 몰려다니는 모습도 정말 자주 보인다. 혹시 여기로 소풍이나 수학여행 같은걸 온 건가 싶을 정도로 많이 보였다. 다들 가방을 매고 다니는게 진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한국의 단풍이 보고싶다.


숙소에서 500미터? 정도만 걸어가면 네벳 테페에 도착한다. 플로브디프는 볼거리가 옹기종기 모여있어서 걸어다니기 좋은 것 같다.

푸르른 잔디와 하늘의 대비가 정말 예뻤다. 해도 쨍쨍해서 잔디가 선명한 초록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여기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요새가 있었고, 시간이 흐르며 그 위에 다른 요새가 증축되었다고 한다. 유적에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다.


이쪽에서 사진 찍은게 이것 말고는 다 잘못 찍혀서 삭제해버렸다. 그래도 다음날 다시 와서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 여기가 플로브디프 시가지를 바라보기 가장 좋은 언덕이 아닐까 싶다. 올라오는 길도 예쁘고... 플로브디프에 간다면 꼭 가보세요.
네벳 테페에서 잠시 앉아있다가 이곳저곳 골목탐방을 다녔다. 집들이 독특하게 생긴데다가 색도 다양해서 예쁜 곳이 많았다.




그렇게 구석구석 돌아보다가 플로브디프의 랜드마크, 로마 극장에 도착했다.


에페소스의 극장에 비하면 규모는 비할 바 못되지만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서 예뻤다.
다만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했는데 밖에서도 이렇게 볼 수 있어서 아무도 안 들어가고 밖에서 사진만 찍고 있었다.
다 돌아다니고 다리가 아파서 숙소에서 한두시간 쉬었다가 다시 나왔다. 조금만 돌아다니고 저녁거리를 사서 들어갈 생각이었다.

햄버거 세트가 보통 12-15레프 정도 하더라. 슈퍼마켓 물가는 엄청 싼데 외식 물가는 거의 한국이랑 비슷하다. 슈퍼마켓을 애용해야겠다...


거리의 사람들이 딱 적당히 좋은 밀도여서 여유로운 분위기 속의 활기참을 느낄 수 있는 플로브디프 거리였다. 날씨도 선선하고 좋았다. 여기 들렀다가 가는건 참 잘한 선택인듯...



이날은 안들어가고 다음날 들어가봤다.
그런데 포럼 근처에서 갑자기 K-FOOD 마켓을 발견했다.

여기는 한국인 관광객이 아니라 그냥 동양인이 없는 곳인데... 한류가 불가리아까지 퍼졌나? 나름 번화가 바로 옆인데 장사가 꽤 잘 되는 것 같다.
가봤는데 이번주 휴무일이라고 문을 닫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왜 서울이 아니라 대구인가 했는데 찾아보니까 대구랑 플로브디프가 자매도시라서 그런 것 같다.

공원이라기보다는 숲이었다. 여기 나무들 엄청 오래 산 것 같다.


공원에서 조금 쉬다가 마트에서 돼지 목살을 사왔다. 한 근이 겨우 8000원 정도밖에 안했다. 이슬람 국가에만 있다 와서 한국을 떠난 뒤 돼지고기를 못 먹었다. 삼겹살을 먹으려고 했는데 여기 삼겹살이 너무 작게 나와서 그냥 목살을 사왔다.


익힘 정도를 딱 잘 맞춰서 구웠다. 그런데 쌈장이 너무 먹고싶었다... 맛은 있는데 느끼했다. 곁들임 채소도 없이 먹으니까 한국이 너무 그리웠다. 파김치와 쌈장이 먹고싶다 ㅠ.ㅠ
그렇게 저녁을 먹고 또 수학공부를 하다가 잤다. 문제가 너무 어렵다...
다음날 일어나서 아침에 또 문제를 좀 풀다가, 아점을 먹고 12시쯤 숙소를 나섰다. 플로브디프가 할 게 많지는 않은 도시다보니까 좀 여유로워지게 된다.

모스크 앞에 카페와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터키에서의 모스크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
이날이 금요일인데, 무슬림에게 금요일은 기독교도에게 일요일 같은 날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많이들 모여 기도를 하고 있었다.

모스크 안에서는 기도가 한창인데 바로 앞에서는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좀 신기했다.
이날은 플로브디프의 유일한 대형쇼핑몰을 구경해보려고 했다. 걸어서 30분 정도라 걸어갔다.


서점이 있어서 구경갔다. 터키에서는 도저히 책 제목을 읽을 수가 없었는데 여기는 다행히 키릴문자를 쓰는데다가 러시아어 단어와도 비슷해서 대충 추측이 가능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많이 보이던 이름인데.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인데 이쪽에서는 고전으로 꼽히는 것 같았다.


일본 만화책들도 많았다.




서점 구경을 하고 어제 갔던 공원에 다시 갔다.



공원을 지나 분수대로 향했다.



딱 30분 정도 거리를 걸어 쇼핑몰에 도착했다. 쉼켄트에서 본 쇼핑몰이랑 크기는 비슷한 것 같았다.

내부에는 옷가게랑 가전제품 가게들이 많아서 딱히 둘러볼건 없었다.



갑자기 웬 한식당인가 싶어서 가보니 한국인 아주머니가 운영을 하고 있었다. 플로브디프에 한식당이 이거 딱 한 개, 한인마트가 내가 어제 본 거 한 개가 있는데 가끔 여행오는 한국인들이 찾는다고 했다. 가격도 생각보다 싸서 한국에서 먹는 한식이랑 값이 비슷했다. 나는 배가 별로 안고파서 뭘 먹지는 않았다.
이런저런 여행 이야기를 하다가 할로윈 코스튬을 입은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작별인사를 하고 떠났다. 얼굴에 온갖 분장하고 있는 학생들이 한식 먹고있는걸 보는 기분이 좀 묘했다...ㅋㅋㅋ 이 날이 할로윈이긴 했는데 가끔 학생들이 이렇게 분장하고 다니는 것 말고는 거리나 마트에 할로윈 분위기가 하나도 안 났다.



쇼핑몰 구경을 마치고 다시 공원으로 돌아와 공원에서 좀 쉬다가 숙소로 돌아갔다.

플로브디프의 탑골공원이었다. 이제는 탑골공원 장기 금지되었다고 들었는데.

돌아가는 길에 전날 안 들어갔던 로마 포럼에 들어가봤다.

조각된 문장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주는 글이 있어서 좋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콤모두스는 전형적인 호부견자라서... 콤모두스를 별로 안좋아한다. 로마 제국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시기였는데 그 시기를 향락에 빠져 날려버린 사람이다.


나머지 유적들은 다 땅 속에 묻혀있는걸까...

숙소에서 조금 쉬다가 해가 질 시간에 맞춰 다시 나왔다. 전날 갔던 네벳 테페에서 일몰을 보려했다.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 이 시간이 너무나 여유롭고 행복했다.


이날 구름도 그림같이 하늘에 뿌려져있어서 노을이 더 예뻤던 것 같다.




그렇게 어둠이 내릴 때까지 일몰을 바라보다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에 공부를 할까 하다가 이날은 그냥 쉬고싶어서 오랜만에 맥주를 마셨다. 그간 맥주를 마시고 싶어도 공부를 해야해서 안먹었는데...ㅋㅋㅋ

오랜만에 마시니 겨우 두 캔 먹고 취해버렸다. 10시쯤 취해서 잠에 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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