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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야기들/2025년 유라시아 여행

[유럽 여행기] 23. 독일 NRW

by Orthy 2025. 12. 30.

25.12.25. ~ 25.12.28.

이번 여행에서는 4일동안 독일 최대의 도시권 라인-루르(Rhine-Ruhr)의 최대도시 4곳을 하루씩 여행했다. 순서대로 도르트문트(Dortmund), 뒤셀도르프(Düsseldorf), 쾰른(Köln), 본(Bonn)을 여행했는데, 그래서 제목을 어떻게 정할까 고민하다가 라인-루르 도시권이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약자인 NRW로 요약하기로 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ine-Westfalen)주는 독일 최대의 경제권이자 인구밀집지역으로, 유럽연합에서 지역내총생산 2위를 기록한다고 한다. 1위는 파리와 근교지역인 일드프랑스인데, NRW의 지역내총생산은 일드프랑스의 그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프랑스가 파리 몰빵인데 독일은 공업지대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음을 생각하면 NRW의 규모가 얼마나 큰 건지 짐작이 간다.


라이프치히를 떠나 도르트문트로 가는 날.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을 때 이미 예매해뒀던 플릭스버스를 타고 6시간을 가는 긴 여정이었다. 도이칠란드 티켓을 이용해서 굳이굳이 갈 수는 있는데, 환승을 몇 번씩 해야하는데다가 DB가 지연과 취소로 악명높기도 하고, 버스로 6시간 걸리는 거리를 완행열차+환승 조합으로 가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몰라 버스 티켓을 미리 사두길 잘했던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긴 뒤 9시 20분쯤 숙소를 나섰다. 9시 50분 출발이었는데, 숙소에서 라이프치히 중앙역 바로 옆에 붙어있는 버스 터미널까지 가야했다.

라이프치히 안녕

10분 정도 걸어 터미널에 도착했고, 기다리다 버스를 탔다.

라이프치히 버스 터미널

이날은 크리스마스 당일이었는데, 유럽은 크리스마스 당일에 모두 집에서 각자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편이고, 대부분의 상점과 관광지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크리스마스 당일에 장거리 이동을 잡아놓았다. 버스도 좀 비어서 가지 않을까 했는데 아주 꽉꽉 찼다.

버스에서는 잠도 자고, 라이프치히 여행기를 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독일 동부에서는 구름과 안개가 많았는데 서부로 넘어오니 어느새 하늘이 맑아져 있었다.

버스는 한참 달려 3시 50분경 도르트문트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이것도 역시 도르트문트 중앙역에 바로 붙어있었고, 도르트문트에서의 숙소는 중앙역 인근의 a&o 호스텔로 잡아두었다. 드레스덴에서 묵었던 호텔 체인인데, 드레스덴에서 1박에 60000원 하던 것이 도르트문트에서는 1박에 25000원 정도로 싸졌다. 도르트문트에서 2박을 하고 쾰른으로 넘어갈 예정이었다.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터미널을 벗어나 대로로 나오니 이제껏 보지 못했던 현대적 건축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서울 거리와 다를게 없었다. 사실 애초에 고전미를 기대하고 도르트문트에 간 것은 아니었고, 그냥 쾰른만 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기도 했고, 분데스리가의 FC도르트문트로 익숙한 도시였기 때문에 온 것이라 그런대로 괜찮았다.

원래 도르트문트행을 계획할 때는 1월 5일, 함부르크에서 코펜하겐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독일에 있을 생각이었어서 굳이 일정에 넣었는데, 파리행을 먼저 계획했더라면 굳이 도르트문트로 안 가고 파리 일정을 늘렸을 것 같기는 하다..ㅋㅋㅋ

숙소 가는 길

'정말 암것도 없구나..?!'라는 감상을 가지고 숙소로 걸어갔다. 바로 체크인을 하고, 주변을 좀 둘러봤다. 혹시나 문을 연 마트가 있을까 찾아봤는데, 모두 닫았고 웬만한 상점도 다 닫혀있었다. 그나마 영업하는 곳은 non-christian인 터키계, 아랍계가 운영하는 것 같은 케밥가게나 kiosk라고 불리는 작은 구멍가게들이었다. 도르트문트 메인 거리도 진짜 썰렁했다.

크리스마스 마켓도 다 문을 닫고
거의 포스트아포칼립스?
축구의 도시

도르트문트에는 독일축구협회에서 운영하는 독일축구박물관도 있다. 중앙역 바로 앞에 있는데, 나는 축구에 딱히 관심이 없어 가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돌아다니는 사람은 좀 있었다.

한국과 유럽의 크리스마스 문화가 많이 다르다는 말을 직접 체험하게 됐다.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던 것)의 트리

좀 돌아다니다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동부에서는 일몰이 4시였는데, 서쪽으로 좀 이동해서 일몰이 4시 30분 정도로 밀렸다. 덕분에 늦게 도착했음에도 시내를 좀 둘러볼 수 있었다.

좀 느낌있어요

시내를 한 바퀴 둘러봤지만 멋진 건축물같은건 없었고, 축구때문이 아니라면 굳이 시간을 내서 올 도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다보니 점점 해가 져서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도르트문트 중심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문을 연 아랍상점이 하나 있어서 잼을 한 병 샀다. 라이프치히에서 사재기 한 닭가슴살, 시금치 절임, 사워크라스트, 잼과 식빵을 함께 먹었다. 미리 사놓길 잘했다.

저녁을 먹고 좀 쉬다가 다음날 여행 계획을 짰다. 원래는 도르트문트를 더 구경할 생각이었는데, 짧은 1시간여의 산책으로도 구경거리를 다 봤다. 사실 구경거리가 없었다. 그나마 볼 게 외곽의 광산유적박물관이었는데, 이 다음날인 26일도 휴일이라 운영을 안했다. 제미나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도르트문트 바로 옆에 있는 뒤셀도르프를 여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볼 거리가 아예 없는 도르트문트에 비해 뒤셀도르프는 할 게 좀 있는 것 같았다.

다음날, 또 비슷한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뒤셀도르프로 가는 기차는 엄청 많이 있었고, 나는 9시가 조금 넘어서 RE를 타고 뒤셀도르프로 갔던 것 같다.

도르트문트 중앙역 앞
FC도르트문트 팬샵
도르트문트 중앙역 선로
플랫폼

뒤셀도르프까지는 30~40분 정도 걸렸다.

도착
뒤셀도르프 중앙역
역 앞 풍경

뒤셀도르프는 독일 최대의 아시안 커뮤니티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서독시절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유럽 지사를 뒤셀도르프에 내서 뒤셀도르프에 큰 규모의 일본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었고, 이후 한인들도 일본인 커뮤니티 근처에 코리아 타운을 이뤄 살아서 그렇다고..

뒤셀도르프에는 독일에서 가장 크고 다양한 물품을 판다는 한인마트도 있었는데, 이날은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이라 문이 닫혀있었다. 마트 이름은 무려 하나로 마트.

좀 아쉬웠다.

이 마트에서 떡도 판다고 해서 가보고싶었는데 좀 아쉬웠다. 바람떡이랑 꿀떡이 왜 이렇게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ㅋㅋ

역 바로 근처에 있는 이 하나로마트를 지나면 뒤셀도르프의 일본인 커뮤니티 'Little Tokyo'가 있다. 일식당이 꽤 몰려 있고, 주위로 한식당과 한인마트도 있다. 어차피 이날은 다 닫혀있었지만 그래도 구경을 갔다.

가는 길

뒤셀도르프도 도르트문트처럼 현대 건축물들만 있고, 거리가 한국 거리와 큰 차이점이 없었지만 그래도 미관이 도르트문트보다는 나았다. 나름 NRW의 주도이자 쾰른과 최대도시를 두고 다투는 도시라 그런 것 같았다.

일본 거리 도착. 나름 느낌이 있었다.

독일을 돌아다녀보니 지금까지 방문한 어떤 나라보다도 일본 문화가 깊숙히 침투한 것 같았다.

일본 거리는 생각보다 엄청 조그마하고 가게들도 다 문을 닫아서 그냥 한 번 쓱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중앙역에서 라인강으로 가는 길에 관광지가 몰려있고 거리도 멀지 않아서 걸어다니기 좋았다.

Tramway
도착

다음 목적지는 뒤셀도르프의 Königsallee였다. 인공운하의 양옆으로 각종 명품 상점들이 늘어선 번화가라는데, 역시 크리스마스 연휴답게 썰렁했다. 그리고 이날 무척 추웠는데, 운하가 조금 얼어있었다. 썰렁했음에도 얼어붙은 운하와 가로수, 밝은 햇빛 덕분에 경치는 좋았다.

Königsallee를 한 바퀴 돌아 북쪽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걸어갔다.

도중에 신기한 건물이 있었다.
한 바퀴 도는 중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던 것)

마켓은 다 닫혀있었고, 마켓 북쪽으로 공원이 하나 있어서 좀 돌아다니다가 볼 게 없어 올드타운쪽으로 갔다. 날씨 좋은 여름날에는 공원이 무척 예쁘고 여유로운 분위기일 것 같은데, 이날은 어디 잠시 앉아있기에는 너무 추웠다.

독일 라인 오페라?
올드타운 가는 길

올드타운으로 가는 길은 건물들을 나름 고전양식으로 꾸며놓기는 했는데, 그냥... 그랬다 ㅋㅋㅋ

길을 따라 라인강변으로 나가니 성 람베라투스 교회가 나왔다. 전날 뒤셀도르프 여행 영상을 봤는데, 영상에서 추천했던 교회라 들어가 볼 생각이었다. 안에서 노래 소리가 들려왔는데 사람들이 들락날락 하길래 들어갔다.

들어가니 합창단?같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악기까지 연주되고 있었고, 듣고 있으니까 좋았다. 마침 추운 몸도 녹이고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예배도 같이 드리는 것 같길래 그냥 들었다. 물론 독일어라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눈치껏 사람들 일어날 때 일어나고 앉을 때 앉기만 하면 됐다.

예배가 끝나고 영성체를 받으려는 줄이 생겼다. 전에 슬로바키아에서 뭣도 모르고 영성체를 받았던 경험 덕분에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고 그 행렬에 동참하지 않았다.

행렬들

교회 안이 연기로 자욱했는데, 창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또 홀리해서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예배가 끝나자 교회를 나서 다시 뒤셀도르프 구경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마주한 라인강
라인강 서안의 주택가들

머나먼 독일의 강인 라인강이 내게 그토록 익숙한 것은, 라인강이 로마제국의 국경이었기 때문이다. 카이사르 이후 로마제국의 북쪽 국경은 라인-도나우 선이었고, 라인강을 따라 로마의 식민도시가 세워지고 로마 군단이 배치됐다. 라인강은 야만으로부터 문명을 수호하는 최전선이었고, 이 라인강 방어선을 사수하기 위해 제국은 사활을 걸었다.

뒤셀도르프 남쪽의 쾰른(Köln, Cologne) 역시 당시 세워진 로마의 식민도시 중 하나로, Colognia(식민도시)가 변형된 이름이라고 한다.

처음 마주한 라인강은 너무나도 푸르렀다. 이날 날이 참 좋아서 그런지 강물이 새파랗게 흐르고 있었다.

저 멀리 라인타워가 보인다.

성 람베라투스 교회에서 라인강변으로 나가면 그곳에서부터 뒤셀도르프 시내를 따라 강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하늘이 맑아 걸어다니기 좋았다. 뒤셀도르프에 대한 인상은 날씨를 많이 탈 것 같은데, 나는 참 좋았다.

산책로를 따라 강변을 걸어가면 Burgplatz가 나온다.

Burgplatz의 크리스마스 마켓

이날 마켓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다 막혀있었다.

Burgplatz

위 사진의 높은 탑은 원래 궁전으로 쓰이던 것이었다. 뒤셀도르프는 17세기 말부터 약 30년간 신성로마제국의 선제후국 팔츠의 수도로서 기능했는데, 탑은 당시 팔츠의 선제후던 요한 빌헬름 2세가 머무르던 뒤셀도르프 궁전의 일부였다. 팔츠 선제후국이 만하임으로 수도를 천도한 뒤, 화재로 궁전은 소실되고 지금은 탑만 남았다고 한다.

광장을 좀 둘러보다 다시 라인강변을 따라 걸었다.

높은 첨탑은 성 람베라투스 교회의 탑이다.
Düsseldorf-Eye(?)

강가를 따라 걷다가 뒤셀도르프 시청이 있는 Marktplatz로 이동했다.

가는 길
Marktplatz
Old town hall

사진 뒤의 건물이 바로 뒤셀도르프 구시청사다. 마켓은 역시 닫혀 있었다.

그래도 이쪽에 오니 돌아다니는 사람이 꽤 많았다. 카페나 바가 많이 열려 있었다.

유동인구가 꽤 있어요?

돌아다니다 무척 붐비는 펍을 봤다. 뒤셀도르프 지역의 로컬 맥주 'Alt'를 직접 만드는 맥주집이었는데, 대낮부터 아재들이 맥주를 너댓잔씩 시켜서 먹고 있었다. 안그래도 뒤셀도르프에서 알트비어를 먹어볼 생각이어서 여기서 먹기로 했다.

찐맛집 인증마크

대충 눈치보고 저 테이블 근처에 서있으면  맥주를 나르고 다니는 종업원이 쓱 와서 주문을 받는다. 그냥 비어!라고만 말하라길래 'Ein Bier!' 하니까 금새 맥주를 한 잔 가져다줬다.

맥주잔 아래에 저런 받침을 깔아주는데, 이게 바로 영수증이 된다. 먹은 잔 수만큼 체크를 하고 나중에 계산을 하는 식.

맛은, 일단 독일와서 먹은 생맥주 중에는 제일 나았다. 나움부르크와 라이프치히에서 생맥주를 한 잔씩 먹어봤는데, 확실히 독특하면서도 맛있었다. 좀 더럽지만 맥주를 먹고 트름이 나올 때 올라오는 향이 엄청 고소했다 ㅋㅋㅋ 거품도 부드럽고 전반적으로 괜찮았는데, 맛있는 맥주를 먹자마자 느껴지는 '아 이거다!' 싶은 느낌은 안 들었다. 난 조금 더 내 입을 툭툭 쳐줬으면 좋을 것 같은데, 좀 밍밍했다. 탄산 문제가 아니고... 하여튼 그냥 적당히 맛있었던 것 같다.

다 먹고 계산하니 3유로였다. 200~300ml 정도인데 수제라 좀 비싸긴 했다. 이후 다시 라인강변을 따라 걸었는데, 적은 양이라 그런지 취한 느낌은 없었다.

지금보니 성 람베라투스 교회의 첨탑이 좀 뒤틀려있다?

풍경이 예뻤다.
그냥 계속 걷기...

중간에 작은 낙하산?같은걸로 연날리기 놀이 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들 멈춰서 구경하길래 나도 좀 구경하고 다시 걸어갔다.

푸르구나

한참 걸어 유튜브 영상에서 추천해준 Medienhafen이라는 곳에 도착. 항구 주위로 현대적 건물들이 늘어선 곳이었다.

요트가 뭐 이리 많은지

확실히 고전건축물들이 더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것 같기는 하다.

이곳에는 Neuer Zollhof라는 신기한 건물이 있다. 이름난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작품이다. 파리 여행을 준비하느라 유현준 교수의 영상을 봤었는데, 거기에 나온 건축가 프랭크 게리를 여기서 다시 만나 괜시리 반갑다.

파도를 형상화한 아파트들?
아무래도 이게 하이라이트같다.

Medienhafen 옆에는 높이 240미터의 라인타워가 있다.

Rhein tower

전망대도 있는데, 입장료 12.5유로의 값어치는 없을 것 같아 올라가지 않았다.

다시 Medienhafen 구경
다시 라인강변으로
이 사진이 참 예쁘다.

Medienhafen 구경을 끝으로 뒤셀도르프 일정을 끝냈다. 확실히 도르트문트보다는 볼거리가 많았다. 하나로마트도 갈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중앙역으로 가는 트램을 기다리며

이후 다시 뒤셀도르프 중앙역에서 도르트문트 중앙역으로 가는 RE열차를 탔다.

도르트문트에 도착하니 3시가 좀 넘었는데, 바로 숙소 들어가기는 싫어서 돌아오는 기차에서 정보를 좀 찾아봤다. 역 근처에 도르트문트의 랜드마크 U-Tower라는게 있는데 이곳 전망대가 무료 입장이 된다고 해서 바로 찾아갔다.

Dortmund U-Tower

그런데 이날은 전망대가 닫혀있어서 갈 수 없었다.

그냥 노을이나 보러 가려고 다시 중앙역으로 돌아가 제미나이가 추천해 준 도르트문트 노을 명소로 이동했다. 시 외곽에 있는 Phoenix See라는 곳이었는데, 이곳 호수공원이 도르트문트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했다.

U반을 타고 이동했다.

약 10분 정도 이동해 Phoenix See 근처의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호수까지는 좀 걸어가야했다.

도착
호수로 가는 갈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었고, 역 주위에 노숙자들이 몇 명 있어서 좀 무서웠다.

이게 보이면 다 온거다.

그런데 호수공원에 도착하니 산책하는 사람도 많고 사람들이 카페에 여유롭게 앉아있었다.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나, 싶었지만 그래도 안심이 됐다.

돌아다니는 사람들

타이밍 좋게 마침 해가 저물고 있었다.

붉은 노을
산책로를 따라 호수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다시봐도 이날 날씨가 참 좋았다. 겨울에 운도 좋다.

귀엽다.

호수 반대편에 도착하니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살면서 이렇게 노을을 많이 보고 다닌적이 없는데, 여행하면서 평생 볼 노을을 다 보는 것 같다.

이 풍경이 참 좋았다.

사진만봐서는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노을을 다 보고 다시 왔던 길을 걸어 U반을 타러 왔다.

U반을 타고 중앙역에 도착했다. 저녁에 먹을 음료수가 없어 중앙역 안의 편의점?같은데서 맥주를 하나 샀는데, 자세히 안 보고 샀더니 그게 무알코올 맥주였다...ㅠ 그래도 맛있게 저녁을 먹고 쉬다가 잠들었다.

다음날, 도르트문트에서 쾰른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쾰른까지는 RE가 한 시간에 두 대씩 있었고, 도이칠란드 티켓을 이용해서 한 번에 갈 수 있었어서 버스를 따로 예매하지 않았었다. 아침을 먹고 조금 여유를 두고 9시 45분 기차를 탔는데, 조금 연착되어 10시에 출발했다.

도르트문트 중앙역 가는길. 포스터가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방금 찾아보니 정말 반-나치 포스터가 맞았다. 심지어 소시지 가공기업에서 만든 포스터라는데, 이 기업이 오래전부터 반-파시즘 공익광고를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도르트문트 중앙역의 플랫폼
도르트문트 중앙역

쾰른으로 가는 RE는 보훔, 에센, 뒤스부르크, 뒤셀도르프를 지나 쾰른에 도착했고, 이후 벨기에/네덜란드와 국경을 접한 마을 아헨(Aachen)까지 가는 기차였다. 사람이 정말 많아 짐을 들고 타는게 좀 힘들었다...

나는 쾰른 중앙역에 내리지 않고 그 다음역이었던 Ehrenfeld역에 내렸는데, 숙소가 바로 근처였다.

숙소 근처

쾰른도 숙박비가 굉장히 비쌌다. 적당한 곳을 고르니 1박에 55000원이라 오히려 파리보다 비쌌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도르트문트에서 4박을 지내고 당일치기로 쾰른을 왔다갔다 하는게 더 나았을 것 같은데, 그래도 비싼만큼 숙소는 도르트문트에서보다 훨씬 나았다. 다음에 NRW 여행을 또 온다면... 그냥 숙박비 제일 싼 곳을 거점으로 잡고 기차로 당일치기 여행하는게 제일 좋을 것 같다.

체크인 시간이 안되어 짐만 내려놓고 쾰른 구경을 나섰다. 일단 먼저 유심카드를 샀어야해서 신시가지쪽으로 갔다.

약간 명동거리 느낌이 났다.

보다폰 매장을 찾아 들어가 4주 25기가 로밍 심카드를 13유로에 샀다. 생각했던 것보다 유심카드가 너무 싸서 놀랐다. 터키 심카드가 얼마나 말도 안됐는지 이제 깨닫는다. 고약한 놈들, 4주 플랜을 거의 60000원을 받아먹으니. 경제 안좋다고 아주 관광객을 호구로 본다.

심카드를 사고 잠시 마트에 들러 분리수거를 하고 빵을 사먹었다. 유럽에서는 페트병에 든 음료수나 맥주캔을 살 때 0.25유로의 보증금을 붙이는데, 다 먹고 공병을 모아 마트 앞에 있는 재활용기계?에 넣으면 보증금을 다시 쿠폰 형태로 돌려준다. 이걸로 빵을 사서 길빵하며 쾰른 시내를 돌아다녔다. 여기도 시내는 굉장히 현대적이고, 구시가지가 있기는 한데 그냥 평범하다. 드레스덴 구시가지를 아직까지 잊지 못하겠다.

그렇지만 시내 걷다가 뜬금없이 튀어나온 쾰른 대성당.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거 하나 보려고 쾰른을 굳이굳이 찾아 온 것이었다.

쾰른 대성당으로 가는 길

원래 구시가지를 먼저 들렀다가 성당으로 가려했는데, 살짝 보인 쾰른 대성당을 보고 참을 수 없어 바로 성당으로 향했다.

도착

멀리서부터 그 위용이 대단했다.

광각으로

가까이서 보니 진짜 감탄이 나왔다. 지금까지 본 종교건축물 중 단연 가장 아름다웠다. 여행하면서 본 단일 건축물 중에서 가장 인상깊기도 했다. 아니 어떻게 이게 가능한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말이 안되게 웅장하고 거대하다. 하늘을 찌를 듯하다는 말이 꼭 쾰른 대성당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첨탑들이 너무너무 멋졌다.

일부는 공사중
진짜 말이 안됐다.

예쁘다는 말보다도 '우와...'라는 말밖에 안나왔다. 건축물에 이렇게 압도당하는 기분은 처음이었다.

사람은 무지하게 많았다.

성당 앞 광장이 넓지가 않아 성당을 보려면 고개를 쳐들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정면 파사드

조금 멀리서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광장 뒷편 골목길로 들어가면 괜찮을 것 같았다.

와....

이쪽에서 찍는게 훨씬 예쁘기는 한데, 주위 건물들이 성당을 좀 가리는게 흠이었다. 그래도 이쪽까지 오는 사람도 없어서 성당을 감상하기엔 제격이었다.

좀 확대해서

쾰른 대성당을 보며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멋졌다. 가슴이 절로 웅장해지는 느낌이었다.

다시 정면으로

성당 바깥을 구경하고 안쪽을 둘러봤다. 정말 놀랍게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내부에 보물관과 전망대를 들어가려면 입장료가 있는데, 성당만 둘러보는건 무료였다. 독일 참 좋은 나라다.

내부로 입장하려면 줄을 서야했는데, 이때는 운 좋게 줄이 없었다. 이후 몇 번 다시 성당을 찾았는데, 그때마다 줄이 너무 길어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

정면 파사드 확대
성당입구의 조각상들

웅장한 외부모습에 못지 않게 내부도 너무너무 멋지고 거대했다. 진짜 거대하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외부도 그렇고 내부도 그렇고, 정말 지금까지 본 성당 중 가장 멋졌다. 성당 내부가 이렇게 거대한건 정말 처음봤다.

사진에 안담기는게 아쉽다. 들어가면 너무 거대해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진짜 헛웃음이 막 나왔다.

거대할뿐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세계 최고의 종교건축물을 뽑으면 top 5에는 당당히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모르긴몰라도 top 3까지 가능할지도. 일단 내가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제외하면 뭐가 쾰른 대성당에 비할 수 있는게 없다.

스테인드글라스까지 아름답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성당을 한참 둘러보다 자리에 앉으니 타이밍좋게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있었다. 한 5분?하고 끝났는데, 엄청나게 거대한 성당 안에 울려펴지는 파이프오르간 소리가 진짜 대단했다. 할 말이 없다 그냥...

예배당

앉아서 성당을 둘러보고, 다시 한 번 성당을 한 바퀴 돌고 나왔다.

쾰른 대성당은 본래 동방박사 3인의 유골을 모시기 위해 지어졌다고 하는데, 나는 이게 당연히 보물관에 있을 줄 알고 따로 안찾아다녔는데 알고보니 누구나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좀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다시봐도 참...

쾰른 대성당은 쾰른 중앙역과 딱 붙어있다. 성당 바로 얖에 중앙역이 있다.

Köln Hauptbahnhof

나무위키를 읽어보니 쾰른 중앙역이 노선 수요가 굉장히 많은데, 쾰른 대성당 때문에 확장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노선 수요보다 쾰른 대성당이 훨씬 중요하다...

이후 쾰른 올드타운을 구경하러 갔다.

쾰른 Marktplatz

Marktplatz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철수하고 있었는데, 근처 다른 광장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었다. 이러면 이제 신년마켓이라고 해야하려나?

쾰른 크리스마스 마켓

여기도 나름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사람은 무지 많았다.
아이스링크가 꽤 컸다.

마켓 구경을 마치고 라인강변을 따라 다시 성당쪽으로 돌아갔다. 노을을 볼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쾰른에서 볼 거리는 거의 다 봤어서... 앞으로는 그냥 시간만 적당히 때우다가 노을을 볼 생각이었다.

쾰른의 라인강변

강변에는 나름 중근세 스타일의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그단스크가 생각나는 뾰족한 지붕의 건물들이었다.

아 골목 느낌있어요
라인강의 호엔촐레른다리

포츠담 상수시 궁전을 지었던 프로이센 왕가 호엔촐레른의 이름을 딴 철교도 있었다.

귀여운 아이들

산책로를 따라 쭉 걸어오면서 음악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이날도 좀 춥긴 했는데 전날만큼은 아니어서 걸어다니기 좋았다.

이후 쾰른 중앙역을 구경하러 갔다.

호엔촐레른 다리를 지나가는 RE열차
쾰른 중앙역 방면
호엔촐레른 다리 방향의 중앙역 플랫폼
반대편 플랫폼
플랫폼에서 바라본 호엔촐레른 다리
를 지나가는 기차

독일을 돌아다니면서 기차역 찍는게 참 재밌다. 카메라 하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여행 떠날 때 하나 가지고 다닐걸, 좀 아쉽다.

중앙역 구경을 끝내고 호엔촐레른 다리를 건너갔다.

철도 양옆으로 사람이 다니는 길이 있었다.
다리에 자물쇠가 빈틈없이 채워져있었다.
다리에서 바라본 중앙역

다리를 건너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사진 찍는 사람도 많아 교통체증도 일어나고. 동양인은 거의 없고 다 백인, 아랍계였다.

다리를 건너가 바라본 대성당

원래는 호엔촐레른 다리 건너편의 전망대 '쾰른 트라이앵글'을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다리 건너 공원에서봐도 충분히 예뻐서 그냥 공원에서 일몰을 보기로 했다.

이때 아직 일몰까지는 한 시간 정도 시간이 있는 상태였어서, 대성당 옆 루드비히 박물관의 로비에서 따뜻하게 쉬다가 나와 호엔촐레른 다리를 다시 건너 라인강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루드비히 박물관 자체도 소장품이 좋은 박물관이라는데, 역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로비에서 휴대폰을 보다가 나왔다.

호엔촐레른 다리를 건너며 보니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타이밍을 잘 맞춰 나왔던 것 같다.

해지는 라인강
확대샷
다리를 건너 바라본 대성당
세로로도
하늘이 완전 분홍색이었다.
다른쪽에서 바라본 대성당과 호엔촐레른 다리
시시각각 바뀌는 하늘빛

이날 노을이 너무 멋졌다. 하늘이 정말 새빨개지는 노을이었다. 이 다음날도 같은 시간대에 라인강을 찾았는데, 이날만 새빨간 노을을 보지 못했다. 원래 좀 피곤해서 그냥 숙소 가고 노을은 다음날 볼까 고민도 했는데, 잘 참고 노을 구경하는게 좋은 선택이었다.

하늘이 정말 타오르듯이 붉었다.

이만큼 붉은 노을은 쉽게 못보는데, 운이 좋았다. 노래 들으면서 노을을 보는게 참 행복한 일이다.

하나둘 불이 들어오고

좀 더 있으면 야경을 볼 수 있을 것 같긴 했지만, 밤이 되어가자 날도 많이 추워지고 나도 힘들었어서 그 길로 숙소로 들어갔다. 트램을 한 번 갈아타고 장을 봐 숙소에 도착하니 6시쯤. 얼른 씻고 저녁을 준비했다.

이번 숙소에는 오븐이 있어 라자냐를 오븐에 데우고, 돼지 안심 세 덩이를 구워 함께 먹었다.

내가 했지만 참 맛있었다.

이게 단돈 5유로도 안한다. 이렇게 차려먹다보니 도저히 밖에서 먹을 수가 없다.

이후 파리 여행 정보를 찾아보다가 잠들었던 것 같다.

다음날 아침, 전날 먹은 라자냐가 너무 맛있어서 아침인데도 라자냐를 오븐에 돌려 먹었다. 아침으로 먹기에는 좀 헤비하기는 했지만 너무 맛있었다...ㅋㅋ

아침을 먹고 9시쯤 숙소를 나서 쾰른 남부의 도시 본(Bonn)으로 향했다. 숙소 근처에 Köln west역이 있었는데, 본으로 가는 RE열차는 중앙역에서 쾰른 서역을 지나 본으로 가서 서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

그런데 아침부터 안개가
안개가 대단했다.

하늘은 푸른데 안개가 무척 짙었다. 이게 서안해양성 기후인가?

서역까지는 걸어서 10분이 채 안걸렸다. 시간을 맞춰 서역에 도착한 뒤 RE열차를 30분 정도 타서 본에 도착했다.

본 중앙역의 플랫폼

본은 통일 전 서독의 수도이자 베토벤이 태어나 청년기를 보낸 곳이다. 베토벤은 22살까지 본에 살다가 당시 클래식의 중심이던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동해 죽을 때까지 빈에 살았다고 한다.

본이 서독의 수도가 된 데에도 재밌는 일화가 있다. 처음 후보로 나온 것은 프랑크푸르트인데, 이내 동독과 너무 가까워 탈락하고 그 다음 쾰른이 후보에 들었다. 그러나 쾰른은 역설적이게도 너무 중요한 도시라 서독의 수도가 되지 못했는데, 쾰른이 수도가 되면 통일 후 베를린으로 수도를 옮길 필요성이 떨어진다는게 그 이유였다. 이후 당시 독일 총리가 본인의 고향인 쾰른 근교의 본을 수도로 밀었고, '적당히' 중요한 도시였던 본이 서독의 임시수도가 되었다고 한다.

본 중앙역 표지에도 베토벤이
심지어 베토벤 악보까지

본에 내리니 쾰른보다도 안개가 심했다.

역 바로 앞에는 하리보스토어가 있는데, HARIBO가 이곳 본에서 탄생했고, 마지막 'BO'가 Bonn의 앞 두 글자를 딴 것이란다. 이날은 일요일이라 스토어가 문을 닫았는데, 여기서만 파는 희귀한 기념품을도 있다고 한다. 나는 내 돈 주고 하리보 사먹어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다..

본의 하리보스토어
여기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었나보다.
본의 상징, 뮌스터 대성당

안개가 너무 심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가 않았다.

뮌스터 성당 앞 광장
그 광장의 베토벤 동상
음악가 양대 GOATㅋㅋ
광장 한켠의 거리
본 구시청사 건물과 오벨리스크(?)
안개가 너무 심한거 아니오

일기예보를 보니 오전에 안개가 끼었다가 오후가 되면 사라진다고 해서, 그때까지 기다릴겸 영화나 볼까 생각이 들었다. 마침 구시청사 광장에 영화관이 하나 있었고, 얼마 안있어 주토피아2를 상영하길래 들어가서 표를 샀다. 가격은 7.9유로로, 한국이랑 비슷했다.

영화관은 작았다.
내부

팝콘 냄새를 맡으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설마 독일어 더빙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영어에 독일어 자막일 줄 알았는데 해외영화에 자막을 다는 국가가 많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급히 직원에게 물어보니 정말 독일어 더빙 영화라고 했다.

다행히 환불을 해줘서 티켓을 취소하고 밖으로 나왔다. 안개가 물러날 때까지 영화나 보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다녀야 했다.

그래서 그냥 안개 속 본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본은 도르트문트, 뒤셀도르프, 쾰른보다는 현대적인 건물이 많이 없어 좀 더 클래식한 느낌이 강한데, 딱히 볼 건 없었다..ㅋㅋㅋ

썰렁하다 썰렁해
지도에 무슨 유적?표시가 있어서 가봤다.
그렇다네요
좀 더 가까이에서
반대편에서 보니 더 나았다.

알고보니 이 건물이 본 대학교 건물로 사용된다고 한다.

본 대학교 건물과 앞의 잔디밭
잔디밭 한쪽의 조형물

뭘 상징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이후 라인강변으로 나가보니 안개 때문에 앞이 하나도 안 보였다. 웃음이 나오는 뷰였다 ㅋㅋㅋ

배가 있는거 보니 강이 맞긴 하다

강가를 따라 걸어 다시 올드타운 쪽으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오니 육지쪽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다시 찾은 시청 광장
이제 뭐가 좀 보이네
성당이 하나 있었고
내부

안개 걷힌 본 올드타운을 쭉 돌아다니다가 베토벤 박물관을 찾았다. 베토벤이 태어난 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이었다.

Beethoven birthplace
Beethoven-Haus

베토벤 하우스 건너편에 티켓샵과 기념품샵이 함께 있었다. 기념품이 궁금해서 들어가봤는데, 일본인들이 진짜 많았다. 거의 3/4가 일본인인데다가 매장 안에서 일본어밖에 안들렸다. 일본인들이 워낙 베토벤 좋아한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 열정일 줄이야.

티켓샵 내부
베토벤 굿즈들
베토벤 와인/초콜릿/커피도 있었다 ㅋㅋㅋ

잠시 구경을 마치고 나왔다. 박물관 안에 들어갈 정도의 열정은 없었고... 다시 거리 구경을 시작했다.

길 가는 길에 멋진 건물이 하나 있었다.
본 시청사

의외로 본은 벚꽃으로 유명한데, 봄이 되면 벚꽃으로 가득한 거리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엄청 예쁠 것 같다.

다만 지금은 한겨울이라 앙상한 가지들만 남아있었다.

본의 벚꽃거리
이게 다 벚나무라는거지
벚꽃 거리의 카뮈 카페

거리 분위기는 참 좋았다. 봄 여름 가을에 방문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겨울이라 한산한 거리를 구경할 수 있었으니 그 또한 좋지 아니한가...

여기까지 구경하고 다시 쾰른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러 중앙역으로 갔다. 그런데 가는 길에 막스 플랑크 수학연구소를 발견했다. 하우스도르프가 본 대학에서 수학을 연구했으니, 본도 수학의 역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도시다. 하우스도르프는 특히 위상수학에서 절대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수학자다.

막스 플랑크 수학 연구소 in Bonn
초인종 누르고 싶었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난 베토벤 동상
과 맑은 하늘 아래의 뮌스터 성당

안에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미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그 길로 RE열차를 타고 쾰른으로 돌아왔다. 저녁에 노을과 야경을 보러 갈 생각이어서 숙소에서 좀 쉬다가 3~4시쯤 느즈막히 나갈 생각이었다.

쾰른 서역에 내려 바라본 T mobile tower
숙소 가는 길

전날 잠을 잘 못잤는지 숙소에 들어가 바로 곯아떨어졌다. 알람 안맞춰뒀으면 나갈 시간 놓치고 계속 잤을듯...

3시 반쯤 숙소를 나서 쾰른 대성당으로 갔다. 해가 저무는 시간대의 쾰른 대성당은 또 다른 매력으로 예뻤다.

진짜 이번 여행 하이라이트다

개인적으로는 이거 하나 보러 굳이굳이 쾰른까지 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외관뿐 아니라 내부도 너무 멋지다. 이때는 대기줄이 너무 많아 내부는 못들어갔지만...

진짜 넘 예뻤다.

한참 쾰른 대성당 주위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 호엔촐레른 다리를 건너 라인강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여전히 예쁘구나

노을을 기다렸지만, 전날처럼 붉은 노을은 없었다. 강변 산책로의 벤치에 앉아 신인류 노래를 들으며 한참을 보냈다. 노래가 참 좋았다.

해가 저문다
호엔촐레른 다리
점점 불이 켜졌다...
다리들도 너무 예쁘고
이거지 이거야

원래는 완전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아뿔싸. 보조배터리는 챙겼으면서 충전선을 안챙겨온거다. 난 그것도 모르고 계속 음악 들으면서 배터리를 낭비했고...

비상이 걸려 아무것도 안하고 기다리다가 휴대폰 배터리가 10을 찍은 순간 어쩔 수 없이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충전하고 다시 나갈까 하다가 너무 귀찮아서 그냥 씻고 밥을 먹었다.

이날 저녁도 엄청 잘 차려먹었다 ㅋㅋㅋ 이날은 안심을 굽지 않고 삶아서 크림스패니치와 함께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이거 사는데 겨우 4유로들었는데, 다시 말하지만... 도저히 밖에서 사먹을 수가 없다 ㅋㅋㅋ


그렇게 NRW 여행을 마무리짓고 다음날 아침 파리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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