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1.14.~ 26. 1.16.
뉘른베르크를 떠나 체코 프라하로 가는 날. 아침 6시 30분 뉘른베르크 버스터미널을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챙기고 중앙역 안에 있는 리들에 들러 부리또 하나를 사서 버스에 탔다. 아침은 먹어야지..
뉘른베르크에서 프라하까지는 버스로 네 시간 정도가 걸린다. 늘 그렇듯, 버스에서 블로그를 쓰다가 잠에 들기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있다. 이동시간이 긴 덕분에 이렇게 상세한 여행기를 남길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6시 30분에 뉘른베르크를 출발한 버스는 10시 40분쯤 프라하에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숙소까지는 거리가 좀 있어서 지하철(B라인)을 타고 갔다.

동유럽 하면 떠오르는 두 도시, 프라하와 부다페스트. 런던 다음으로 두 번째로 빨리 만들어진 부다페스트의 지하철과는 달리 프라하의 지하철은 최근에 지어진건지, 무척 쾌적하고 깨끗했다. 신기했던건, 열차에 빔프로젝터?같은게 설치되어 있어서 열차가 다니는 터널 벽면으로 광고가 송출되고 있는 것이었다.
숙소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 10분 정도 걸어갔다. 처음 본 프라하의 느낌은 기대보다는 별론데?였다. 하도 예쁘기로 유명하고 관광객이 많은 도시라 기대가 많았는데, 시기도 시기인데다 하늘은 온통 흐렸고, 건물을도 어딘가 파리의 열화판같은 느낌이 들었다. 건물들이 서로 다른 색으로 색칠된 파리? 아마 네오르네상스 /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이 많아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프라하만의 매력이 있다는걸 느꼈지만, 그냥 첫인상이 그랬다. 프라하만의 매력이라면... 구시가 곳곳에 솟은 각종 첨탑들과 주홍빛 지붕,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프라하성인데, 이때는 그걸 보지 못했으니까.



지하철 역에 내려 걷다가 조금 실망했던 마음이 틴 교회를 보자 바로 사라졌다. 조금 독일스러운 느낌이 있으면서도, 근처의 화려한 건물들이 독일의 구시가와는 확연히 달랐다.
숙소에 짐만 내려놓고 바로 나왔다. 프라하에서는 호스텔 프란츠 카프카(Hostel Franz Kafka)에 묵었는데, 1박 11유로라는 착한 가격인데도 시설이 정말 좋았고 침대, 침구류도 마음에 들었으며, 무엇보다 위치가 너무 좋아 만족스러웠다. 구시가광장 바로 옆에 있고, 카를교와 프라하성 접근성도 좋다. 강력추천하고 싶은 곳이었다.
짐을 내려놓은 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구시가광장. 체코와 프라하의 중심이 바로 이 구시가광장이라고 한다.



틴 교회의 검은 첨탑이 무척 아름답다. 드레스덴이나 다른 독일 도시들에서도 느꼈지만, 저렇게 그을린듯한 검은 건물들이 참 예쁘다. 프라하는 공습을 당한 건 아니라 저게 그을림은 아니고, 원래 저런 모습일거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프라하는 두 번의 전화를 모두 피했다. 특히 2차대전에서는 뮌헨 협정으로 주데텐란트가 전쟁 시작도 전에 독일에 합병되었고, 개전 후 체코의 군사력으로는 독일을 도저히 당할 수 없다는 지휘부의 판단 아래 바로 항복했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도 체코와 프라하는 주전장이 아니었고, 결국 프라하는 안전히 살아남아 현재 남아있는 건물들은 모두 중세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지도부의 항복이 당시엔 치욕이었을 수 있어도, 지금 와서는 아름다운 프라하를 그대로 보존한 선택이 된 것이다. 물론 이건 결과론일뿐이지만...
구시가광장의 한켠으론 구시청사와 시청탑, 그리고 유명한 프라하 천문시계가 있다.

구시청사 건물뿐 아니라 광장의 건물들이 다 아름답다. 파리에서 완전한 획일화에 의한 아름다움을 느꼈다면, 프라하에서는 서로 다른 요소의 조화와 그 속에도 존재하는 통일감에 아름다움을 느낀다.



매시 정각 프라하 천문시계에서는 정각을 알리는 인형이 나오는 이벤트가 있다고 했는데, 이때는 정각이 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다른 곳을 구경하러 갔다.


하펠 시장은 역사가 천 년도 넘은 시장이라고 하는데, 뭐 살만한건 없다. 기념품이나 과일을 파는데, 후기를 몇 읽어보니 다른 곳보다 비싸다는 말이 많더라.

구글맵을 보면서 걷다가 신기한 이름이 있어 찾아가봤다. 매달린 지그문트 프로이트 동상? 찾아가보니 정말 프로이트의 동상이 하늘 한가운데 매달려있었다. 찾아보니 프로이트는 체코에서 태어나기는 했어도 빈과 파리, 런던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냈던데 왜 프라하에 프로이트 동상이 있는걸까?

체코에 와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코젤 생맥주를 마시는 것이었다. 프라하 곳곳에 코젤 생맥주를 파는 펍이 있지만, 나는 코젤에서 직접 운영한다는 코젤로브나 식당을 찾아갔다.
https://maps.app.goo.gl/JX2fVJHPbH53D8HV6
코즐로브나 우 파우케르타 · 프라하
www.google.com
위치는 이곳.

아니 근데 체코 맥주 물가가 정말 싸다. 마트에서 파는 맥주는 다른 유럽 국가랑 비슷하게 1유로 전후인데, 펍에서 파는 맥주가 60~80 코루나여서 3유로 전후로 무척 저렴하다. 독일에서는 펍에서 생맥 마시려면 거의 6유로정도 하는데.
들어가서 바로 코젤 생맥주를 시켰다. 배가 고프지는 않아 맥주만 마실 생각이었다.

딱 먹는 순간 '이거지' 싶었다. 난 원래 흑맥주를 좋아하는데 진짜 맛있었다. 엄청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 아 그냥 맛있다. 뭐 설명할 방법이 없다.
맥주를 다 마시고 나와 다시 프라하 거리를 돌아다녔다. 사흘간 프라하에 있으면서 구시가지는 원없이 볼 수 있을 것 같아, 첫날에는 관광객이 많이 안찾는 외곽쪽을 좀 가보고 싶었다.


코젤로브나에서 나와 좀 걸어가면 바츨라프 광장이 나온다.

광장의 끝에는 체코 국립박물관이 있다. 길쭉한 모양의 광장의 양옆으로 멋진 건물이 늘어서있었는데, 지금은 광장이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내겐 프라하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프라하의 봄이다. 일단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몇 번씩 읽어서 잊을 수가 없다. 제목이 멋져보여서 중학생 때 처음 읽어본 것 같은데, 솔직히 그땐 뭔 말인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고등학생 때 두 번 읽고, 대학교에 가서 다시 한 번 읽고 나니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배경설명이랍시고 유튜브 영상도 몇 개 찾아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프라하의 봄에 대해 접했다. 프라하를 생각하면 프라하의 봄이 가장 먼저 떠오를만하다.
바츨라프 광장은 프라하의 봄 당시 프라하로 진군한 소련군이 시위대를 맞이한 장소라고 한다. 특히 국립박물관을 저항군의 본부로 착각한 소련군이 박물관에 사격을 가해 총탄자국도 있다고 한다. 광장 끝, 바츨라프 동상 인근에는 소련군에 저항하다 사망한 사람들을 기리는 기념비도 있다고 했는데 공사 때문인지 찾지 못했다.
나는 바츨라프 광장의 서쪽 끝에서 국립박물관이 있는 동쪽 끝까지 걸어갔다.


광장의 끝에서 바츨라프 동상을 만났다. 바츨라프 1세는 10세기경의 보헤미아 공작으로, 기독교를 전파하다 순교한 이후, 체코의 수호 성인으로 기려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까지 왔으니 국립박물관 내부도 가봤다. 물론 박물관을 구경할 생각은 원래 없었다.

근처에 프라하 중앙역이 있길래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찾아가봤다.



가는 길에 더러운 눈이 많아 좀 애를 먹었다..


이후 중앙역 뒷편에 있는 로비 사디 공원이라는 곳이 고지대에 위치해 경치가 좋다는 제미나이의 말을 듣고 공원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공원으로 가는 길, 기차역 옆에 웬 건물철거현장?이 있었다.
중앙역에서 공원의 가장 높은 곳까지는 삼십분 정도 걸어갔던 것 같다. 왕날편 들으면서 가면 금방이다.

공원에는 길에 쌓인 눈이 치워지지 않아 꽤 미끄러웠다. 내려갈 일이 걱정이었다. 공원 정상에서는 프라하 성과 프라하 시내가 내려다보였는데, 날씨가 안좋은데다 원래 그렇게 예쁜 뷰는 아니었어서.. 그냥 그랬다. 이것도 나무에 파릇파릇한 잎이 돋고 하늘이 맑은 여름이면 더 예쁠지도. 프라하 여행 기간 내내 날씨가 이보다 안좋으면 안좋았지, 절대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구글리뷰를 읽을 때 사람들이 찍은 날씨 좋은 날의 프라하를 볼 때마다 배가 아파서 견디기 힘들었다. 왜 나는 흐린 프라하만 봐야되는건데!!!!!! 여름에 다시 방문해야 할 도시들이 점점 늘어간다.
이후 비노흐라디(Vino-Hrady) 구역을 따라 걸어 구시가지로 돌아왔다. 지도로 보면

대충 이런 경로로 돌아다닌 것이다.
비노흐라디 지역 거리 사진들 투하..



이쪽은 돌아다녀도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이 진짜 안보였다. 굳이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기는 하다. 건물들이 막 멋진 것도 아니고, 구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지기도 하고. 난 그냥 로비 사디 공원까지 가기도 했고, 프라하에 오래 머물다보니 한 번 와본건데 다음에 다시 프라하를 간다면 굳이 찾을 것 같지는 않다.


분명 건물들이 못생긴건 아니다. 오히려 예쁜 편이다. 그런데 구시가지 지역의 건물들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 특색이 없어서 - 굳이 찾을 이유가 없는 느낌?



한참 걸어 다시 구시가지 지역에 도착했다.


프라하 시내를 다니는 트램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위 사진같은 구형모델이 제일 예쁘다. 운전하는 사람은 불편할지 몰라도...





한참 떠돌아다니다 드디어 프라하의 핵심, 볼타바강 쪽으로 걸어갔다.

강변에 도착하니 드디어 프라하성이 제대로 보였다. 사실 그전까지는 그냥 적당히 '음 좀 예쁘네?' 정도였는데, 프라하성을 보니까 왜 사람들이 그렇게 프라하, 프라하 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날씨만 좋았어도..! ㅠ.ㅠ


강가를 따라 걸어 프라하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 카를교에 도착했다.

카를교는 14세기, 보헤미아 왕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카를 4세의 명령으로 지어진 다리다. 보헤미아를 정치적 기반으로 하여 신성로마제국 황위를 상속받은 카를 4세는 프라하를 제국의 수도로 정했고, 이후 프라하는 신성로마제국의 수도로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발달해 지금의 위치까지 올랐다. 프라하 구시가광장과 프라하성을 잇는 카를교는 당시 프라하의 번영을 상징한다고 한다.

카를교를 중간쯤 걸었을 때, 전부터 신호를 보내던 방광이 사이렌을 울리기 시작했다. 마침 체크인 시간도 지난터라 숙소에 들러 체크인을 하고 화장실을 해결했다. 숙소가 관광지에 가까우니 이런게 참 좋다.


가는 길에도 사진은 찍은걸 보면 죽을 정도는 아니었나보다. 그래도 여유는 좀 있었나봐.
숙소에 가서 볼 일을 보고 다시 나와 관광을 계속했다. 이번엔 진짜 카를교를 건너 프라하성을 올라갈 생각이었다.


이날 날씨가 흐려서 아쉬워했는데 지금 보니 프라하에 있던 사흘 동안 이날 날씨가 가장 좋았다. 눈물이 난다.


그러다 잠시 햇빛이 보였는데, 정말 잠시였다. 이후 다시 먹구름 가득한 하늘로 돌아갔다.

이후 다시 카를교를 건너기 시작했다.




카를교를 다 건너면 멋진 거리가 나온다. 성 토마스 교회와 어우러지는 골목의 건물들이 멋지다.

골목의 끝에서는 성 토마스 교회가 있다.

프라하의 스카이라인에서 정말 눈에 잘 띄는 건물. 프라하성에서 프라하 시내를 바라보면 이 교회가 항상 눈에 띈다.
다리를 건너 프라하성으로 올라가기 전 레논벽이라는데를 갔다.

비틀즈의 그 존 레논 맞다.

프라하랑 레논이 관련있는건 아니고, 체코 공산화 시절 자유를 갈망하던 시민들이 만든 공간이라고 기억한다. 지금은 그냥 그래피티가 그려진 벽이다.
레논벽을 구경 프라하성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대가 꽤 높은 곳에 위치해서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트램을 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튼튼한 두 다리가 있는데, 그건 너무 돈 아깝다.


가는 길도 예쁘더라. 인스타로 여행 정보 찾아보면 다들 '프라하성 걸어 올라가지 마세요!' 하면서 트램타고 가라고 하던데, 걸어올라가면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시간이 정 부족한게 아니라면 꼭 걸어올라가길 추천하고 싶다.




프라하성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프라하 모습은 정말 예뻤다. 주홍빛 지붕들에 눈이 덮여 사진에서 보던 것과는 분위기가 색달랐다. 하늘만 파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테라스에는 명당에 자리잡은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답게 굳이 주문을 안해도 테라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근데 주위 경치랑 큰 차이 없긴하다.


테라스에서 프라하 풍경을 쭉 구경하다 성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내부의 전시를 보려면 티켓을 사야하는데, 성을 돌아다니는 것 자체는 무료다. 감사하다!!

프라하성은 현재 체코 대통령 관저로도 사용 중이라, 곳곳에 경찰과 군인들이 있다. 덕분에 소매치기 걱정이 없고, 치안도 무척 안정적이다. 체코 자체가 관광객 유치에 진심이라 치안 유지에 힘을 많이 쏟는 것 같은데, 부랑자들도 거의 안 보이고 길가의 잡상인, 사기꾼들이 진짜 하나도 없어서 좋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있다.


성 비투스 대성당은 9?10?세기부터 공사하다 멈추다를 반복해서 완공까지 1000년이 넘게 걸린, 체코 그리고 프라하와 역사를 함께한 성당이라고 한다. 웅장하기는 한데, 쾰른 대성당을 보고 와서 그런지 그냥 그랬다 ㅎㅎ...


노트르담 성당처럼 스테인드글라스를 크게 내려고 뼈대를 밖으로 빼놓은 모습이 멋졌다. 성당은 들어가려면 티켓을 사야해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쾰른 대성당도 무료인데 감히 티켓을 받아?
이후 성 안을 돌아다니다 반대편에 있는 또 다른 전망대로 갔다.

전에 프라하 여행한 친구가 보내준 사진에서, 이곳으로 노을 지는 풍경이 정말 멋졌는데. 나도 보고싶었다...




볼타바강에 놓인 다리들과 프라하의 건물들이 정말 예뻤다. 반드시 여름에 다시 오겠다는 생각이 드는 뷰였다.
그래도 노을빛이 정말 조금 보이기는 했다.


그 다음날들은 이 정도 빛도 없었다는게 문제지만...
어둠이 점점 내리면서 프라하 시내에 불빛이 들어오는걸 보다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리들에 들러 저녁거리를 간단히 사갔다. 프라하에서는 한국의 족발과 비슷한 꼴레뇨라는 요리를 먹고 싶었는데, 이게 하나에 2~3인분이라 혼자 먹기가 쉽지 않았다. 동행을 구하든, 먹고 남은걸 포장을 해오든 다음날 점심에 먹으러 가는게 좋을 것 같아 첫날 저녁은 리들에서 그냥 간단히 때운 것이다. 숙소에 조리할 곳이 없어 전자레인지용으로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와서 먹고, 좀 쉬다가 야경을 보러 다시 나갔다.


항상 야경 하면 부다페스트랑 프라하가 거론되길래 역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던데..? 부다페스트는 국회의사당 원툴이기는 해도 그 뷰가 워낙 어나더레벨인데 프라하는 그냥그냥... 역시 기대를 너무 많이 하면 안된다. 첫날 그렇게 실망 아닌 실망을 하고 기대를 버리고 돌아다니니까, 셋째날 본 야경은 또 괜찮았다. 기대를 하면 안된다는걸 그렇게 많이 느꼈으면서, 습관을 버리질 못한다.


그냥 이곳저곳, 낮에 돌아다녔던 곳을 다시 돌아다니며 야경을 구경했다.



낮에 올랐던 언덕길을 다시 올라 프라하성에 도착했지만, 야경은 그리 예쁘지 않더라. 일단 조명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성 비투스 성당은 좀 예뻤다.

한참 돌아다니며 야경을 구경하다, 다시 프라하성에서 내려와 다리를 건너 구시가광장에 도착했다. 마침 정각이 가까워지는 시간이어서 천문시계의 정각쇼를 기다렸다.

아니 근데 진짜 별 거 없던데... 차라리 포즈난에서 본 포즈난 시청의 염소 박치기가 훨씬 나았다. 그냥 기대를 하나도 하지 말아야 한다.
정각쇼까지 보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좀 쉬니까 어느새 11시였다. 너무 피곤해서 잤는데 진짜 잘 잤다. 하루 종일 많이 걸어서 그랬는지 그냥 기절했다.
다음날 아침엔 전날 리들에서 샀던 식빵에 버터, 잼을 간단하게 먹고 좀 여유있게 숙소를 나섰다. 사실 전날 돌아다닌 것으로 프라하에서 갈 만한 곳은 다 가 본 터라 여유있게 돌아다녀도 괜찮았고, 게다가 이날 안개도 심하고 날씨가 안좋아 굳이 많이 돌아다닐 이유가 없었다. 9시 반쯤 숙소를 나서 가장 먼저 간 곳은 역시 구시가광장.

날씨가 흐려도 관광객들은 본인의 사명을 다한다. 성수기에 비하면 프라하에 관광객이 정말 없는 편이었다.
이날은 프라하 남쪽, 구시가지에서 거의 4키로 떨어진 비셰흐라드 성에 가보는 것이 목표였다. 구시가광장에서 남쪽으로 걸어가며 좀 예쁜 골목들이 있으면 사진을 찍곤했다.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다. 가는 길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아침에 우산을 챙겨갔다. 10시쯤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후 두 시쯤까지 계속 내렸다. 날씨 운도 지지리 없지.



그렇게 한참 걷고 언덕을 올라 비셰흐라드 요새에 도착했다.

요새라고는 해도 박물관 같은게 있는건 아니고, 이 성당과 그 옆의 공동묘지 그리고 전망대가 전부다 -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말이다. 성당 옆의 공동묘지는 흔한 공동묘지가 아니라, 체코 역사의 위인들을 모셔놓은 중요한 곳이다. 체코판 현충원...이라기에는 좀 수더분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공동묘지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는 어느 위치에 누가 묻혔는지 적혀있고, 어떤 사람인지 간단히 체코어로 소개가 되어있다. 궁금했는데 체코어를 번역하는게 귀찮아서... 그냥 쓱 보고 말았다.
이날은 눈 때문에 묘지에 입장할 수는 없었다. 묘지 안에서 인부들이 눈을 치우고 있어서 창살 밖에서 사진만 찍어야 했다.

이후 비셰흐라드 요새의 전망대로 갔다.

안개때문에 정말 안습입니다.. ㅠㅠ

구글 리뷰를 보니 사진이 정말 예쁘다.


아 질투나. 여름에 꼭 다시 프라하를 오고 말테야.
요새 전망대를 따라 한 바퀴 돌고 - 아무 것도 보지 못한 채 - 요새에서 내려왔다. 왔던 길로 다시 구시가지로 걸어갈까 하다가, 볼타바강을 건너 반대편의 '외곽'은 어떻게 생겼나 탐방해보는게 재밌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리를 건너기 위해 강가로 갔다.

강가에 정박된 배에는 Sauna&Bar라고 적혀있다. 술먹고 사우나하면 위험하지 않나?

프라하 구시가지와는 다른 황량한 느낌. 항상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거지.




다리를 건너자 반대편처럼 황량한 건물과 쌩쌩 달리는 차들이 보이더니, 중심지에 가까워질수록 익숙한 프라하의 아름다운 건물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모두 다니는 곳만 가고싶지는 않았다. 시간이 부족했다면 모를까, 시간도 많고 체력도 남아 이리저리 돌아다닌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뭐... 그냥 프라하의 현실적인 풍경들을 마주했다는 점? 아, 덕분에 배가 많이 고파져 점심을 맛있게 먹어서 좋았다.

이게 보이면 진짜 중심지로 다 온 것이다.

전날 지나갔던 길을 따라 다시 프라하성으로 가는 언덕을 올랐다.






이번엔 중간에 프라하성으로 빠지지 않고, 언덕길을 끝까지 올랐다. 언덕 끝에는 스트라호프 수도원이 있다. 스트라호프 수도원은 내부도 아름답다지만, 내가 굳이 언덕을 올라 여기를 찾은 것은 수도원에서 만드는 맥주가 그렇게 맛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수도원에서 술을 마셔도 되나? 생각도 했지만, 중세에 맥주는 술이 아니라 음료수 취급이었다는걸 새삼 떠올렸다.

수도원에서 자체적으로 양조장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서, 맥주도 한 잔 하고 점심도 먹을 겸 수도원을 방문했다.

맥주 메뉴판을 보고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구글리뷰를 보니 IPA 극찬이 많길래 시켰다. 그와 함께 전날부터 먹고싶었던, 돼지 무릎을 족발처럼 요리한 체코 전통 요리, 꼴래뇨를 함께 시켰다.

사실 난 에일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 강성 라거파인데, 그런 나조차도 만족시킨 맥주였다. 아니 무슨... 과일향이 미쳤다. 코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입안에 들어오면 뇌까지 과일향이 다이렉트로 전달되는 느낌? 시원하고 툭툭 치는 과일향과 탄산이 너무 맛있었다.
맥주를 먹다보니 꼴레뇨가 나왔다. 사람이 꽤 많았는데도 오래 걸리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무려 1.5kg이라는 꼴레뇨. 이날 점심, 저녁으로 먹고 다음날 아침까지 먹어 겨우 해결했다. 나름 건장하고 허기진 성인남성이 세 끼를 먹어 겨우 해결했으니, 양이 대단하다.
맛도 진짜 맛있다. 딱 예상되는 그 맛인데 정석에 충실해서 맛이 좋았다. 특히 돼지껍질이 치차론에 붙은 껍질처럼 크런치하고, 살코기도 전혀 퍽퍽하지 않았다. 솔직히 고기만 먹었으면 진짜 물리는 맛인데, 같이 나온 머스타드 소스 3종이 고기가 계속 들어가게 해준다.
먹다보니 IPA를 다 먹게 되었다. 흑맥주도 꼭 먹어보고 싶어서 시켰는데, 좀 잘못된 선택이었다. 너무 배부르고 IPA때문에 좀 취했어서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날 다시 방문해서 흑맥주를 또 먹었다. 그건 다음에 이야기하고,
맥주 두잔에 꼴레뇨를 먹다보니 겨우 1/3을 먹은 것 같았다. 테이크아웃 박스를 10코루나에 받아 살을 발라내 담고, 머스타드 소스와 빵까지 야무지게 챙겼다.

저녁 그리고 다음날 아침으로 먹는데도 고기가 전혀 퍽퍽하지 않았다. 진짜 딱 예상되는 그 맛인데, 기본에 충실해서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이후 수도원과 그 주위를 둘러봤다.

내부에 도서관이 유명하다는데, 따로 투어를 미리 예약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고, 원래 들어갈 생각도 없어서 외부만 둘러보다 나왔다. 성모 마리아 성당은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는데, 이때는 몰라 안들어가고 다음날 한 번 더 맥주를 마시러 온 김에 들어가봤다.

수도원 옆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프라하 풍경도 일품이다. 올라오는 길이 힘들기는 해도 수도원 맥주도 먹을 겸, 겸사겸사 오면 좋을 것 같다.



날씨가 안좋은게 진짜 한이다. 한 맺혀서 귀신 되겠다.


날씨 좋았으면 얼마나 예뻤을지 감도 안 옴;;
이후 언덕길을 거꾸로 내려가 프라하성으로 갔다.


전날과 비교하면 그새 지붕의 눈이 좀 녹았다. 전날 찍은 사진보다 확실히 사진 속에서 주황색 지붕의 비율이 늘었다.

이땐 수도원 식당에서 포장해 온 꼴레뇨 포장박스를 들고 다닌 상태였어서, 일단 숙소로 가서 박스를 두고 다시 나오기로 결정했다.


숙소에 온 김에 좀 쉬다가 일몰 시간에 맞춰 다시 숙소를 나섰다. 노을을 볼 거란 기대는 당연히 없었지만, 관성적으로 나온 것이었다.

막상 카를교에 도착하니 이게 웬걸, 햇빛이 보이는 것이었다.

안개는 여전히 있었지만 햇빛이 보이는게 어디냐, 감사하면서 얼른 카를교에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다녔다.



카를교 양옆으로 늘어선 석상이 참 멋지다. 뭔가 반지의 제왕 느낌도 나고.


혹시 이러다 붉은 노을도 보는거 아냐?? 기대도 했다.



그래서 얼른 프라하성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가다가 토마스 교회가 보이는 골목이 너무 예뻐서 한참 사진을 찍었다. 토마스 교회 자체가 사진 찍기 너무 좋은 것 같다.


혹시? 하는 기대를 갖고 프라하성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지만, 노을을 보기엔 무리였다. 안개도 너무 많고 구름도 심했다. 아쉽지만... 뭐 할 수 있는것도 없고. 그냥 경치 구경이나 했다.



프라하 확실히 예쁘기는 하다. 고지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참 좋다.

프라하성을 구경하다 비투스 성당을 다시 유심히 살펴보니, 성당에 체코 / 신성로마제국 / 오스트리아제국의 상징이 새겨져있는걸 발견했다.

프라하성을 둘러보며 시간을 때우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프라하의 두 번째 밤이 찾아왔다.


안개가 많아 야경도 잘 안찍히고, 조명이 안개에 반사되어 하늘도 쉬이 어두워지지 않았다.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리기는 힘들 것 같아 그냥 야경 구경은 다음날로 미뤄두고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점심 때 먹고 포장해온 꼴레뇨를 먹었는데, 아무리 먹어도 다 먹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남은 고기는 다음날 아침으로 배불리 먹고서야 완전히 처리가 됐다. 뼈 무게가 포함됐다지만, 1.5kg의 고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양을 생각하면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나서 좀 쉬다가 잠들었다. 야경을 보러 나갈까 생각도 들었는데, 창밨을 보니 낮보다 안개가 훨씬 심해져서 그냥 숙소에 있었다. 앞이 거의 안 보일 정도였어서...
다음날 일어나니 안개는 많이 사라져있었다. 아침을 먹고 9시쯤 숙소를 나서 다시 관광을 시작했다. 사실 볼만한 곳은 이미 다 봤어서 간 곳을 또 가고, 프라하성 가는게 전부였다.



지도를 둘러보다 프라하의 명소 중 화약탑을 안 가본 것을 깨달았다. 틴 교회 근처라 바로 가봤다.

실제로 화약을 보관하던 곳이라 화약탑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었다. 화약탑 옆에는 백화점?같은게 붙어있었다.


화약탑의 다른편으로는 체코국립은행이 있었다.


화약탑 근처 거리는 안돌아다녀봤어서 예쁜 거리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가다가 프란츠 카프카의 동상도 만났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머리없는 사람에 걸터앉아 목마를 타고 있는 모습이었다. 왜 이런 조형물이?
카프카는 프라하에서 태어나 프라하에서 평생을 보낸 철학자이자 문학가다. 가장 유명한 '변신'이나 '책은 도끼다'라는 말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는데, 내 주위 철학이나 문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다 카프카의 광팬이더라. 일반인은 느낄 수 없는 비상함이 카프카에게 있나보다, 생각이 들었다. 프라하 곳곳에는 카프카의 흔적이 남아있다. 카프카 박물관도 있는데, 평이 썩 좋지는 않더라.
이후 다시 거리를 걷다 구시가광장으로 되돌아왔다.



좀 돌아다니다보니 10시가 넘어, 가보고 싶었던 카프카 서점에 갔다. 10시에 문을 열어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카프카 서점이라고는 하지만 일반 서점과 별다른 점 없었다. 이름만 카프카 서점인 것 같았다.

서점 안에서 한강 작가의 책을 발견했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자연스레 일본 문화의 깊이와 매력이 부러워진다. 여전히 미약하지만 한국 문화도 앞으로 많이 발전하기를 바랄 뿐이다.
카프카 서점을 둘러본 뒤 프라하 메트로눔이라는 곳으로 갔다. 언덕 위에 놓인 곳이라 전망이 좋은 곳이라고 했는데, 왜 메트로눔이라는 이름이 붙었을지 궁금했다.


조금 계단을 올라 언덕 위에 서니 왜 메트로눔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바늘이 정말 메트로눔처럼 일정한 박자에 맞춰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끝. 박물관이나 전시관이 있는건 아니고, 조형물 하나로 끝이다. 이런걸 왜 만든걸까?
당연히 이걸 보러 계단을 오른건 아니고, 언덕 위에서 경치를 보러 온 것이었다.




날씨가 흐린게 너무 아쉬웠다. 경치가 참 좋았을텐데.


비록 메트로눔에서 프라하성은 안보이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경치가 상당히 좋다.



메트로눔 언덕 위에서 보는 경치가 정말 좋으니 꼭 방문해보기를...
이후 전에 간 적 없던 새로운 길을 따라 메트로눔쪽에서 프라하성으로 이동했다. 메트로눔으로 갈 때 이미 언덕을 오른 상태라 가는 길은 대부분 평지였다.

관광객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 길이라 무척 썰렁했다. 흐린 겨울이라 분위기가 스산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프라하 치안은 워낙 좋아 걱정이 안됐다. 노숙자나 부랑자가 거의 없고 위험해 보이는 사람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유명한 관광지 중에서는 제일 치안 좋은 편일듯?
한참 걸어 프라하성에 도착했고, 이미 많이 본 풍경임에도 또 다시 사진을 찍었다.



솔직히 처음엔 그정돈가? 싶었는데 볼수록 아름다운 도시다.

프라하성을 둘러본 뒤에는 전날 제대로 맛을 느끼지 못한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흑맥주를 다시 먹으러 갔다. 매번 가던 길로 가기는 싫어서 일부러 좀 길을 돌아갔는데, 가는 길에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가 살던 집을 마주쳤다.

티코 브라헤는 덴마크 출신의 천문학자이자 케플러의 스승으로, 방대하고 정확한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케플러가 천문법칙을 정립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한 사람이다. 특히 티코 브라헤의 관측 자료는 지구가 태양을 하나의 focus로 하는 타원궤도를 돈다는 케플러 1법칙의 증명에 핵심적이었다. 지구의 공전 이심률은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작은데, 도대체 관측이 얼마나 정확했으면 이걸 알 수 있었을까?

궁금해서 제미나이로 정보를 찾아보니 장축과 단축의 차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말년에는 오히려 케플러의 법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가 없었다면 과학의 발전이 몇십년 뒤쳐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연히 가는 길에 의미있는 공간을 지나 기분이 좋아졌다.

한참 걸어 스트라호프 수도원에 다시 도착했다.

흑맥주를 시켰다. 가격은 89코루나.

하, 진짜 맛있다. 기네스처럼 딱 꽂히는 강력한 맛은 없지만 너무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 카카오 느낌의 맛이 나는 맥주? 진짜 좋았다.
맥주를 먹고 수도원의 성모 마리아 성당에 들어가봤다.

무료 입장인 것 같았는데, 안은 그냥 평범한 성당이다. 수수한 외관과 달리 내부가 꽤 화려했던 것이 인상깊었다.
이후 다시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전망대로 갔다. 여기서 바리보는 프라하 풍경이 참 예쁘다.




저녁에 봐도 경치가 좋을 것 같아 밤에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참 구경하다 프라하 구시가지로 돌아갔다. 가는 길에 프라하성이 있어 또다시(ㅋㅋㅋ) 들러서 사진을 찍었다.


전날보다 눈이 더 많이 녹아 있었다. 프라하성에서 사흘간 본 풍경이 다 다른 느낌이었다. 날씨만 좋았으면 정말 더 바랄게 없었을텐데.
이후 계단을 통해 내려와 숙소로 갔다.





사실 이제 정말 프라하에서 더 이상 할 게 없었다. 저녁이 되면 야경이나 볼 생각이었고, 해가 저무는 시간이 되기 전까지 숙소에서 쉬었다.
그러다 3시쯤 숙소에서 나왔다. 원래라면 좀 더 숙소에 있다 나와야 했는데, 프라하에서 마지막날인만큼 코즐로브나에 한 전 더 가서 코젤 흑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또다시 도착한 코즐로브나. 프라하에 온 첫 날 오고 두 번째 방문한 것이었다.
무슨 맥주를 시킬까 고민하다가, Master 18이라는, 프라하의 코즐로브나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맥주를 시켰다.

일반 흑맥주보다 12코루나 비싸고 양도 적었는데, 사실 무슨 차이가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그냥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내 입엔 그냥 맛있었다... 할 말이 그것 뿐이다. 진짜 맛있다.
맥주를 마시고 몇 번이나 걸었던 길을 따라 다시 프라하성으로 올라갔다.






하도 많이 왔다갔다해서 프라하성 근처 지리는 다 외웠다. 이제 지도 없이 다니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조금 기다리니 조명이 켜졌다. 결국 이날도 노을은 보지 못했다. 프라하 노을이 그렇게 멋지다는데... 계속 말하는거지만, 나중에 반드시 다시 오고 말겠다.

프라하성에서 잠깐 사진을 찍고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전망대쪽으로 또 언덕을 올랐다. 예상했던대로 뷰가 무척 좋았다.

사진에 다 안담기는게 아쉬울 따름. 이후 낮에 갔던 프라하 메트로눔으로도 가봤다.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거지만, 거의 40분?50분? 걸었던 것 같다.

근데 낮에 볼 때는 무척 예쁘던 뷰가 저녁엔 별로였다. 아마 프라하성도, 카를교도 잘 안보여서 그랬던 것 같다. 저녁에는 그냥 다른데 가시길...
이후 프라하성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카를교로 갔다.



카를교에서 보는 야경도 정말 멋졌는데, 이상하게 카를교에서는 야경사진이 정말 잘 안나온다. 그냥 눈으로만 담고 한참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 가서는 진짜 기절했다. 프라하에 있었던 사흘간 37000보, 32000보, 36000보를 걸었다. 너어어무 피곤해서 씻고 저녁먹고 거의 바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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