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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야기들/2025년 유라시아 여행

[유럽 여행기] 21. 독일 드레스덴

by Orthy 2025. 12. 25.

25.12.20. ~ 25.12.21.

베를린을 떠나 드레스덴으로 가는 날. 아침 9시 15분에 떠나는 버스여서, 역시 8시에 주방이 열리자마자 아침을 먹고 호스텔을 나섰다. 베를린 남역(Südkreuz)에서 출발하는 플릭스 버스였는데, 숙소에서 남역까지는 S1노선을 타면 바로 도착해서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었다.

숙소 바로 앞의 Oranienburger Straße역

베를린의 지하철에는 이렇게 사진이 붙어있는 곳이 많았다. 2차대전을 기억하자는 의미인지, 현재 위치의 2차대전 직후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최근 '키노'를 시작으로 러시아 포스트락에도 빠졌는데, 키노뿐 아니라 DDT같은 밴드의 음악도 되게 좋은 것 같다. 러시안 록을 들으며 베를린 남역으로 출발했다.

알맞게 도착한 플릭스 버스를 타고 드레스덴으로 출발했다. 버스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여정이었는데, 이렇게 꽉 찬 플릭스 버스는 여행하면서 처음 탔다. 심지어 유럽 여행하면서 거의 못 본 일본인들이 엄청 많았다. 물론 한국인도 많았고..ㅋㅋ 한 자리도 빈 곳 없이 채워져서 갔다. 드레스덴에 도착하니 절반은 드레스덴에서 내리고, 나머지는 빈에서 내리는 것 같았다.

드레스덴 중앙역 옆의 길가에서 내렸다.

드레스덴의 숙소는 독일의 호스텔 체인 a&o 호스텔이었다. 극성수기의 드레스덴이라 그런지 1박에 무려 6만원이었다. 여행하면서 머문 숙소 중 가장 비쌌다. 나는 2박을 예약했는데, 오는 길에 드레스덴 관광정보를 찾아보니 볼 게 없다고 해서 괜히 비싼데서 이틀이나 있었네... 후회했지만 드레스덴 여행을 끝내고 블로그를 쓰는 지금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너무 멋진 도시였고 2박을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아침에 세수를 못해서 간단하게 씻고 난 뒤 다시 드레스덴 중앙역으로 돌아가 중앙역 구경을 했다. 숙소가 도심지와는 좀 떨어져있지만 중앙역과 가깝고, 나는 도이칠란드 티켓으로 드레스덴 대중교통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상관없었다.

드레스덴 중앙역에 다시 방문했다.
드레스덴 중앙역의 2층 플랫폼
2층 플랫폼에 ICE기차가 와 있었다.

2층을 구경한 뒤에 1층으로 내려왔다. 1층에 1~12플랫폼이, 2층에 13, 14플랫폼이 있었다. 드레스덴 중앙역은 ICE, IC/RE, REB 등 기차와 S반 노선이 모이는 곳이었다.

드레스덴 중앙역 1층 플랫폼
선로

기차역들이 왜 이렇게 멋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멋있다...ㅋㅋ

드레스덴 중앙역 로비의 트리

그렇게 중앙역 구경을 마치고 드레스덴 시내 구경을 시작하려는데, 지도를 보다가 드레스덴 북쪽에 전망대 같은게 있는걸 발견했다. 어차피 다음날까지 드레스덴에 있으니 시간도 많겠다, 중심지를 벗어나면 어떤 모습인지도 궁금해서  찾아가보기로 했다.

드레스덴 북쪽으로 걸어가는 길

중앙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왠지 모르게 휑한 느낌이 들었다. 구동독 지역이 많이 발전하지 못했다는걸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확연히 체감이 됐다. 그래도 드레스덴은 나름 작센주의 주도인데 폴란드의 중견도시인 포즈난이나 우쯔보다도 산업이랄게 없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곳곳에 소련식 아파트가 들어서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아파트가 미관을 많이 해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소련식 맞겠지?
드레스덴 거리

걸어가는 와중에도 플릭스버스가 끊임없이 드레스덴으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모습이 보였다. 저녁에 마켓이 얼마나 붐빌지 벌써부터 두려워졌다.

드레스덴 주거구역
주거구역2
주거구역3

가는 길에 멋진 성당이 하나 있었다.

찾아보니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었다.

왜 드레스덴에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 있는건지는 모르겠다.

가는 길에 드레스덴 공과대학교가 있어 쓱 지나쳐갔다.

평범한 거리에 꽤 멋있어보이는 건물이 있어 찾아보니 이것도 드레스덴 공대(TUD) 소속 건물이었다.

드레스덴 공대 토목공학부 소속 건물이라고
TDU 본관 같았다.

걸어가며 대학교 건물들을 마주쳤는데, 공사하고 있는 건물이 많았다. 멀쩡한 건물이 거의 안 보이던데...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하려나 궁금했다.

드레스덴 거리2

가려는 전망대가 도심지와는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가는 길도 오르막이어서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다.

북유럽 평원이 펼쳐진 북독일 지역과 달리 독일 남부는 알프스 산맥의 영향으로 산지가 좀 있는데, 그래서 드레스덴도 도시에 고저차가 좀 있는 편인 것 같았다.

한참 걸어 전망대 타워에 도착했다.

저기

찾아보니 타워 이름이 '비스마르크 탑'이라는 뜻이었는데, 19세기 말 독일의 철혈수상 비스마르크를 기리기 위해 독일 곳곳에 세워진 여러 비스마르크 탑 중 하나라고 했다.

탑의 뒤편으로 돌아가니 입구가 있었다.

의외로 안에 상주직원이 있었는데, 열려있으니까 그냥 올라가라고 했다. 공짜를 너무 좋아해 대머리가 될까 걱정이다 ㅎㅎ

이런 계단을 208개 올라갔다.

밑에서 볼 때는 얼마 안 높아 보였는데 계단이 꽤 많았다. 전망대에 오르니 드레스덴이 한 눈에 잘 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시골이어서 좀 의외였다. 심지어 전망대 옆에는 낡고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주택들이 모여있었는데, 주택 단지 주위로 펜스가 둘러져 있었다. 왠지 여기도 베를린의 템펠호퍼 필드처럼 난민들을 수용하는, 그런 주택 단지일 것 같았다.

여기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 동쪽에는 발전소와 공장 등 산업단지가 있는 것 같았다.

저 너머 발전소가 보인다.
이 사진에서 거뭇거뭇 보이는 탑들이 올드타운의 성당들

드레스덴 하면 크리스마스 마켓밖에 몰랐었는데, 이곳 전망대에 올라 드레스덴 전체를 조망하니 전혀 모르고 있던 풍경들을 마주하게 됐다. 어느 블로그나 유튜브에도 나와있지 않은 광경이어서 이곳을 찾아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드레스덴은 보통 당일치기로 많이 다녀가서 굳이 여기까지 오는 사람은 없다고...

드레스덴 서쪽의 풍경

서쪽 저 멀리 커다란 타워가 보였는데, 구글맵에서 아무리 검색해도 안나와서 아직까지 정체를 모르고 있다. 무슨 전망대인가... 싶다.

드레스덴 북쪽

전망대에 올라서서 보니 통일이 된 지 30년도 넘었는데 여전히 동서독의 격차가 크다는게 여실히 느껴졌다(아직 서독일 안 가봄ㅋㅋ 그래도 이건 너무 확실하니까..). 구동독 지역의 사람들이 우경화되는 것도 다 이렇게 먹고사는 문제가 잘 해결이 안되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엄청 신기했다.

이따 내려가서 엘리베이터를 구경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거 완전 브루탈리즘이네요

전망대에서 좀 구경하면서 지도에서 건물들도 찾아보다가 내려와 신기하게 생긴 엘리베이터를 찾아갔다.

이렇게 건물 바깥에 따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게 엄청 효율적인 것 같은데.

엘리베이터 타워들

구경을 마치고 다시 드레스덴 중앙역쪽으로 돌아갔다. 가는 길에 2차대전에서 폭격당한 교회를 복원하지 않고 남겨둔 곳이 있어 잠시 둘러봤다.

유명한 교회는 아닌 것 같았다.

교회를 보고 중앙역으로 돌아갈 때는 트램을 탔다. 2시쯤 중앙역 앞에서 또다시 동행을 만나 돌아다녔다. 원래 동행 없이 혼자 다니는걸 좋아하는데 크리스마스 마켓은 혼자서 돌아다니면 아무것도 하는게 없어서 동행을 구해서 다니는게 재밌더라...

중앙역에서 올드타운으로 가는 길

크리스마스 마켓의 원조라는 드레스덴 크리스마스 마켓은 올드타운의 알트마르크트 광장의 마켓인데, 그 광장이 아니더라도 올드타운으로 가는 길 곳곳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었고, 사람으로 붐볐다. 사람이 많아서 길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중간에 마주친 비보이들
잘하더라고

한참 걸어가니 드디어 알트마르크트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과 드레스덴 올드타운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다 왔다.
오...

크리스마스 마켓이 다 거기서 거기지, 생각했는데 드레스덴 마켓은 내가 지금까지 본 크리스마스 마켓 중 가장 예뻤다. 일단 마켓 노점의 장식이 제일 공을 들인 티가 났다. 명성 때문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드레스덴 마켓이 가장 예뻤다. 예쁘다는 빈과 프라하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안 갔지만... 그래도 여기를 본 것으로 만족을 한다. 예쁜만큼 사람도 너무 많았는데, 프라하와 빈에서까지 이런 군중을 만났으면 힘들어서 못 견뎠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중
여기 소품가게가 엄청 예뻤다.
그렇지만 이렇게 바라볼 때가 가장 예쁘다.

마켓을 한 바퀴 돌고, 저녁에 다시 오기로 하고 드레스덴 올드타운으로 가기로 했다.

저녁에는 더 예쁠거라 기대하고...
낮인데도 사람이 참 많았다.

드레스덴 올드타운은 사실 2차대전 때 완전히 폐허가 됐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드레스덴 - 나무위키에서

유럽에서 진행된 최대규모의 공습이었던 드레스덴 공습의 결과 엘베강의 고도 드레스덴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특히 영국 공군의 소이탄 투하로 수많은 민간인이 말 그대로 녹아 사망했다고 한다. 전후 드레스덴을 복구할 때 소이탄으로 인한 화재로 그을린 잔해를 이용해 복원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드레스덴 올드타운의 건물들은 모두 검게 그을린 색이다. 처음에는 독일의 자업자득이니 어쩔 수 없다고만 생각했는데, 올드타운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건물들을 보고나니 아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도 또 그 검게 그을린 자국이 멋지다는 생각도 들고...

올드타운으로 가는 길 - 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가는 길에 무척 감성있는 아파트가 있었다.

올드타운에서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즈빙거 궁전이었다.

즈빙거 궁전
궁전으로 들어가는 다리

작센 선제후이자 폴란드 - 리투아니아 연방의 국왕이었던 아우구스투스 3세가 18세기 초 건설한 궁전으로, 베르사유 궁전을 모델로 지어졌다가 드레스덴 대공습에서 소실된 후 전후복구되었다고 한다. 바깥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엄청 예뻤는데, 내부도 너무 아름다웠다. 아까 드레스덴 북부의 전망대에서 본 황량한 드레스덴 풍경과는 영 딴판이었다.

사실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볼 때만 해도 딱히 드레스덴이 예쁘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즈빙거 궁전을 시작으로 올드타운을 둘러보고 나서 드레스덴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즈빙거 궁전 내부
진짜 너무 예뻤다.

날씨가 흐렸는데도 너무 예뻤다. 다행히 다음날 일기예보에는 하루종일 맑다고 해서 다음날 꼭 다시 찾아봐야겠다 생각했다.

저 너머로 기마상이 하나 보였다.

즈빙거 궁전을 둘러보고 광장으로 나왔다.

함께 간 동행이랑 예쁘다를 연발하며 즈빙거 궁전을 구경했는데, 광장으로 나오니 더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기마상과 드레스덴 오페라하우스
드레스덴 왕궁과 성당

진짜 이 뷰가 대단했다. 폴란드의 올드타운도 정말 예뻤는데, 폴란드의 올드타운은 붉은 지붕에 색색으로 칠해진 집들으로 채워진 반면 드레스덴에서는 베이지색과 검은색의 고딕양식 건물들이 조화로웠다. 여기서 정말 감탄을 하며 사진을 찍었다. 난 검은색 지붕과 그을림들이 어쩜 이리 잘 어울릴까. 올드타운을 구경할수록 내 마음속 도시 순위에서 드레스덴이 점점 상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검게 탄 다리까지 예뻤다.
기마상과 오페라하우스 - 정면

이후 드레스덴 올드타운의 중심 슐로스플라츠(Schloss Platz)로 이동했다. 그런데 광장에 도착해보니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고, 가운데 길이 비워져있는게 꼭 무슨 퍼레이드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벽화 '군주의 행렬'을 보러 온 것이었는데, 인파에 벽화는 커녕 앞도 제대로 안보였다. 우리도 기다리다가 퍼레이드를 볼까 생각도 했는데, 시야확보도 안되는데다 동행분은 이날 저녁에 프라하로 떠난다고 해서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사진만 찍고 다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크리스마스 마켓 근처에서 퍼레이드 행렬을 마주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엉성했다 ㅋㅋㅋ 그래도 자리를 미리 잡았다면 기다려서 행렬을 봤을 텐데,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다시 마켓으로 돌아가 구경을 하다가, 슈톨렌을 파는 가게에서 시식을 할 수 있어서 바로 집어먹어봤다.

아낌없이 주는 드레스덴 마켓

최근 침착맨과 통천이 같이 나온 영상에서 슈톨렌 먹방을 봤다. 슈톨렌이 엄청 맛있다고 그래서 기대를 했는데... 내가 먹은건 그렇게 좋은 슈톨렌은 아니었는지 그냥 빵맛이었다. 계피?생강?같은 달콤하면서도 씁슬한 맛이 같이 났는데 난 개인적으로 이런 맛을 별로 안좋아해서... 그래도 세 종류 다 시식을 했다. 어글리코리안인가..ㅋㅋㅋ

많이 파세요

마켓을 구경하다보니 점점 어두워졌고, 하나둘씩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자 마켓이 점점 더 예뻐졌다.

솔직히 진짜 예쁘긴 했다.

그래서 드레스덴 크리스마스 마켓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 마켓 근처의 크로이츠 교회를 가려했더니 이게 무슨??? 토요일은 3시에 전망대를 닫는다는거다. 일요일은 5시까지 전망대가 열려서 나는 다음날에 가면 됐지만, 함께 온 동행분은 방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다니다가, 마켓 건너편에 3층짜리 유리건물이 있어 거기서라도 크리스마스 마켓을 내려다보러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보니 크리스마스 마켓도 나름 보이기는 했고, 아주머니들이 합창을 하고 있었다.

지역 합창단?

노래를 잘 하시더라. 홀리한 노래를 계속해서 부르고 있었는데, 덕분에 창밖을 구경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창 밖을 바라보니...

합창을 좀 듣다가 프라우엔키르헤(성모교회) 앞 광장의 또 다른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러 갔다.

여기에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여행다니며 1년동안 볼 사람들을 다 보고 다니는 것 같다. 이쪽 크리스마스 마켓도 예뻤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구경만 했다.

프라우엔키르헤(Frauenkirche)

프라우엔키리헤 역시 드레스덴 공습 당시 완전히 파괴되었다가, 파괴 전 프라우엔키르헤를 기억하는 노인들과 사진을 토대로 복원을 했다고 한다. 파괴 전에도 지금도, 드레스덴 시민의 자부심이라고.

프라우엔키르헤 앞의 동상은 마르틴 루터의 동상이다. 작센 지역은 개신교의 발상지이자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한 비텐부르크도 작센주에 있어 이런 동상이 있는 것 같았다.

프라우엔키르헤 앞 크리스마스 마켓

마켓을 구경하면서 아까 오후에 못 봤던 벽화 '군주의 행렬'을 보러 갔다. 드레스덴과 작센의 영주를 순서대로 그려놓은 벽화로, 도자기로 만든 타일에 벽화가 그려져 드레스덴 공습에서도 살아남았다고 하는, 드레스덴 최고의 명물이었다.

군주의 행렬
'군주의 행렬'에 대한 설명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 가니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으나,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웅장했다. 이걸 보고는 사람이 없을 때 다시 와보고 싶어져서, 다음날 아침 일찍, 해가 뜨자마자 올 계획을 했다.

'군주의 행렬'을 본 뒤 다시 슐로스 광장으로 이동해 브륄의 테라스로 올라갔다. 브륄의 테라스는 본래 방어요새이던 것이 테라스로 개조된 곳으로,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이곳을 '유럽의 발코니'라고 부르며 유명해진 곳이다.

슐로스 광장
브륄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아우구스투스 다리

엘베강을 따라 테라스를 걸어갔다. 바이올린 버스킹을 하는 연주자가 있었고, 마켓과 달리 테라스에는 사람이 적어 여유로웠다. 드레스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건물들이 너무너무 예뻤다.

테라스 위의 엽서 상인

테라스를 쭉 걷고 다시 알트마르크트 광장의 메인 마켓으로 돌아왔다. 가는 길에 퍼레이드 행렬을 마주쳤는데, 좀... 엉성해서 오후에 슐로스 광장에서 기다리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열심히 하시니까

낮부터 돌아다닌게 좀 피곤하기도 했고, 밖에서 저녁을 먹고싶지 않아서 여기서 동행분과 헤어지고 나는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 바로 옆에 알디가 있어 저녁거리를 사왔다. 폴란드 알디나 리들에는 구이용 돼지고기를 안팔았는데, 독일에 오니까 구이용 목살, 삼겹살이 있었다. 목살 800그람을 6유로가 좀 안 되는 가격에 업어와서 숙소에 들어가 절반을 구워먹었다. 치즈가 들어간 올리브 절임을 1.3유로에 사와서 목살 구이와 함께 먹었고, 당연히 맥주까지 먹었다. 근데 맥주는 그냥 맥주맛이었고... 사실 폴란드에서 먹은 지비에츠가 더 맛있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맛있게 저녁을 먹고 좀 쉬다가 7시쯤 다시 드레스덴의 저녁을 즐기러 숙소를 나섰다. 시내와는 거리가 좀 있어서 트램을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숙소에서 쉬면서 지도를 좀 살펴보니, 낮에 봤던 올드타운에서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건너가 신시가지로 가면 또 다른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는 것 같았다. 원래는 그걸 구경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트램 노선이 좀 애매해서 신시가지로 바로 가지 않고 즈빙거 궁전 근처에 내렸다.

그래서 즈빙거 궁전을 좀 산책했다.

저녁에 봐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한껏이다.

다시봐도 예쁘다...

즈빙거 궁전 옆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들길래 뭔지 물어보니까 드레스덴 나이트투어란다.

나이트투어 참여자들과 오페라하우스

나만의 길을 가기 위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향해 걸어갔다.

아우구스투스 다리에서 본 슐로스 광장
다리에서 본 브륄의 테라스

다리를 건너니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었다. 여기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작센왕 아우구스투스 3세의 기마상
마켓 이름도 아우구스투스 마켓이었다.

여기는 알트마르크트 광장의 올드 마켓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기는 했다. 신시가지라서 그런지 상점들도 좀 현대적인 분위기가 났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고 드레스덴 신역(Neustadt) 근처의 번화가도 둘러봤는데, 그렇게 특색있는 느낌은 아니어서 조금 둘러보다가 올드타운의 알트마르크트 광장으로 돌아갔다.

알트마르크트 광장의 마켓

마켓을 다시 둘러봤는데, 저녁이 훨씬 예뻤다.

좀 둘러보다가, 운영시간을 몰라 낮에 못 갔던 크로이츠 교회가 생각나 일요일 운영시간을 알아보려 찾아갔다. 그런데  문이 열려있었고, 들어가서 운영시간을 찾아보려고 기웃대니까 로비?에 있던 웬 외국인이 전망대 올라갈 수 있으니까 얼른 가라고 하는거다! 지금 관리인이 없어서 표 안사고 그냥 올라갈 수 있고 위에 올라간 사람 몇 명 있다고 그래서 엥??????? 물음표 백개 띄웠다. 알고보니까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3시에 전망대를 닫았다가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다시 열었는데, 8시가 지나서 관리인은 퇴근을 하고(ㅋㅋㅋ) 문은 그대로 열려있어서 자유롭게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다는거다. 이게 웬 횡재냐 싶기도 하고, 혹시 곧 관리인이 오는거 아닌가 싶어 계단을 급하게 뛰어 올라갔다. 200개가 넘는 좁은 계단을 숨도 안쉬고 올라가느라 엄청 힘들었는데, 전망대에 도착해 아래를 내려다보자 너무 예뻐서 감탄이 나왔다.

진짜 너무너무 예뻤다. 인스타에서 보고 호들갑 엄청 떨길래 흠 그정돈가 했는데 직접 보니까 그정도 맞았다 ㅋㅋㅋ

그리고 나 말고도 어떻게 이 정보를 알고 왔는지 한국인들이 몇 있었다. 이야기하는걸 슬쩍 들어보니 6시부터 8시까지 전망대가 열렸을 때는 올라가는 계단도 줄을 서서 올라가느라 전망대를 다 올라가느라 거의 한 시간 넘게 걸렸다는거다. 사람 무지하게 많았을텐데 또 사진 찍기도 엄청 힘들었을거다. 이렇게 운이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돈도 안내고(ㅋㅋㅋ) 대기도 안하고 사람도 별로 없는 전망대에서 드레스덴 마켓을 바라볼 수 있는게 너무 큰 행운이었다.

진짜 너무 예뻤다.
말 안돼

전망대에서 셀카도 엄청 많이 찍었는데 부끄러워서 여기에는 못 올리겠다.

드레스덴 크리스마스 마켓 1황 맞네요

지금까지 본 크리스마스 마켓 중 압도적으로 가장 예뻤다.

전망대에서 한참 구경하다 8시 50분쯤 마켓으로 내려오니 상점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었다. 좀 둘러보다가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갔다.

안녕

숙소에 돌아오니 정말 피곤했다. 씻고 베를린 여행기를 좀 쓰다가 얼마 쓰지도 못하고 바로 잠들었다.

다음날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사람없는 드레스덴 올드타운을 구경하러 갈 생각이어서, 아침 일찍 일어나 7시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다. 8시쯤 해가 뜬다고 해서 시간을 맞춰 나갔다.

숙소를 나서니 하늘이 일출 때문에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여행하면서 일몰은 많이 봤어도 일출은 거의 못봤는데, 피곤했지만 너무 예뻤다.

구름 때문에 더 예쁜듯
드레스덴이 너무 좋았다.

올드타운으로 얼른 가고 싶어서 트램을 타고 갔다.

트램 기다리면서

트램을 타고 올드타운으로 가는 동안 붉은 태양은 사라지고 어느새 파란 하늘이 나왔다. 드레스덴에서도 날씨 운이 너무 좋다.

올드타운에 사람이 없어서 사진 찍기가 너무 좋았다. 진짜 기분 좋았다.

올드타운 가는 길
이 문만 통과하면 슐로스 광장이...

드디어 도착한 벽화 군주의 행렬, 정말 관광객이 나밖에 없었다. 다들 전날 저녁까지 마켓 보느라 안 나왔나보다.

감동먹었다.

프라우엔키르헤가 햇살을 받아 빛나는 모습이 아름답고 홀리했다.

벽화 앞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마네킹이었다. 이걸 설치하고 있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구글 리뷰를 보니 유명인사였다.

설치하는 모습을 직관했다. 몇 분 후 설치가 끝났는지 차를 타고 가버리더라.

햇살이 비치는 모습도 너무 예뻐서 한참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벽화에 그려진 작센의 제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회랑을 왕복했다.

진짜 너무 예뻤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벽화에서 셀카도 여럿 찍고 구경하다 슐로스 광장으로 나왔다.

여기도 너무 예뻤다...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건너면서 올드타운을 감상했는데, 정말 감탄밖에 안나왔다...

엘베강 너머의 건물들
드레스덴 왕궁과 슐로스 광장
세로로도
해가 떠오르는 브륄의 테라스와 프라우엔키르헤

아침에 올드타운 구경을 나선게 신의 한수였다. 날씨가 좋아서 감사했다.

안개 낀 것 같은 하늘때문에 더 홀리해
프라우엔키르헤

다리를 다 건너려다 다음 일정때문에 중간까지만 갔다가 돌아왔다.

이렇게 예쁘면 반칙 아님?

슐로스 광장을 구경하다 또 군주의 행렬을 보러 갔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아 진짜 말 안 돼..!!!!!

이후 즈빙거 궁전 앞 광장으로 갔다. 전날 감동받았던 풍경을 다시 보러 간 것이다.

광장에서 엘베강을 바라보고
드레스덴이 예뻐서 울었어 ㅠㅠㅠ

맘같아서는 계속 올드타운을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이날은 드레스덴 근교의 작센-스위스 국립공원을 갈 생각이었고, 국립공원으로 가는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씩만 있어서 시간을 맞춰 이동해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드레스덴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정말 너무 예뻤어서,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생각이 나는 아침 산책이었다.

드레스덴 근교, 체코와의 국경에는 깎아내린듯한 기암괴석으로 '독일의 장가계'(ㅋㅋㅋ)라는 별명이 있는 작센 스위스 국립공원이 있다. 중세 이 지역으로 이주해 온 스위스인들이 자신들의 고향 알프스와 비슷한 풍경을 가졌다고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엘베강을 따라 작센 스위스 국립공원이 펼쳐져있는데, 이날은 국립공원의 여러 명소 중 드레스덴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바스테이(Bastei) 다리를 방문할 생각이었다.

드레스덴에서 바스테이 다리까지 가려면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S1 노선을 타고 Kurort Rathen역까지 이동해서 엘베강을 건너는 페리를 타고 약 20~30분 계단을 올라가는 방법과, 중앙역에서 S1/S2 노선을 타고 Pirna역까지 이동해서 버스를 타고 바스테이 다리까지 바로 가는 방법이 있다. S반이나 버스는 모두 도이칠란드 티켓으로 이용가능하지만 페리는 편도 1.5유로를 내야해서, 나는 Pirna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바스테이 다리까지 갔다.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S반을 타고 피르나로 가는 길

피르나로 가는 S반에서 도이칠란드 티켓을 산 이후 처음으로 검표를 받았다. 혹시 앱에 문제라도 있는거면 어쩌지 긴장했는데 다행히 잘 작동했다.

피르나 중앙역
중앙역 앞의 버스터미널. 1번 플랫폼에서 기다리면 된다.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30분정도 이동해 엘베강변의 작은 마을 피르나에 도착했다. 매주 일요일은 매시 정각 바스테이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조금 기다렸다가 버스를 탔다. 다행히 구글맵이 잘 작동하니 구글맵을 참고해서 길을 찾으면 된다.

버스가 오기 전까지 시간이 20분정도 있어 역 주위를 잠시 둘러보았다.

역 근처 골목이 예뻤다.

조금 정보를 찾아보니 피르나는 중세 작센 왕국시절부터 호박(amber) 무역으로 번성한 도시였다고 한다. 제미나이한테 물어보니 올드타운이 볼만하다고 해서 바스테이를 구경하고 난 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렀다가 갈까 생각했다.

골목을 구경한 뒤 플랫폼에 앉아있으니 나처럼 바스테이를 가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찾아왔다. 드레스덴 근교에서 꽤 유명한 관광지인 것 같았다.

버스에 탈 때는 도이칠란드 티켓의 qr코드를 버스 기사한테 보여주면 됐다. 카드 태깅 결제도 가능한 것 같았다. 피르나를 떠나 독일의 시골마을들을 지나며 바스테이로 갔는데, 겨울인데도 푸르른 들판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주택들이 예뻤다. 풍경이 너무 전원적이고 마음에 꼭 들어서 음악을 들으며 가는 길이 행복했다. 혼자 여행다니는게 이렇게 좋아서 어쩌지...

버스를 타고 20분 조금 넘게 이동해 바스테이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10분?정도만 걸으면 전망대에 도착한다.

영어 이름도 Saxon-Switzerland더라(당연함)

날이 꽤 쌀쌀했는데 전망대에 오르니 경치가 좋아 추위가 싹 가셨다.

어떻게 이런 풍경이 생겼는지. 엘베강 건너편은 너른 평지인데, 강을 사이에 두고 이렇게 극적인 지형 차이가 있다는게 무척 신기하다. 바스테이 방면은 극적인 수직절벽과 기암괴석이, 건너편은 농사를 할만한 평야와 마을이 있었다.

반대편 풍경

너무 궁금해 어떤 이유때문에 이런 지형이 생겼나 제미나이한테 물어봤다.

얘 진짜 똑똑하다...
그렇구나

검색해 본 이후에는 다시 열심히 구경을 시작했다.

수직절벽들

첫 번째 전망대 근처에 바스테이 다리가 있고, 다시 그 근처에 다리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바스테이 다리
확대

원래는 군사적 목적으로 건설되었다고 한다. 작센 왕국의 천혜의 요새였다고. 전쟁이 나면 작센의 고위층들은 이 바스테이 요새를 믿고 근처의 쾨니그슈타인 요새로 몸을 숨겼다고 한다.

엘베강은 도도하다.

엘베강에 대해 처음 접한건 시오노 할매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였는데, 제국 2대 황제 티베리우스의 엘베강 정복이 실패하던 대목을 읽을 때 무척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로마사에 대한 자료를 나름 찾아보며 읽다보니 라인강, 엘베강, 도나우강이 굉장히 익숙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그 강들을 직접 여행하다보니 감회가 새롭다.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강폭이 좁았다.
Kurort Rathen역과 마을
바스테이의 절벽들

10시 30분쯤 바스테이에 도착해서 11시 30분에 피르나로 가는 버스를 탈 생각이었기에, 한 시간 정도 바스테이 다리 근처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한 시간 정도면 구경하는데 충분했다. 셀카도 찍고, 풍경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도이칠란드 티켓 덕에 돈도 안 내고 이런데를 올 수 있다는게 좋았다 ㅎㅎ

작센 스위스 안녕

11시 35분에 피르나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피르나로 돌아갔다. 어차피 바로 드레스덴으로 가더라도 더 이상 볼 게 딱히 없어서, 피르나를 좀 구경하고 가기로 했다. 피르나로 오는 버스에서 제미나이와 함께 정보를 좀 찾아보니, 피르나 올드타운이 무척 예쁘고 또 작센 지역의 전통 치즈케이크 '아이어셰케'로 유명하다는거다. 치즈케이크 덕후로서 참을 수가 없었다.

피르나역에 내려 올드타운까지 약 15분 정도 걸어갔다. 너무 춥고 으슬으슬했지만 거리가 정말 아름다웠다. 독일은 오랫동안 통일되지 않고 지역 제후들이 난립해서 그런지, 런던이나 파리, 부다페스트처럼 어느 한 곳 특출난 관광지는 없어도 작은 소도시들까지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거리가 너무 예쁘다.
중앙광장 가는 길
ㅠ.ㅠ

진짜 광장으로 가는 길이 너무 예뻤다. 이날 운 좋게 날씨도 좋아서...

중앙광장 도착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었다. 역시 관광객이 적었고 특히 동양인은 나밖에 없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안 가는 곳의 매력을 찾아가는게 난 좋다.

왼쪽의 큰 건물이 피르나 시청이라고
마켓 풍경
하늘이 예뻤구느

광장이 크지 않아서 금방 구경이 끝났다. 광장 바로 옆에 아이어셰케를 파는 카페가 있어서, 몸도 덜덜 떨리겠다 바로 카페로 들어갔다.

이곳으로 갔다. 제미나이 추천 카페였다.

내가 커피를 안 마셔서, 그냥 아이어셰케만 시켰다. 케이크 한 조각에 3.9유로였다.

아이어셰케

아이어셰케는 작센 지역 전통 치즈케이크라는데, 맨 위에 우리가 흔히 아는 치즈/계란으로 만든 층, 가운데에 하얀 치즈를 넣은 층, 맨 아래에 발효한 효모로 만든 사워도우 느낌의 빵이 있는 층으로 나뉜다고 한다.

층 세 개가 보인다.

맨 위의 층을 셰케라고 한다고 하는데, 이쪽은 일본식 치즈케이크 맛이랑 거의 똑같았다. 그런데 위에 설탕이 뿌려져 있어서 달콤하니 좋았다. 가장 아래층은 정말 효모맛?같은 씁쓸하면서도 시큼하고 살짝 달달한 맛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는데, 나는 먹다보니 각각 따로 먹는게 더 맛있어서(ㅋㅋ) 셰케 층을 다 먹고 빵을 따로 먹었다.

카페에서 몸 좀 녹이고 케이크 먹다가, 슬슬 드레스덴으로 가는 S반 열차를 타러 갈 시간이 되어서 밖으로 나왔다. 맛있기는 한데, 굳이 찾아가서 먹을 디저트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여행하다보니 내가 커피를 못 먹는게 너무 아쉬워진다. 이런데서 맛있는 커피 먹으면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커피만 먹으면 잠을 못 자니 원...

역으로 가는 길에 본 마차

현지인들도 이런거 보면 타고싶나?

엘베강의 소년들
가족들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엘베강 건너편의 피르나 마을
철도와 피르나

바스테이를 구경하고 드레스덴으로 가기 전 한 시간 정도 둘러본 피르나 마을이었는데, 거리가 너무 예쁘고 전원적인 느낌이 나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그냥 드레스덴을 여행하면서 방문하는 모든 곳이 다 마음에 들었다.

다시 S반을 타고 드레스덴에 오니 2시쯤이었는데, 숙소로 돌아가서 좀 쉬다가 저녁에 나올까 고민을 하다 그냥 드레스덴을 한 바퀴 더 돌고 노을을 본 뒤 숙소로 가기로 하였다.

여전히 아름다운 알트마르크트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맑으니까 마켓이 더 예쁘다

다시 사진을 둘러봐도 정말 감탄밖에 안나온다. 마켓을 쭉 둘러보고 올드타운으로 갔다. 아침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지만, 푸른 하늘이 너무 예뻤고 사람이 많으면 또 그것대로 매력이 있었다.

군주의 행렬
난 이미 사진 다 찍었지~

프리우엔키르헤도 보면 볼수록 멋지다.

슐로스 광장
엉ㅜ엉

드레스덴은 여행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 여긴 진짜다...

슐로스 광장을 떠나 즈빙거 궁전으로 향했다.

미친거아님???
즈빙거 궁전 앞

다리를 지나 내부로 들어갔다.

2층 테라스?로 가는 계단이 있었다. 2층에서 보니 더 뷰가 좋았다.

진심 너무 멋지다...

여기에 계단이 있어서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즈빙거 궁전을 끝내고 다시 슐로스 광장으로 가서, 브륄의 테라스에 올랐다.

또로스 광장
아우구스투스 다리
해질녘의 엘베강

슬슬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브륄의 테라스에서 엘베강 건너편 잔디밭을 보니 그곳에서 보는 노을이 예쁠 것 같아 테라스 구경을 마친 뒤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건너 잔디밭으로 갔다.

브륄의 테라스에서 본 프라우엔키르헤

다리를 건너니, 역시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

죽음으로 예쁘다
브륄의 테라스와 프라우엔키르헤
해가 저물어가는 모습이 정말...

잔디밭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드레스덴의 노을을 보니 정말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구도가 비슷한데 찍은 장소는 다 달라요...

날씨가 좀만 덜 추웠으면 맥주 한 캔 사와서 노을 보면서 먹는건데. 이게 유일한 한이었다.

세로로도
진짜 미쳤다 ㅠ.ㅠ

한참 노을을 보다 너무 추워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일어났다. 그 길로 중앙역 옆의 리들로 가서 장을 본 뒤 숙소로 들어갔다.

트램타러 가는 길
마지막으로 브륄의 테라스를 찍었다.

마트에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라자냐를 팔길래, 라자냐를 사서 남은 목살을 삶아 같이 먹었다.

저녁을 먹은 뒤 못 다 쓴 베를린 여행기를 마무리하고,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을 갈까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너무 귀찮아서 그냥 누웠다. 전날 많이 보기도 했고 이날 많이 움직여서 피곤했다...허허

그렇게 드레스덴 여행을 마무리했다. 정말 너무 만족스러웠던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괜히 비싼데 2박이나 예약했나, 후회했는데 여행하고 보니 숙박비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너무 아름다운 도시를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것도 날씨 좋을 때 여행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여러분도 유럽 가면 드레스덴을 꼭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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