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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야기들/2025년 유라시아 여행

[유럽 여행기] 32.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by Orthy 2026. 1. 24.

26. 1.20. ~ 26. 1.21.

빈을 떠나 잘츠부르크로 가는 날. 12월말 이미 빈에서 잘츠부르크로 가는 기차를 예매해뒀다. 유럽에서는 교통권을 늦게 구매할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미리 구매해야한다...

숙소 근처 빈 서역(Westbahnhof)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여유있게 아침 10:38에 출발하는 기차를 예매해둬서 10시쯤 숙소에서 나왔다.

오스트리아의 철도는 국영인 ÖBB와 민영회사인 Westbahn이 나눠 운영하는데, Westbahn이 웬만하면 더 싸다. 나도 Westbahn 티켓을 예매했다.

빈 서역

빈 중앙역 사진을 검색해보니, 오스트리아는 독일처럼 기차역을 화려하게 꾸미지는 않는듯했다. 기차역은 독일이 제일 멋져.

내가 탈 Westbahn Wein - Salzburg 열차

빈에서 잘츠부르크까지는 기차로 2시간 반정도 걸린다. 기차 안에서는 빈 여행기를 쓰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창밖을 구경했다. 음악을 들으며 눈 내린 오스트리아의 들판을 보는게 좋았다.

그렇게 도착한 잘츠부르크 중앙역
잘츠부르크 중앙역의 플랫폼

1시 10분경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도착한 뒤 바로 숙소를 찾아가 체크인했다. Yoho hostel이라는,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싼 숙소인데, 1박에 23유로 정도 한다. 방은 나름 나쁘지 않았는데 인원수에 비해 샤워실이 너무 부족했고, 주방이 있긴한데 식기가 거의 없어 뭘 조리해 먹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식사는 다 ready-made 제품들을 사와서 먹는 것으로 해결해야했다.

얼리체크인을 해줘서 방에다가 짐을 내려놓은 뒤 바로 잘츠부르크 시내를 구경하러 나갔다. 다음날은 잘츠부르크 근교의 여행지들을 다닐 생각이었어서 시내를 둘러볼 날은 이날 하루뿐이었다

그 전에 배가 너무 고파져서 중앙역 근처의 Billa에 들러 빵과 샌드위치를 샀다.

Billa 가는 길

샌드위치를 먹으며 잘츠부르크 구시가지로 들어갔다. 기차역이 있는 곳은 현대적인 건물들이 많았고, 거리가 좀 중구난방이라고 해야할까..? 컨셉이 느껴지지 않고 서로 다른 느낌의 건물들이 뒤죽박죽 섞인 느낌이었다. 오스트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라기엔 너무 시골이고 멋이 없다, 싶었는데 구시가지에 가까워지자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구시가지에 들어서자 멀리 언덕 위의 커다란 성이 눈에 들어왔다.

지도를 찾아보니 저 성은 호엔잘츠부르크 성이라고 했다. 잘츠부르크 구시가지 어디에서나 성이 쉽게 눈에 띈다.

구시가지로 가는 거리

이미 여기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도시라는게 딱 느껴지는 빈과 달리 거리가 좁으면서도 높이가 낮은 근대풍 건물들이 늘어선 잘츠부르크만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특히 알프스에 자리잡은 도시라 그런지 산으로 둘러쌓여 있었는데, 분위기가 빈과는 정말 달랐다.

잘츠부르크 성 안드레 성당
성 안드레 성당 옆의 은행건물

빈은 도로든 건물이든 다 커다랗고 웅장한 느낌이 있는데, 가끔씩 그게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리를 거닐면서도 도시와 내가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느낌? 며칠을 있어도 친숙해지지 않고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반면, '조그마한' 잘츠부르크 거리를 걷다보니 잘츠부르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내 집, 내 고향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직접 다니면... 이해가 될 수도...

날씨도 좋아 걸어다니는게 기분 좋았다. 속으로 이거지~! 이거야!! 계속 되뇌였던 것 같다. 빈은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다.

잘츠부르크에서 방문할 첫 관광지는 미라벨 정원. 음악시간에 누구나 한 번쯤 봤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가 바로 잘츠부르크다. 나도 학생 때 학교에서 틀어준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잘츠부르크 오기 전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결국 안봤다... 어쨌든,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도 가장 유명한 노래 중 하나인 '도레미송'이 바로 이곳 미라벨 정원에서 촬영되었다.

미라벨 정원 가는 길, 뒤쪽의 건물은 잘츠부르크 주의회 건물.
미라벨 정원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유튜브에서 클립 영상은 조금 찾아봤다. 정원에 오니 유튜브 클립에서 본 바로 그곳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멀리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까지
도레미송이 촬영된 분수

자금은 정원 내부로 들어갈 수 없어서 정해진 관람로를 따라 이동하기만 했다.

미라벨 정원에서 바라본 호엔잘츠부르크 성

정원은 역시 잘 꾸며진 프랑스식 정원이었다. 한쪽에서는 다가올 봄, 여름을 위해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들이 보였다.

봄에 꽃피고 여름에 잎이 돋아나면 정원이 무척 아름다울텐데.

이날 날씨가 선선하고 햇볕이 좋아서 공원 벤치에 앉아 일광욕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좋겠다

나도 이런데 살면서 정원 벤치에 앉아 여유를 부리고 싶어졌다. 그럴 때면 커피를 마셔야하는데, 커피를 못마시는 원...

미라벨 정원의 건물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듯?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와 강 건너편의 구시가지로 향했다.

구시가지로 가는 길...

잘츠부르크를 여행하기 전 세계테마기행에서 봤던 거리들을 보니 괜히 반가워지곤한다.

잘츠부르크 극장
강 건너편 구시가지 건물들과 성
강을 건너는 다리에서

잘츠부르크를 관통하는 강은 Salzach라고 하던데, 아마 Salzburg라는 이름이 이 강에서 나온게 아닐까 싶다.

웬만한 유럽 도시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산들

산으로 둘러쌓인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 시골마을 같기도 했다. 건물들이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아코디언으로 사이먼&가펑클을 연주하던 버스커

구시가지의 중심이 되는 거리는 Getreidegasse이다.

Getreidegasse

거리 끝에 깎아내린듯한 절벽이 있는게 인상깊었는데, 나중에 절벽에 가까이 가보니 진짜 바위산을 깎아서 만든게 맞더라.

거리를 걷는데 갑자기 태권도장이 있어 놀랐다. 잘츠부르크에서도 태권도장이 잘 운영되는걸까?

거리가 무척 멋지다.

난 이렇게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빈틈없이 채워진 유럽식 거리가 예쁘더라.

여기도 역시 Getreidegasse

Getreidegasse 한복판에는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다. 잘츠부르크는 바로 모차르트가 태어난 곳. 음악에 대해 잘 모르지만, 모차르트가 GOAT라는건 안다.

모차르트 생가

모차르트의 일대기에 대해서는 어릴 때 위인전을 몇 번 읽은 것 같다. 나름 자세하게 기억이 나는 것 같다.

모차르트 생가는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나는 물론 들어가지 않았다. 모차르트 생가 앞에서 사진만 찍고 바로 Getreidegasse 끝의 절벽을 향해 가봤다.

절벽 바로 앞에 교회가

거리의 끝, 절벽 앞에 서니 절벽 위에 전망대처럼 생긴게 있는걸 발견했다. 지도를 찾아보니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조금 멀리 돌아 계단을 걸어올라갈 수도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잘츠부르크 시티 카드라는 것으로 이용이 가능하고, 그냥 편도 3.2유로를 내고 탈 수도 있다고 한다. 나는 그냥 좀 돌아서 걸어올라가기로 했다.

절벽에 오르는 계단으로 가는 길
절벽을 뚫는 터널을 지나

계단을 5~10분 정도 오르면 금새 정상에 도착한다. 젊을 때나 이렇게 열심히 걸어다녀서 돈 아끼지, 나이 들면 그냥 돈 내고 엘리베이터 타지 않을까...

계단을 오르면서 계단 옆으로 형성된 잘츠부르크 주택단지를 보다보니, 여기에 사는 아이들이 부러워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에 산다니...

전망대에 올라 보는 경치는 진짜 끝내줬다.

산으로 둘러쌓인 잘츠부르크 구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흑색 지붕이 잘츠부르크만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주는 느낌.

확대해서 보면...
진짜 멋졌다.

이미 여기서 빈보다 잘츠부르크가 더 마음에 들었다. 딱 내 타입이야.

위 사진에 보이는 높은 건물들은 왼쪽부터 차례로 Kollegienkirche, 잘츠부르크 대성당, 잘츠부르크 프란치스코 수도회 건물이라고 한다. 바로크 양식의 검은 돔을 가진 Kollegienkirche가 유독 돋보였다.

가운데 나있는 길이 바로 Getreidegasse
Salzach 강 건너편 잘츠부르크
Salzach 강 풍경

전망대에서 한참 잘츠부르크 시내를 구경하다, 돌아다닐 곳이 많음을 깨닫고 얼른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호엔잘츠부르크 성까지 언덕능선을 따라 이동할 수 있는데, 다시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가 없어 다행이었다.

가는 길에 아까 지나온 터널 위의 능선을 걸어갔다. 절벽을 깎은 흔적이 뚜렷하다.

이런 느낌의 길을 따라 호엔잘츠부르크 성으로
중간에 고풍스러운 저택도 지나고

성으로 가는 길에 또다른 전망대가 보여 가봤다. Richterhöhe라는 이름의 전망대였는데, 이곳에서는 구시가지 반대편의 잘츠부르크와 알프스 산맥의 설산이 보였다.

Richterhöhe 전망대
알프스의 설산
그리고 잘츠부르크 풍경

안개가 많고 해가 정면으로 비춰 풍경이 잘 안보였던 것이 아쉽다. 특히 설산 풍경은 거의 제대로 보이지 않아 아쉬웠는데, 다음날 오전 해가 역광이 아닐 때 다시 한 번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역광이 아닌 쪽

Richterhöhe 전망대에서 조금 구경하다 다시 성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
성으로 가는 길에 바라본 잘츠부르크 구시가지

위 사진 오른쪽 건물이 바로 잘츠부르크 대성당이다.

잘츠부르크 >>>>>> 빈

성으로 가는 오르막을 한참 오르니 여긴 아예 처음 입장하는 것부터 입장료를 내야했다. 성인 8.2유로라 객관적으로 비싼건 아니었는데 전망대로 가려면 추가 비용을 더 내야한다고 하고, 후기를 보니 박물관에서 보고 싶은것도 별로 없었던데다가 해가 지기 전 돌아다닐 곳이 많이 남아있어서... 그냥 들어가지 않았다. 이미 다른쪽 전망대에서 잘츠부르크 구시가지를 눈에 잘 담기도 했고.

성 뒤편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논베르크(Nonnberg) 수도원이 있다. 성에서 조금 떨어져있고 길도 눈에 잘 띄지 않아 관광객이 많이 안보이던 이곳은 바로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바로 그 수도원이다.

논베르크 수도원
수도원에서 바라본 잘츠부르크 풍경

영화 내용은 잘 기억 안나지만, 마리아가 수도원의 수녀님들에게 혼나던 장면은 기억에 남아있다. 내부는 관광객이 들어갈 수 없었지만, 수도원 옆 도로에서 바라보는 잘츠부르크 풍경이 참 예뻤다.

잘츠부르크가 호수였다는걸 알려주는 안내판도 있었고
수도원으로 올라가는 길
수도원 풍경
교회 입구

수도원에 딸린 것 같은 교회는 관광객에게도 개방이 되어있어 들어가봤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좀 둘러보다 바로 나와서 구시가지로 돌아갔다.

구시가지로 가는 길..
분위기 좋죠?

언덕에서 내려와 먼저 찾은 곳은 잘츠부르크 대성당.

잘츠부르크 대성당 광장. 분수대가 유리로 덮여있었다.
대성당 광장에서 바라본 호엔잘츠부르크 성

아니 근데 무슨 성당 입장료가 8유로씩이나 하는지? 바로 나왔다.

구글맵을 찾아보던 중, 구시가지에서 강을 건너 있는 산에 View of the Hoensalzburg castle이라는 곳이 있길래 여길 찾아가 볼 생각이었다. 해가 지기 전 여기를 갔다가 다시 처음에 간 전망대로 돌아와 노을을 보려면 시간이 꽤 촉박해서 걸음을 재촉했다.

그래도 사진은 찍어야지..

산으로 오르는 길에 주홍빛 햇빛이 잘츠부르크를 너무 예쁘게 비추고 있었다. 중턱의 전망대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예뻐요
가는 길에 모차르트 흉상도 있었다.

뷰포인트로 가는 길은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편안했다. 다만 내가 마음이 급해 계단이든 언덕길이든 너무 빠르게 올라가는 바람에 숨이 많이 찼다.

30분 정도? 시내에서 벗어나 산을 올라 뷰포인트에 도착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 풍경

안개도 많고 나뭇가지에 가려져서 좀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몽환스러운 느낌도 나고, 사진은 좀 잘 나온 것 같다. 그렇지만 겨우 이 정도 보려고 산을 오른건 아니었는데.

그렇지만 아쉬워할 시간도 없었다. 해가 지기 전까지 다시 처음 올랐던 전망대에 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산을 내려가는 길에 고슴도치를 만났다.

애가 좀 아프고 힘이 없어보이던데. 내가 좀 급해서 뭐 도와주지를 못했다.

다시 중턱의 전망대에서
잘츠부르크 구시가 풍경

여기서 사진 찍은 이후로 전망대까지 진짜 빠르게 갔다. 처음에는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이러다간 해 다 질 것 같아 중간쯤부터 뛰어갔다. 계단도 뛰어서 올라가는데, 계단이 너무 많아서 진짜 욕 나왔다. 끝까지 도착해서는 육성으로 욕하면서 해냈다, ** 해냈어... 를 반복했다 ㅋㅋㅋ

그래도 빠르게 올라와서 아직 해가 완전히 지기 전 전망대에 도착했다.

서쪽하늘

잘츠부르크 구시가지는 산과 언덕에 둘러쌓여서 노을빛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블루아워의 독특한 하늘이 감싸고 있어 아름다웠다.

다시 올라온 전망대
잘츠부르크 구시가 풍경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는 블루아워의 하늘. 마침 전망대에 사람도 없었는데, 벽이 낮아서 벽에 올라가 앉아서 음악을 스피커로 틀어놓았다. 진짜진짜 좋았다. 여행이 끝나가는게 점점 실감이 나서, 이런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시간은 점점 흘러 어두워지고
거리엔 하나둘 가로등이 켜지고
알프스의 산맥들

벽에 올라 앉아서 잘츠부르크를 내려다보고 있느니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는게 느껴진다.

한참 기다리다가, 날씨도 추워지고 슬슬 돌아갈 때가 되어 마지막 사진 한 장을 찍고 전망대에서 내려왔다.

안녕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리들에 들러 저녁과 다음날 먹을거리를 살 생각이었는데, 잘츠부르크에서는 리들이나 호퍼가 너무 시 외곽에 떨어져있었다.

다행히 이번에 묵은 Yoho 호스텔에서는 숙박객 모두에게 숙박기간동안 잘츠부르크주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권을 줘서, 그걸 이용해 버스를 타고 그나마 제일 가까운 리들로 갔다. 리들에서 저녁과 다음날까지 먹을 부리또 세 개와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는 고기팩, 맥주, 빵을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일단 씻고나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짐도 풀고, 침구류 커버도 씌우고, 같은 방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다가 7시쯤 저녁을 먹으러 주방에 내려왔다.

주방으로 가는 길에 신기해서 한 컷. 왜 한국어만 있었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호스텔에서 한국인처럼 보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중국인이 많던데...

저녁을 먹고 공용공간에서 좀 쉬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오랜만에 복학을 해서 예비수강신청 기간에 수강신청 연습을 하려고 새벽 1시까지 기다렸는데... 알고보니 예비수강신청 당일은 다음날이었어서 '나 뭐하니...' 한탄하며 잠에 들었다. 평소 아무리 늦어도 11시면 잠들어서 새벽 1시까지 깨어있는게 고역이었는데 기다린 보람도 없다. 어쩌다보니 수강신청도 해외에서 하게 될 텐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공 5개에 교양 2개라 그렇게 막 힘들 것 같지는 않은데... 장바구니 기간에 확인을 해봐야 감이 잡힐 것 같다. 올해는 컴퓨팅 과목을 꼭 들어야하는데 말이다...ㅠㅠ

새벽 1시에 잠들어놓고 다음날 아침 6:30에 일어났다. 7:50의 일출을 보러 잘츠부르크 전망대에 갈 생각이었다. 전날 Richterhöhe의 전망대에서 안개와 역광 때문에 알프스의 산맥을 잘 못 본 게 아쉬워서 역광이 비추지 않는 오전 시간 중 전망대에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날은 잘츠부르크 근교 할슈타트 마을을 갈 생각이었어서, 남는 시간이 이른 아침밖에 없었다.

일어나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다. 아침으로 먹을 부리또, 할슈타트 마을에서 먹을 점심과 라들러 맥주도 함께 챙겼다. 점심으로는 전날 미리 샌드위치를 만들어두고 혹시 몰라 부리또 하나를 더 챙겼다. 할슈타트 마을은 물가가 사악하다고 들어서 일부러 먹을거리를 다 챙겼다.

숙소에서 전날 간 잘츠부르크 구시가 전망대까지는 도보로 30~40분 정도 걸렸다. 계단을 오르는건 여전히 힘들었지만 전날 저녁처럼 빠르게 오를 필요는 없었다.

잘츠부르크 전망대에 도착

이른 아침에도 멋있었다. 여전히 거리를 밝히는 가로등과 여명의 하늘이 저녁의 블루아워와는 다른 느낌이었달까?

잘츠부르크 시내

곳곳에 솟아오른 산맥과 언덕, 몽환적으로 깔린 아침 안개 덕에 더 분위기 있었다.

잘츠부르크의 여명

서서히 밝아오는 잘츠부르크의 아침 풍경을 보며 또다시 벽에 걸터앉아 아침을 먹었다.

이날의 아침

내가 자주먹는 이 부리또는 커리 / 텍스맥스 / 바베큐 맛이 있는데, 바베큐맛은 이날 처음 먹었다. 그런데 좀 많이 별로... 텍스맥스가 제일 맛있더라.

그래도 있는게 이것 뿐이라 그냥 꾸역꾸역 먹었다. 이게 단백질도 25g이고 전체적으로 탄단지 밸런스가 좋아 자주 먹는다.

한참 전망대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해가 생각했던 방향과 달리 구시가지를 아예 비추지 않는 방향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여기서 계속 기다려봐야 솟아오르는 해를 볼 수는 없을 것 같아 다른 전망대로 자리를 옮겼다.

다른 곳으로 가는 길에

그렇게 도착한 Richterhöhe 전망대.

예상대로 역광이 비추지 않으니 알프스의 설산들이 훨씬 더 잘보였다. 이후 공원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한참 지켜봤다.

웅장하다
점점
해가
떠오른다

이번 여행에서 노을은 많이 봤지만, 내 기억으로는 일출을 보는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노을만큼 예쁘지는 않았어도, 이른 아침 공기를 맞으며 벤치에 앉아 음악듣는 시간이 좋았다.

안개가 없다면 더 좋았겠지만.

여기까지 보고 전망대에서 내려와 할슈타트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다.

사실 이날 아침까지도 할슈타트를 갈지말지 고민이 많았다. 다들 예쁘다고 하기는 하는데, 솔직히 사진으로 본 모습이랑 별로 다르지도 않을 것 같고, 괜히 사람들 많이 간다니까 심술이 나서(못됐다 정말 ㅋㅋ) 가기 싫었다. 그래서 그 대신 잘츠부르크 근처의 Untersberg라는 산의 전망대를 가보려고 했는데,

- 이날도 어김없이 짙은 안개
- 케이블카를 탄 뒤 전망대까지는 산길을 올라야 하는데 길이 모두 얼어 위험하다는 후기

등등의 이유로... 그냥 Untersberg 전망대를 포기하고 할슈타트 마을로 갔다. 결과적으로는 가기 잘했다. '필수 방문'이랄지 '인생 여행지' 같은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어도 나름 예쁜 마을이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온 뒤 시내로 걸어와, 미라벨 정원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150(혹은 150X - 이건 급행버스)번을 타고 종점 Bad Ischul Bahnhof(바트 이슐 기차역)까지 한 시간 반 정도 이동한 뒤, 거기서 대기하고 있던 541번 버스를 타면 할슈타트 마을까지 바로 갈 수 있었다. 요금은 편도 7.6유료, 현금 / 카드 모두 가능했다. 돌아올 때도 같은 경로로 돌아왔다. 150번 버스는 숙소에서 받은 잘츠부르크 교통권으로 탑승이 가능하니, 실질적으로는 왕복 교통비로 15.2유로가 든 셈이다.

할슈타트로 갈 때 똑같이 잘츠부르크에서 150번 버스를 타고 바트 이슐 기차역까지 간 뒤 기차와 페리를 갈아타 할슈타트 마을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는데, 이게 좀 더 비싸다. 왕복 8~9유로 정도 비싸지만, 페리를 타고 싶다면 괜찮을지도...

150번 버스, 541번 버스를 타고 할슈타트로 가는 길은 무척 예뻤다. 눈덮인 들판과 설산 사이를 이리저리 통과하고, 아기자기한 집들이 모인 마을을 지나가는 풍경이 아름답다. 할슈타트로 가는 길 자체가 관광인 셈. 개인적으로 자연환경 자체는 중앙아시아가 더 낫지만, 유럽에는 중앙아시아에는 없는 아기자기한 마을과 멋진 건축물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 솔직히 할슈타트 호수와 산맥 자체는 그냥 평범하게 느껴졌는데, 할슈타트 마을이 너무 예쁘더라.

잘츠부르크에서 2시간 정도 이동해 할슈타트 마을에 도착했다.

11시쯤 도착한 마을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다. 특히 중국인들이 엄청 많았다. 중국에서 예전부터 유명한 관광지였던 듯하다.

마을 초입
여기부터 오? 했는데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니 정말 예쁘더라
할슈타트의 상징적인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운 좋게 날씨도 너무 좋았다. 하늘은 푸르고 햇빛이 강해 춥지도 않고, 눈 덮인 지붕이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보고는 유명한 이유가 있다, 공감하게 됐다.
호수의 윤슬
할슈타트 마을 반대편, 호수를 건너면 Obertraum 마을이 있다.

할슈타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진이 있다.

미리 가져오자면... 이 사진

할슈타트에 이 전망 빼고 또 볼 게 있나? 싶어 오기를 망설였던 것인데, 막상 와보니 가파른 언덕에 자리잡은 목조 주택들이 너무 귀엽고 예뻤다.

이거 보세요

오지 않았으면 느끼지 못했을 것들. 할슈타트보다 자연환경이 멋진 곳은 수없이 많겠지만, 자연과 이런 건축물이 어우러진 곳은 할슈타트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멋졌다.
할슈타트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 - 그리스도 복음 교회
복음 교회 앞의 Marktplatz

간간히 들려오는 한국인 단체관광객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할슈타트 마을을 걸었다. 할슈타트는 큰 도로는 하나 뿐이고, 전체를 돌아보는데 아무리 길어도 2시간이면 끝나는 작은 마을이다.

할슈타트의 집들

경치가 좋아 셀카도 찍고, 비디오도 여럿 찍었다.

좀 더 눈덮인 산들을 기대하기는 했지만...

마을 곳곳에 계단이 있고, 전망대가 있어 둘러보기 좋다.

사람 모인 곳이 가장 유명한 전망대

할슈타트 마을의 가장 북쪽 끝, 할슈타트의 상징적 풍경을 찍을 수 있는 가장 유명한 전망대가 있다. 마을을 한참 둘러보고 나도 전망대로 갔다.

그곳에서

햇빛이 역광인 것이 좀 아쉬웠다. 그래서 마을을 더 돌아다니다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다.

이후 계속 구경...

한참 돌아다니다 12시쯤 점심을 먹었다. 배가 고픈건 아니었는데 목이 진심 너무 말랐다. 마트에 가보니 물 하나에 2.5유로 이래서 그냥 가져온 라들러 맥주를 먹고, 먹는 김에 샌드위치도 함께 먹었다.

구세주

할슈타트 풍경을 보며 차가운 공기를 맞고 먹는 라들러 맥주는... 그냥 미쳤다. 너무 맛있고 행복했다.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500미리를 샀어야 했는데 330미리를 샀다는 것.

점심을 간단히 먹고 벤치에 앉아 좀 더 쉬다가 다시 마을을 돌아다녔다.

갔던 곳 또 가고, 다시 가고.

호수에 있던 청둥오리
물이 너무 맑았다.
전망대 2트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는 할슈타트에 있을 생각이라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좀 심심하고 지루하기는 했지만...

어느 높은 계단에 올라

할슈타트는 겨울왕국에 나오는 에렌델(맞나?) 모티프라는 것으로 유명한데, 눈 내려 설산에 둘러쌓인 겨울에 오니 참 예쁘기는 하더라. 몇 안되는, 겨울에 방문하는게 더 예쁜 유럽의 관광지 중 하나가 아닐까.

할슈타트 전경

한참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해는 산 너머로 넘어가고, 되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전망대에 들러 사진을 찍었다.

예뻐요
기다리길 잘했다.
사진도 부탁했다.. ㅋㅋㅋ

그렇게 한참 전망대에서 구경하다가 마을을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할슈타트 버스 정류장의 전광판을 잘 보면 바트 이슐 기 차역으로 가는 버스를 찾을 수 있다. 난 14:03 바트 이슐 기차역으로 출발하는 544번 버스를 탔다.

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본 할슈타트 마을
아침에 도착하고 나서 바로 찍은 사진

해가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냥 해가 하늘 높이 떠 있을 때, 산 너머로 넘어갔을 때 둘 다 보면 좋은 것 같다.

다시 잘츠부르크로 돌아가는 길에는 피곤함을 참지 못하고 잠들었다. 진짜 꿀잠을 잤다..ㅋㅋ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던 할슈타트 여행. 그렇지만 필수 방문지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잘츠부르크를 여행하게 되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방문하면 좋은 정도라고 생각한다. 난 나중에 오스트리아를 처음 온 사람과 함께 이곳을 찾아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 중 하나만 여행해야 한다면 잘츠부르크를 소개하고 싶다.

14:03에 할슈타트를 출발한 나는, 두 시간 조금 넘게 걸려 16:20분경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돌아왔다. 그런데 할슈타트에서 돌아다니는 동안 보조배터리 케이블이 고장난데다가 여유분도 없어, 케이블을 사러 가야했다. 대형 쇼핑몰에 가면 충전 케이블 파는 곳이 있을 것 같아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는 Euro Park라는 곳으로 갔다. 중앙역에서 S반을 타고 세 정거장 이동하면 나온다.

잘츠부르크 S반 플랫폼
Euro park
쇼핑몰 내부

생각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는데, 있을건 다 있었다. 다행히 Media Markt라는 전자제품 전문점도 있어 케이블을 구할 수 있었다. 아니 근데 케이블이 원래 이렇게 비싼가? USB to C 케이블 60cm 짜리를 9유로에 팔고 있었다. 아니 왜케 비싸? 하고 네이버 쇼핑 찾아보니 한국에서도 웬만한 케이블은 만원 중반대길래 그냥 샀다.

케이블을 사고 근처 Hofer에 들러 저녁거리를 산 뒤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으로는 점심 때 안먹은 부리또에 청어 필렛을 함께 찍었다. 청어 필렛 이거 진짜 맛있다. 유럽 여행 와서 청어를 처음 먹어봤는데, 진짜 너무 내 입에 맞고 맛있다. 생선 좋아하면 꼭 먹어보길...

저녁을 먹고 방에서 쉬려는데, 중년의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이야기 좀 하다보니 이 사람 좀 이상했다. 체코인이라는데 푸틴이랑 러시아뽕을 제대로 맞아가지고 계속 우크라이나가 미국 잘못이라고 그러는거다. 그러면서 같은 방 다른 침대가 미국인 자리라면서, 계속 미국 욕을 한다. 내가 알기로는 프라하의 봄 이후 체코에서는 반러감정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이 사람은 뭔가 싶었다. 이야기 좀 하다보니까 너무 이상해서..ㅋㅋㅋ 걍 화장실 간다고 하고 도망나온 뒤 10시쯤 방으로 돌아가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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